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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제6 변의품(辨疑品)

대종경(大宗經) 제6 변의품(辨疑品) 4장

<20190817 토요일 법인성사 50일 정진기도 48일차>

대종경(大宗經) 제6 변의품(辨疑品) 4장

 

서 대원(徐大圓)이 여쭙기를

과거 부처님 말씀에

 

[이 세계가 괴겁(壞劫)에는 소천 소지(燒天燒地)로 없어진다 하오니 사실로 그러하오니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러하나니라.]

 

또 여쭙기를

 

[소천 소지가 되오면 현재 나타나 있는 천지는 다 없어지고 다시 새 천지가 조판되나이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소천 소지가 된다 하여 일시에 천지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니, 비하건대 인간의 생·로·병·사와 같아서 인생이 한편에서는 낳고 한편에서는 늙고 한편에서는 병들고 한편에서는 죽는 것이 끊임 없이 계속되는 것 같이, 천지에도 성·주·괴·공(成住壞空)의 이치가 천만 가지 분야로 운행되어 지금 이 시간에도 이루어지는 부분이 있고 그대로 머물러 있는 부분도 있으며, 무너지는 부분도 있고 없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늘 소천 소지가 되고 있나니라.]

 

 

{대종경} 제6 변의품 4장

우주는 영원히 살아있다.

 

하늘과 땅이 다 불타 일시에 사라지는 종말을 예고하며 공포심을 조장하는 시절이 종종 있다. 지구에 사람이 살 수 없게 될 때를 대비해 우주공간에 지구환경과 유사한 조건의 인공별을 만들어 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한다. 우주에 모든 생명체가 사라지는 때, 천지는 텅빈 암흑 상태가 무한 지속되는 그야말로 종말을 고할 것인가?

 

걱정할 것 없다. 종말은 없다! 우주는 영원히 사는 생명체다. 성주괴공(成住壞空)하고 또 성주괴공한다. 직선이 아니라 원이며 순환이다. 공겁(空劫)은 종말이 아니다. 우주의 성주괴공이 춘하추동, 생로병사와 동일하다. 겨울(空) 안에 이미 봄(成)이 있다. 겨울은 봄이 되는 과정이다.

 

생로병사가 우주의 한 세포가 겪는 일이라면, 춘하추동은 하나의 장기 정도에 해당할 것이고, 성주괴공은 몸 전체에 해당할 뿐, 동일한 과정으로 순환한다. 매 찰라마다 천만가지로 소천소지(燒天燒地)가 되고, 매 찰라마다 성주괴공 한다. 성겁(成劫) 안에서도 성주괴공이 무한대로 반복된다. 주겁(住劫)도 마찬가지이며, 공겁의 마지막 성주괴공의 공에서도 그 마지막 찰라에 이미 성으로 바뀐다. 겨울의 끝이 봄인 것처럼 말이다.

 

모든 찰라에 성주괴공이 이뤄진다. 한 찰라도 머물러 있지 않는다. 성주괴공은 무한 변화이지 멸망이 아니다. 과학계에서는 진공에너지라는 존재를 알아냈다. 우주 전반에 퍼져있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에너지란다. 완벽히 밀폐된 무중력상태의 진공용기에 아무 힘이 작용하지 않는데도 무엇인가가 진공용기 속 추를 밀어내더라는 것이다. 진공상태에도 신비한 힘이 존재함을 말한다. 진공묘유며 공적영지다. 우주의 이 신령한 힘은 텅 빈 공겁에도 멈춤 없이 일체만물을 재생한다. 단지 변화하는 것이지 멸망은 없다.

 

우주는 참으로 묘하게, 우주 자신의 삶을 위해서 그 세포들인 만물로 하여금 저절로 삶을 지속하게끔 하는 본능을 부여해 놓았다. 갑작스럽게 가족의 죽음을 맞이하면 본인도 당장 죽을 것 같은 그런 와중에서도 밥은 들어가고 잠은 온다. 우주의 세포인 사람사람이 그럴 때마다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게 되면 인류는 진작 맥이 끊어졌을 터이다.

 

그런 속에서도 밥이 들어가고 잠이 오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 아니다. 우주 자신이, 스스로 영속하기 위해 일체 만물에게 부여해 놓은 본능이다. 신비이다. 이 방에서는 죽고 다른 방에서는 새 생명이 태어나고, 다시 부모가 되면서 삶(성주괴공=생로병사=생주이멸=춘하추동)은 지속된다.

 

그 어떤 미물이라도 삶의 영속을 위해 본능적으로 자손을 번식해가는 것은 신비 자체다. 그들이 무슨 후대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일이 아니다. 그냥 저절로 일어난다. 한몸인 우주가 자신 몸의 구성요소, 세포들을 다 저절로 대를 이으며 살아가도록 만들어 놓아서다. 우주가 자신의 삶(성주괴공)을 위해서 하는, 본성이 하는 일이다. 우주는 그렇게 만물을 거느리며 모든 찰라 간에 살아있다.

 

우주를 성주괴공시키는 그 위대한 힘이 본성으로서의 나다. 그 주인공이 되어 살면 사라짐에 대한, 죽음에 대한, 종말에 대한 두려움 같은 건 없다.

 

<송도교당 / 장오성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