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종경(大宗經)/ 제4 인도품(人道品)

제4 인도품(人道品) 16장

대종경(大宗經)

4 인도품(人道品) 16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은 대개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는 연고이니,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기가 무슨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은혜를 입고도 그 은혜를 잊어버리며 그에 따라 혹 은혜 준 처지에서 나에게 섭섭함을 줄 때에는 의리(義理)없이 상대하는 것 등이요,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기가 무슨 방면으로든지 남에게 은혜를 준 후에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있으며 저 은혜 입은 사람이 혹 나에게 잘못할 때에는 전일에 은혜 입혔다는 생각으로 더 미워하는 마음을 일어내는 것이라, 그러므로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고 도리어 원진(怨瞋)으로 변하여지는 것이니, 그대들은 이 이치를 잘 알아서 유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무념하여 서로 사귀는 사이에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게 할지언정 그 인연이 낮은 인연으로 변하지 않도록 주의할지어다.]

유념[有念]

까닭 있게 취사(取捨)하고 대중 잡아 행동하는 것. 상시일기(常時日記) 공부의 핵심 내용의 하나.(정전일기법)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한 것은 유념이라 하고, 공부가 깊어 가면 일이 잘 되는 것까지를 유념이라 한다. 유념은 모든 일을 진행하는 데 원동력이 되어 향상해 나가게 한다. 정산종사는 착심 없는 곳에 신령하게 알고 바르게 행함이 유념”(정산종사법어경의편22)이라고 했다.

은혜를 베풀고 그 은혜 베풀었다는 관념이나 상()에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정산은 유념의 공덕에는 유루의 복이 오고 무념의 공덕에는 무루의 복이 온다”(정산종사법어원리편27)고 했다.(원불교대사전)

유념공부[有念工夫]

일상생활에서 육근 작용하는 모든 행위를 할 때 방심하지 않고 바른 생각으로 행하자는 것으로 이를 공부삼아 항상 유념하기를 잊지 말자는 공부법. 유념하는 방법으로 태조사법유무념 대조법상시일기법 등이 있다. 상시일기법에는 모든 일을 당하여 유념으로 처리한 것과 무념으로 처리한 번수를 조사 기재하되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한 것을 유념이라 하고 취사하는 주의심 없이 한 것을 무념이라 한다고 했으며, 이어서 처음에는 취사하는 주의심을 놓고 안 놓은 것으로 번수를 계산하나 공부가 깊어지면 일이 잘되고 못된 것으로 번수를 계산하라고 했다.

정산종사는 유념의 표준으로 착심 없는 곳에 신령하게 알고 바르게 행함이 유념이라고 했으며, 다시 유념공부에 대해서 일용행사에 그 마음 대중을 놓지 않는 것이니, 이른바 보는 데에도 대중 있게 보고 듣는 데에도 대중 있게 듣고 말하는 데에도 대중 있게 말하고 동할 때에도 대중 있게 동하고 정할 때에도 대중 있게 정하여 비록 찰나간이라도 방심을 경계하고 정념(正念)을 가지자는 공부”(정산종사법어경의편23)라고 했다.(원불교대사전)

무념[無念]

[개요]

(1) 마음에 관념과 상을 두지 않음. 은혜를 베푼 후 마음에 은혜 베풀었다는 관념과 상을 없이 하며 설사 피은자가 배은망덕을 하더라도 은혜 베풀었다는 일로 인하여 미워하고 원수를 맺지 않는 것을 말한다(정전천지은).

