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제6 변의품(辨疑品) 18장
한 제자 여쭙기를 [과거 부처님 말씀에 공부가 순숙되면 삼명 육통(三明六通)을 얻는다 하였사오니, 어느 법위에나 오르면 삼명 육통을 얻게 되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삼명 가운데 숙명(宿明)·천안(天眼)의 이명과 육통 가운데 천안(天眼)·천이(天耳)·타심(他心)·숙명·신족(神足)의 오통은 정식 법강항마위가 되지 못한 사람도 부분적으로 혹 얻을 수가 있으나 정식 법강항마위 이상 도인도 얻지 못하는 수가 있으며, 누진명(漏盡明)과 누진통은 대원 정각을 한 불보살이라야 능히 얻게 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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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숙[純熟]
순일무잡(純一無雜)하고 원숙함. 중생이 변하여 부처가 되어가는 것. 수양심이 깊어져서 마음이 온순해지고, 성격이 부드럽고 진실하게 되며, 행실이 원만하게 되어가는 것을 말한다.(원불교대사전)
삼명육통[三明六通]
[개요]
부처님과 아라한이 깨달음을 얻었을 때 갖추게 되는 세 가지의 지혜와 여섯 가지의 신통력. 신족통(神足通)ㆍ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누진통(漏盡通)을 육통이라 하고, 이 육통 중에서 천안ㆍ숙명ㆍ누진의 셋을 특히 삼명이라 한다. 그런데 삼명은 아라한의 경우에 삼명이라 하고, 부처님의 경우에는 삼달(三達)이라 한다.
[삼명]
① 천안명: 자기나 다른 사람의 미래 세상에 대한 일을 분명하게 아는 지혜를 말한다. 숙명명ㆍ누진명과 함께 삼명의 하나로 천안지작증명(天眼智作證明)의 약칭이다.
② 숙명명: 자기나 다른 사람의 지난 생의 일생이 어떠한 것인가를 모두 다 아는 지혜를 말한다. 천안명ㆍ누진명과 함께 삼명의 하나로 숙주수념지작증명(宿住隨念智作證明)의 약칭이다.
③ 누진명: 아라한이 현실세상의 모든 고통을 알아서 번뇌를 끊고 생사의 속박을 벗어나 열반의 이치를 증득하는 지혜를 말한다. 천안명ㆍ숙명명과 함께 삼명의 하나로 누진지통(漏盡智通)ㆍ누진지작증명(漏盡智作證明)의 약칭이다.
[육통]
① 신족통: 자유로이 원하는 곳에 태어날 수 있는 능력. 이 신통력은 자기의 생각대로 자유로이 원하는 곳에 나타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② 천안통: 자타간에 미래의 일을 아는 능력. 이 신통력은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신통력이다. 예들 들어보면, 자기와 다른 사람의 미래의 운명과 상태를 아는 능력, 인간세상의 일체의 생사고락의 일과 가가가지의 형과 생을 밝게 내다볼 수 있는 힘. 형상 있는 것으로부터 아무런 장애도 받지 않고 자유자재로 훤히 뚫어 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③ 천이통: 보통 사람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는 능력. 예를 들어보면 세간 일체의 좋고 나쁜 말, 멀고 가까운 말,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들의 말까지 다 들을 수 있는 자재한 신통력으로 어떠한 소리나 말까지도 다 듣는 불가사의한 힘을 말한다.
④ 타심통: 다른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아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을 모두 알 수 있는 능력이다.
⑤ 숙명통: 자기와 다른 사람의 지나간 과거세에 있었던 모든 일에 대하여 아는 능력이다. 그 능력의 크기에 따라서 과거의 한 세상 두 세상 또는 천만 세상을 알게 되는 차이가 있다고 한다.
⑥ 누진통: 현세의 모든 번뇌를 모두 끊고 깨달음을 얻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면 자유자재로 천만번뇌를 끊고, 사제의 이치를 여실하게 증득하여 다시는 삼계의 미혹에 떨어지지 않는 무애자재한 능력을 말한다. 이를 신통(神通) 또는 신통력(神通力)ㆍ신력(神力)ㆍ통력(通力)ㆍ통(通)이라고도 한다. 선정(禪定)을 수행함으로써 얻는 무애자재한 초인간적 불가사의한 능력이다. 이외에도 장생불사(長生不死)ㆍ둔갑술(遁甲術)ㆍ축지법(縮地法), 호풍환우(呼風喚雨)나 이산도수(移山渡水) 등 신통한 능력으로 볼 수 있다.
[원불교에서의 의미]
원불교에서는 이러한 이적 곧 신통 묘술의 경지를 인정은 하나, 이는 인간 세상에 해로운 것이라 하여 신통 묘술을 귀하게 여기지 아니한다.
