본문 바로가기

대종경(大宗經)/ 제4 인도품(人道品)

제4 인도품(人道品) 49장

대종경(大宗經)

4 인도품(人道品) 49

대종사 봉래 정사에서 모친 환후(患候)의 소식을 들으시고 급거히 영광 본가에 가시사 시탕하시다가 아우 동국(東局)에게 이르시기를 [도덕을 밝힌다는 나로서는 모친의 병환을 어찌 불고하리요마는, 나의 현재 사정이 시탕(侍湯)을 마음껏 하지 못하게 된 것은 너도 아는 바와 같이 나를 따라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이 벌써 많은 수에 이르러 나 한 사람이 돌보지 아니하면 그들의 전도에 지장이 있을 것이요, 이제까지 하여 온 모든 사업도 큰 지장이 많을 것이니, 너는 나를 대신하여 모친 시탕을 정성껏 하라. 그러하면 나도 불효의 허물을 만일이라도 벗을 수 있을 것이요, 너도 이 사업에 큰 창립주가 될 것이다.]하시고, 또한 모친에게 위로하시기를 [인간의 생사는 다 천명(天命)이 있는 것이오니 모친께서는 안심하시고 항상 일심 청정의 진경에 주하시옵소서.]하시고 강연히 그 곳을 떠나 정사로 돌아오시어 제도 사업에 전심하시니라.

시탕[侍湯]

부모의 병환에 약시중하는. 소태산대종사는 봉래정사에서 모친 환후(患候) 소식을 듣고 영광에 내려가 시탕하다가 아우 동국(東局)에게 시탕을 맡기며, “내가 직접 시탕을 못하는 것은 많은 사람을 제도키 위한 큰일을 하기 위함이니 네가 나를 대신해서 시탕하는 것은 부모에 대한 효도일 뿐 아니라 바로 대회상 창건의 창립주가 되는 일도 된다”(대종경인도품49)고 했다.(원불교대사전)

천명[天命]

[개요]

하늘의 명령. 하늘(궁극적 존재)과 인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유가의 핵심개념으로 끊임없이 변화 발전해 왔다.

[용어의 성립 및 변천]

천은 하은대(殷代)에는 자연천(自然天), 주대(周代)에는 의지적 주재천(主宰天)을 주로 의미했다. 공자맹자의 중용에 이르러 도덕적윤리적인 의미가 부가되고, 송을 거치면서 우주론적, 철학적 개념으로 발전했다. 고대에 천명은 천자(天子)의 권력에 대한 정당성의 근거가 되었다. 시경고요모(皐陶謨)에서는 천명은 덕 있는 사람에게 간다라고 하여 천자는 천의(天意)의 대행자로 덕으로 백성을 다스린다. 동시에 시경문왕(文王)에는 천명은 항상되지 않다(天命靡常)”라고 하여 덕을 상실했을 때는 권력의 근거를 잃게 됨을 말했다.

이때 천의는 민의(民意)를 통해서 파악한다. 이는 위정자의 도덕성을 중시하는 민본사상으로 발전했다. 또 천명은 인간의 현우(賢愚)요수(夭壽)길흉화복(吉凶禍福)을 결정하는 운명론적인 의미에서부터 하늘에서 받은 덕성으로서의 성명(性命), 천도(天道) 실현의 사명(使命) 등 폭넓은 의미를 지닌다. 천에 대한 도덕적 이해는 공자(孔子)에서 나타난다. 논어술이(述而)에는 하늘이 내게 덕을 주어 낳게 했다라고 했다. 인간 내면에 내재하는 선천적 덕성으로 하늘이 명한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요왈(堯曰)에서는 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라고 할 수 없다라고 했고 위정(爲政)에서는 나이 오십에 천명을 알았다라고 했다. 또 계씨(季氏)에서는 군자는 천명을 두려워한다라고 했다. 천으로부터 품부 받은 덕성을 자각하고 이를 실현하는 것이 인간의 사명임을 밝히고 그가 곧 군자임을 밝힌 것이다. 천은 인간에게 내재하는 덕성으로 삶의 당위 근거이며, 천명은 이의 자각을 통해 구현된다. 천명은 중용에서 윤리적 개념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는다. 중용1장에서 하늘이 명한 것을 성()이라하고 본성대로 따르는 것을 도()라 하며 도()를 닦는 것을 교()라 한다(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라고 한 데에서 볼 수 있다.