(2) 천지 작용의 특징을 표현한 것. 천지는 조금도 틀림없이 소소영령하게 작용한다. 이를 천지의 식()이라 한다. 천지의 식은 무념으로 행하는 식이며, 상 없는 가운데 나타나는 식이며, 공정하고 원만하여 사사가 없는 식이다(대종경변의품1). 예를 들면 농사를 지을 때에 땅에 종자를 뿌리면 땅은 반드시 그 종자의 생장을 도와준다. 또한 팥을 심은 자리에는 반드시 팥이 나게 하고, 콩을 심은 자리에는 반드시 콩이 나게 하며, 공을 많이 들인 자리에는 수확도 많이 나게 하고, 공을 적게 들인 자리에는 수확도 적게 나게 하며, 공을 잘못 들인 자리에는 손실도 나게 하여, 조금도 서로 혼란됨이 없이 종자의 성질과 짓는 바를 따라 밝게 그 결과가 나타나게 한다.

[내용]

천지의 작용은 무념으로 행하므로 조금도 틀림이 없다. 이 무념의 도가 천지 팔도를 대표한다. “천지의 도가 밝아도 응용 무념으로 밝고, 정성하여도 응용 무념으로 정성하고, 공정하여도 응용 무념으로 공정하기 때문이다”(한 울안 한 이치에).

(3) 천지의 응용무념한 도를 체받아 마음을 허공 같이 비워 청정한 본성 그대로 살아가는 것(정전천지은). 천지의 응용무념한 도를 아는 사람은 그 소소영령하여 조금도 틀림없이 밝게 보응함을 두려워하여 어떠한 경계를 당할지라도 감히 양심을 속여 죄를 범하지 않는다. 천지(진리)의 보응은 무념 가운데 자연히 되는 것이라 속일 수도 피할 수도 없어서(정산종사법어원리편42), 이 세상에 제일 무서운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천지의 식을 체받은 사람은 무량 청정한 식을 얻어 천지의 위력을 능히 임의로 시행하는 수도 있다(대종경변의품1).

(4) 공부하는 주의심을 놓고 방심함. 취사하는 주의심이 없이 마음 나는 대로 처리함(정전일기법). 착심 있는 곳에 미혹되어 망녕되게 행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은 있으나 대중이 없는 마음이다(정산종사법어경의편22). 무념의 마음은 해로움의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면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은 대개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지 못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지 못한다는 것은 남에게 은혜를 준 후에 보답을 바라는 마음이 있거나, 은혜 입은 사람이 혹 나에게 잘못할 때에는 전일에 은혜 입혔다는 생각으로 더 미워하는 마음을 일어내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지 못하고 도리어 원진(怨瞋)으로 변하게 되기도 한다. 대중이 없는 마음의 결과이다. 소태산대종사는 이러한 이치를 아는 사람은 유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는 반드시 무념하여 서로 사귀는 사이에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게 할지언정 그 인연이 낮은 인연으로 변하지 않도록 주의”(대종경인도품16)할 것을 당부한다.(원불교대사전)

[좋은 인연 오래 가는 법]

<장원경 교무/영산선학대학교>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힘든 부분에 대한 질문에 인간관계의 어려움이라는 수치가 가장 높게 나왔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경우 인간관계의 개선방법을 제대로 알고 실천해나갈 필요가 있다.

대종사님께서 인도품 16장에 그 해법을 내놓으셨다. "사람이 서로 사귀는데 그 좋은 인연이 오래 가려면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하라"고 일러주셨다.

인간관계에서 유념한다는 것은 분명하고 확실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마음으로 챙겨 취사하는 것으로 내가 남에게 은혜 입은 것을 잊지 않고 보은 하는 것이고, 무념한다는 것은 은혜를 베푼 후에 은혜를 베풀었다는 관념과 상을 없애는 것으로서 은혜를 베푼 사람이 혹 나에게 배은망덕을 하더라도 은혜를 베풀었다는 것으로 인하여 더 미워하거나 원수를 맺지 않는 것이다.

'내가 남에게 베푼 것은 새겨 두지 말고 나의 잘못은 마음 깊이 새겨 두며, 남이 내게 베푼 것은 잊지 말고 남에게 원망스러움이 있다면 잊어버려라'(我有功於人 不可念 而過 卽不可不念 人有恩於我 不可忘 而怨 卽不可不忘)는 말이 있다.

