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제6 변의품(辨疑品) 17장
한 제자 여쭙기를 [사원의 탑을 많이 돌면 죽은 후에 왕생 극락을 한다 하와 신자들이 탑을 돌며 예배하는 일이 많사오니 사실로 그러하오니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는 우리 육신이 돌로 만든 탑만 돌라는 말씀이 아니라, 지·수·화·풍으로 모인 자기 육신의 탑을 자기의 마음이 항상 돌아서 살피면 극락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이니 몸이 돌로 만든 탑만 돌고 육신의 탑을 마음이 돌 줄을 모른다면 어찌 그 참 뜻을 알았다 하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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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화풍[地水火風]
사람의 육신이나 일체 만물을 구성하는 네 가지 기본 요소로서, 사대(四大)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우주 만물은 이 지ㆍ수ㆍ화ㆍ풍의 이합집산으로 생겨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땅(地)은 굳고 단단한 성질을 바탕으로 하여 만물을 실을 수 있고 또한 재료가 된다.
물(水)은 습윤을 성질로 하여 만물을 포용하고 조화하여 성장시키는 바탕이 된다.
바람(風)은 움직이는 것을 성질로 하여 만물을 키우는 바탕이 된다.
사람의 육체도 죽으면 다시 지수화풍으로 흩어지게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불교에서는 사람의 죽음을 사람의 육신이 지수화풍 사대로 흩어지는 것일 뿐 결코 슬퍼할 일이 아니라고 한다. 여기에서 생사해탈 사상이 등장한다. 지ㆍ수ㆍ화ㆍ풍에다가 공(空)을 보태어 오대(五大)라고도 하고, 다시 식(識)을 더 보태어 육대(六大)라고도 한다.(원불교대사전)
사대[四大]
(1) 불교에서 인간의 육신을 비롯한 일체의 물질을 구성하는 지ㆍ수ㆍ화ㆍ풍(地水火風)의 네 가지 원소를 말한다. 사대종(四大種) 또는 사연(四緣)이라고도 한다. 불교에서는 우주의 모든 물질은 사대의 이합(離合)이나 집산(集散)으로 생겨나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한다고 생각했다. 지(地)는 굳고 단단한 성질을 바탕으로 만물을 유지하고 지탱하며, 수(水)는 습윤(濕潤)을 성질로 하여 만물을 포용하고 모으는 작용을 하며, 화(火)는 따뜻함을 성질로 하여 만물을 성숙시키고, 풍(風)은 움직이는 것을 성질로 하여 만물을 생장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보았다.
인도의 우빠니샤드를 비롯한 다른 사상체계에서도 유사한 설이 있으며, 불교에서도 다른 설을 펼치기도 했다. 초기에는 사대를 구체적인 물질로 생각했으나 사대설이 정립되면서 이들을 여러 물질들의 성질로 간주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원소로서의 사대는 인식 불가능한 것이며, 우리는 사대가 집합 형성된 어떤 물질만을 인식할 수 있다고 했다. 사대설(四大說)은 물질, 곧 오온(五蘊)의 색(色)을 설명하고자 하는 데서 발전했다. 사대에 공(空=허공)을 더하여 오대(五大)라고도 했으며, 다시 식(識=정신작용)을 보태서 육대(六大)를 말하기도 한다.
(2) 서양철학의 사대원소인 물ㆍ공기ㆍ불ㆍ흙. 그리스의 철학자 엠페도클레스가 이 세상에서 진실로 존재하는 것은 불생불멸한 근원인 4원소라고 주장한 것이 시초이다. 그는 4원소가 생성의 원리인 사랑에 의해서 결합해서 만물이 생겨나고, 파괴의 원리인 미움에 의해서 흩어져서 만물이 없어진다고 보았다. 서양철학의 4원소설은 플라톤ㆍ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서도 그들의 방식으로 주장되고 이어져서 18세기 무렵에 과학자들에 의해서 원자설이 제기될 때까지는 지배적으로 받아들여졌다.
(3)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우주 안에 있는 4개의 커다란 것, 곧 도(道)ㆍ천(天)ㆍ지(地)ㆍ왕(王)(《노자(老子)》 25장).
왕생극락[往生極樂]
죽어서 극락정토에 가서 태어나는 것. 극락왕생이라고도 한다. 불교에 타토왕생(他土往生)사상 몇 가지가 있다.
① 극락왕생: 아미타불의 세계에 왕생함.
② 도솔왕생: 미륵보살이 계시는 도솔천에 왕생함.
③ 시방왕생: 시방정토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 정토에 왕생함 등이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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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 된 탑을 돌기 전에 육신의 탑을 먼저 돌라.]
<정현인 교무/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
불교 사찰에 가 보면 불상을 모신 대웅전 못지않게 탑이 중시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탑은 원래 불사리를 모신 곳이다.
초기 불교도들은 탑을 조성하여 그곳에 부처님의 사리를 보존하였으므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탑은 자연스레 부처님의 몸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초기에 조성된 탑은 승려들이 사는 사원과는 별개의 장소에 있었다. 사람들은 탑을 아름답게 세우고 그 주위를 장식하였으며, 탑을 숭배하고 순례하는 풍습이 성행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불탑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불교도들이 형성되는데, 이들이 후일 대승불교도의 주류가 된다.
탑이 일반 신도들의 신앙적 중심을 차지하게 되자 점차로 탑은 승원 안으로 수용되었고, 마침내 가람의 중앙을 차지하게 되었다.
또한 초기 제자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기 전에 오른 쪽으로 세 차례 도는 것을 존경의 표시로 알았다. 불탑은 부처님의 몸을 상징하였으므로 그러한 연유로 탑 숭배에는 자연스럽게 탑을 도는 의례가 편입된 것으로 보인다.
후일 정토신앙이 형성되면서 탑을 많이 돌면 죽은 후에 왕생극락한다는 신앙이 이루어진 것은 이상의 맥락에서 볼 때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탑돌이에 대하여 대종사께서는 말씀하셨다. “그것은 우리의 육신이 돌로 만든 탑만 돌라는 말씀이 아니라, 지수화풍으로 모인 육신의 탑을 자신의 마음이 항상 돌아서 살피면 극락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대종사 교법의 특징은 같은 신앙이로되 합리에 바탕한 신앙이요, 같은 수행이로되 이론적 배경이 분명한 수행이라는 점에 있다.
따라서 불탑을 도는 이유에 대해서도 그 상징성에 대한 명쾌한 해석을 제공한다.
돌로 만든 탑을 돌기 전에 지수화풍으로 된 육신의 탑을 돌아보고 챙겨서 거기에 내장되어 있는 성품을 발견함으로써 마음의 극락을 장만하라는 것이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가르침을 끌어낼 수 있다. 우리의 육신이야말로 불탑에 비견될 만큼 중요한 존재로서, 육신법당을 소중히 함은 수행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점이다.
전통적으로 불가에서는 육신을 오음(五陰)의 소굴로 보아 부정하고 학대하여왔다.
그러나 수행에 우리의 육신은 참으로 소중한 것이다. 육신의 탑을 발견함에서 새 회상의 출발의 또 다른 의미를 찾게 된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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