“정법회상에서 신통을 귀하게 알지 않는 것은 신통이 세상을 제도하는 데에 실다운 이익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폐해가 되는 까닭이니, 어찌하여 그런가하면 신통을 원하는 사람은 대개 세속을 피하여 산중에 들며 인도를 떠나 허무에 집착하여 주문이나 진언(眞言) 등으로 일생을 보내는 것이 예사이니, 만일 온 세상이 다 이것을 숭상한다면 사ㆍ농ㆍ공ㆍ상이 무너질 것이요, 인륜강기(人倫綱紀)가 묵어질 것이며, 또는 그들이 도덕의 근원을 알지 못하고 차서 없는 생각과 옳지 못한 욕심으로 남 다른 재주를 바라고 있으니 한때 허령(虛靈)으로 혹 무슨 이적(異蹟)이 나타난다면 그것을 악용하여 세상을 속이고 사람을 해롭게 할 것이라,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신통은 말변(末邊)의 일이라’했고, ‘도덕의 근거가 없이 나타나는 신통은 다못 일종의 마술(魔術)이라’고 했나니라.
그러나 사람이 정도(正道)를 잘 수행하여 욕심이 담박하고 행실이 깨끗하면 자성의 광명을 따라 혹 불가사의한 자취가 나타나는 수도 있으나 이것은 구하지 아니하되 자연히 얻어지는 것이라, 어찌 삿된 생각을 가진 중생의 견지로 이를 추측할 수 있으리요”(《대종경》 수행품42).
법위가 법강항마위에 오르면 혹 신통이 나타나는 수가 있다. 이때에 신통에 재미를 붙이면 정도(正道)를 놓고 사도(邪道)에 흐르기 쉽다. 그러므로 법강항마위에서는 신통이 나타나면 이를 억눌러서 대신성과 대서원의 적공(積功)이 있어야만 출가위의 불보살이 될 수 있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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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이 성인의 말변지사라고?]
<정현인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
삼명육통(三明六通)과 공부단계에 대한 물음에 대종사 답하셨다. ‘6통 가운데 천안·천이·타심·숙명·신족의 5통은 항마위가 못되어도 부분적으로 얻을 수 있으나 항마위 이상 도인도 얻지 못하는 수가 있으며, 누진통은 대원정각을 해야 얻게 된다.’
3명은 6신통의 줄임이다. 6신통은 육근의 한계를 넘어서는 초월적 신통능력을 말한다. 불전을 보면, 정각 이전에 6신통을 차례로 열어가고 있는 석존을 묘사하고 있으며, 인도불교에서는 6신통을 정각을 이룬 도인이 지녀야할 능력으로 보았다.
중국불교도 초기에는 불도징·두순 등 신이(神異)에 뛰어난 인물들이 대량교화의 막을 열었다. 그러나 견성만을 중시하는 선종에 이르자 ‘신통은 성인의 말변지사’라 하여 폄하하는 분위기가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보조국사도 ‘다만 성품의 바다를 향해 실답게 닦을 것이요, 삼명 육통을 바라지 말라. 그것은 성인의 하찮은 일이다.’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대종사는 우리에게 선종의 전통으로부터 석존의 표준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한다. 그것이 변의품 18장의 가르침이다. 생전에 여러 기행이적을 행한 바 있던 대종사는 이곳에서 여래위는 누진통을 비롯한 6신통을 갖추어야 함을 분명히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선불교와 대비되는 원불교의 특징이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번뇌를 여의는 누진통은 여래위의 다른 표준이 된다. 번뇌를 솜씨 있게 다루는 것은 신통의 꽃이며, 이는 ‘동정 간 번뇌의 분별과 집착을 다루는 능력’이 된다.
또한 누진통을 제외한 5신통의 분수령은 항마위라는 사실도 알게 된다. 다만 근기와 여러 생에 익혀온 전공에 따라 능력이 열리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생전에 대종사는 제자들에게 신통을 경계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본래사에 소홀할까 하는 염려일 뿐 신통을 부정한 것이 아님을 변의품 18장에서 확인한다.
요컨대, 6신통은 수행의 목표는 결코 아니지만 그 법위에 이르면 당연히 수반되는 능력이다.
즉 신통이 있어야 성인인 것이다. ‘사용하지 않음’과 ‘사용능력 없음’을 혼동하지 말아야 함을 대종사는 암시한다.
오늘날 교화 부진의 핵심은 간단하다. 진실로 이름에 걸 맞는 법위에 이른 자가 적음이요, 그 법위에 당연히 수반되는 실다운 능력을 지닌 자가 많지 않은 데에 있는 것이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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