받은 상처는 모래에 기록하고 받은 은혜는 대리석에 새기라는 말도 기억해 보자. 불공의 대상을 먼 곳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은혜를 준 상대방을 마음깊이 새겨서 현재 불공의 영순위로 보은할 때 좋은 인연이 오래 간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은혜를 베푼 상대방의 마음속에 나에 대한 섭섭함이 생겨 이생뿐 아니라 어쩌면 내생으로 까지 그 섭섭함이 이월 될 수도 있다. 또 은혜를 입은 것을 유념하여 항상 신의를 존중히 하지 않으면 일체 교제에 불신이 생겨 더 이상의 좋은 관계는 기대할 수 없게 되고 필경은 세상의 배척자가 될 수도 있다.

마음을 넓혀 나의 근본을 직관해 보면 어느 것 하나 은혜 아님이 없으므로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공부를 해 놓아야 영생을 통해 두루 두루 좋은 인연이 오래 지속 될 것이다.

또 하나, 내가 남에게 은혜 베푼 것은 공()에 바탕한 불공이어야 한다. 내가 베푼 것은 사은에 대한 보은행으로 또는 진리를 공부하는 나의 의무로 알고 살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했어도 그 일을 잊지 않고 은근히 보답을 기대한다면 언젠가는 좋은 인연이 원수로 변해서 은혜를 베풀지 않음만 못한 결과가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인의 흔적없는 공부가 매력있는 무념공부의 표본이 됐으면 좋겠다.

·무념의 공덕을 인간관계에 활용케 해주신 대종사님 말씀을 지금 바로 활용하자.

[좋은 인연 영원히 지속하는 법]

<허대성 교무/서문교당>

남에게 베푼 것은 마음에 남기지 말고 남에게서 은혜 입은 것은 가슴에 새겨 잊지 말라. 시인신물념 수시신물망(施人愼勿念 受施愼勿忘)!”

대종사님은 이것이 서로 사귀는 사이에 그 좋은 인연이 오래가게 하는 심법이라고 하셨다.

남에게 은혜를 입고도 은혜를 갚을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철길에 몸을 날려 아이를 구하고 자신은 두 발목이 절단된 사건이 있었다.

그 장면을 아이의 어머니가 목격했다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있었는데,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사라져 버리고 아이 엄마를 찾는다는 뉴스보도가 나갔음에도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사람은 흔히 남에게 베푼 은혜는 오래오래 기억하면서 남으로부터 받은 은혜는 곧잘 잊어버린다.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푼뒤에는 그도 나에게 친절하기를 은근히 기대하며 혹 상대방의 마음이 그렇지 못할 때 서운한 감정이 일어나서 되갚음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남이 나에게 섭섭하게 한 일은 빨리 잊어버릴수록 좋다.

이를 마음에 새겨 두는 일은 자신에게나 남에게 모두 불행한 일이 되기 쉽다.‘받은 상처는 모래에 기록하고 받은 은혜는 대리석에 새기라는 명언도 있지 않은가!

무념(無念)하자. 남에게 은혜 베푼 후 마음 비우는 일로.

유념(有念)하자. 남에게 도움 받았으면 영원히 잊지 않기로!

인연따라 서로 만나서 어울려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군가와 반드시 가깝게 지내게 되어있다.

자신의 코드에 맞는 사람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또 깊은 애정을 주고 받길 기대하며 가까이 접근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한 심리현상이라 하겠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념할 자리에 유념하고 무념할 자리에 무념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소한 일로 다툰 사람이나 도움을 받고도 몰라본 사람들과도 마음을 열고 서로의 진심을 헤아리며 유무념 공부에 정진하고 보면 오히려 그런 경계를 기회로 진정 소중한 인연에 이르는 희열을 맛보게 될 것이다.

누구나 소중한 사람과의 좋은 인연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에게 베푼 것과 남에게서 받은 것이 모두 사은의 도움으로 이루어 졌음을 잊지 말아야 하며, 아울러 유무념의 공부심을 놓치 않아야 할 것이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