인간의 본성은 천이 명한 것이며 그 본래면목을 구현하는 일이 인간의 당위임을 드러내고 있다. 한대(漢代)에 천명을 자연(自然) 자체로 이해하는 우주론적인 관점을 거쳐 송대에 다시 철학적 체계를 통해 도덕의 근원으로 이해되었다. 주자(朱子)천명은 성()의 명이며 품부 받은 이()이다라고 하고 인간이 마땅히 실현해야 할 당연자(當然者)로 보았다. 왕수인(王守仁)은 천명을 마음의 본체인 양지(良知), 청대(淸代)의 왕부지(王夫之)는 천명은 태화인온(太和絪溫)의 기이며 굴신(屈伸) 작용을 통해 모든 변화를 가져오는 존재라고 보았다.

[한국에서의 천명]

우리나라에서 이황(李滉)은 천명을 스스로 유행(流行)하는 자기 원인자로 보아 능동성을 부여했고, 기정진(奇正鎭)은 이일(理一), 태극(太極)과 같은 것이라고 했다. 천명은 고대의 종교적인 천 개념에서 출발하여 정치적 권력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되기도 했다. 이는 덕성을 준거로 한다는 점에서 수양 문제로 발전했고, 천명을 받은 사람은 덕이 있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천명이 곧 인간에 품부된 본래성으로 이해되었다. 그러므로 송대 성리학에 이르러서는 우주의 본질이면서 동시에 도덕의 근원이며, 도덕 실현의 가능 근거로 발전한 것이다. 원불교에서는 중용1장을 인용하여 천도에 순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천도를 잘 사용하여야 부처의 경지라고 했다(대종경불지품6).(원불교대사전)

일심[一心]

(1) 사심 잡념번뇌 망상이 끊어진 온전한 마음. 자성청정심. 정신수양의 핵심적 개념으로 정신이 두렷하고 고요해서 일체의 사심잡념이 없이 온전한 마음의 경지를 말한다. 반야경(般若經)에서는 자성청정심(自性淸淨心)을 뜻한다. 대승기신론(大乘起信論)에서는 일심에 진여문(眞如門)과 생멸문(生滅門)의 두 가지를 포함시켜 일심의 작용에 의해 천차만별의 분별이 전개됨을 말하고 있다. 정토문(淨土門)의 일심은 아미타불에 두 마음이 없음을 말한 것으로 일심전념(一心專心), 일심불란(一心紛亂) 등의 뜻이 된다.

(2) 그일 그일에 오롯이 전일하여 마음 흩어짐이 없음. 온전한 마음으로 취사함을 의미한다. 이 일을 할 때에 저 일에 끌리지 않고 저 일을 할 때에 이일에 끌리지 아니하여 오직 그일 그일에 전일하는 것”(대종경수행품2)을 뜻한다. 이는 한 가지 일에만 전일함에 그치지 않고 맡은 바 책임을 모두 잘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면 약을 달이면서 바느질을 하는 것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으로 그일 그일에 전일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소태산대종사는 네가 그때 약을 달이고 바느질을 하게 되었으면 그 두 가지 일이 그때 네 책임이니 성심성의를 다하여 그 책임을 잘 지키는 것이 완전한 일심이요 참다운 공부니 그 한 가지에만 정신이 뽑혀서 실수가 있었다면 그것은 뚜렷한 일심이 아니라 조각의 마음이며 부주의한 일이라, 그러므로 열 가지 일을 살피나 스무 가지 일을 살피나 자기의 책임 범위에서만 할 것 같으면 그것은 방심이 아니고 온전한 마음이니라”(대종경수행품17)고 답한다.

(3) 여러 사람의 마음이 하나로 합치되는 것. 동심(同心)의 의미.(원불교대사전)

청정[淸淨]

더럽거나 속되지 않고 맑고 깨끗함. 죄가 없이 깨끗함. 계행이 조촐함. 우리의 자성(自性)은 원래 청정하여 죄복이 돈공(頓空)하고 고뇌가 영멸(永滅)했다. 수행의 목적은 청정한 자성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자성이 청정해지면 죄업도 점차 소멸하게 된다. 우리의 자성은 곧 법신불로, 법신 또한 청정하므로 자성청정(自性淸淨)과 법신청정(法身淸淨)이 둘이 아니다.(원불교대사전)

진경[眞境]

(1) 실제 그대로의 참다운 경지.

(2) 인간의 본래 성품인 자성(自性). 인간의 본성은 청정무구(淸淨無垢) 그대로의 것으로 조금의 삿된 것이나 거짓이 없고 오직 진실 그대로라는 의미이다.(원불교대사전)

[대종사, 모친 환후에 처사하신 취사공부]

<장원경 교무/담양교당>

올해 가정의 달에도 어버이날을 맞이해 '사랑해효() 감사해효()'등의 감사의 '효 축제'가 주렁 주렁 열렸었다. 5월의 감사를 기억하며, 부모님이 편찮으실 때 어떤 심법과 취사를 하여야 할지 생각해보자.

특히 공사에 임하는 분들이 사가의 부모님께서 편찮으실 때 어떤 취사를 하는 것이 좋을까? 더구나 제중 사업이라는 특별한 공사와 부모님의 시탕 사이에서의 취사 선택은 쉽지 만은 아닌 일이다.

이때 취사의 표준을 직접 실행으로써 말씀해주신 인도품 49장 법문을 참고 하는 것이 좋겠다.

대종사께서 봉래 정사에서 모친 환후(患候)의 소식을 들으시고 영광 본가에 가셨다. 영광 본가는 영광읍 근처 연성리의 군도리 마을의 아우 동국의 집이다.

육산 박동국 대호법은 대종사의 친제로, 출생하고 성장한 곳이 소태산 대종사와 같은 탄생가와 구호동이며, 일찍이 한문사숙에서 수학하였다. 또 당숙인 세규(世圭)에게 양자로 가서 가사에 조력하던 중 형님이 깨달음을 얻자 제자가 되었다. 육산 대호법은 천성이 강직하였으며 기품이 호협하고 용모는 형인 대종사와 닮았다고 한다.

박동국 선진은 친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대종사께서 모친 환후에 대하여 시탕하시다가, 도덕을 밝히는 입장에서 모친의 병환을 어찌 불고하리요마는, 대종사께서는 현재 사정이 배우기를 원하는 사람이 벌써 많은 수에 이르러 돌보지 않으면 그들의 전도에 지장이 있을 것을 염려하시어 아우가 대신하여 모친 시탕을 정성껏 하면 불효의 허물을 만일이라도 벗을 수 있고 아우도 이 사업에 큰 창립주가 될 것이라 말씀 하셨다.

실제로 박동국 선진은 대종사를 대신하여 시탕함으로써 대종사께서 안심하고 새 회상 창건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여 공사에 큰 도움을 주었다.

인도품 49장 법문은 직접 공중사업을 하는 분뿐 아니라 전무출신 형제들의 취사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 계신 데에도 주목해야 하겠다. 곧 공중사업을 하고 있는 본인이 아니면 부모님을 시봉할 수 없는 경우 일정기간 부모님 시탕이 필요하며 극히 분주한 몸이 아니라면 전무 출신이 시봉을 하는 것도 형제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가의 형제들이 전무출신 형제의 시탕에 적극 합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하겠다. 이는 진리적으로 형제들의 시탕 합력이 공사를 돕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종사께서 모친께는 "인간의 생사는 다 천명(天命)이 있는 것이니 안심하시고 항상 일심 청정의 진경에 주하시시라" 위로하신 후 제도 사업에 전심하셨다니 그 위로 말씀과 세계 사업에 전심하신 모습 또한 큰 법문이시다. 큰 법문 받든 행복한 마음으로 오늘도 효도의 문을 두드리자.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