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제3 수행품(修行品) 33장
문 정규(文正奎) 여쭙기를 [경계를 당할 때에 무엇으로 취사하는 대중을 삼으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세 가지 생각으로 취사하는 대중을 삼나니, 첫째는 자기의 본래 서원(誓願)을 생각하는 것이요, 둘째는 스승이 가르치는 본의를 생각하는 것이요, 세째는 당시의 형편을 살펴서 한 편에 치우침이 없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라, 이 세 가지로 대중을 삼은즉 공부가 항상 매(昧)하지 아니하고 모든 처사가 자연 골라지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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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규[文正奎]
법호는 동산(冬山). 소태산대종사 봉래주석기의 전문 시봉인. 《대종경》 수행품 33장, 인도품 36장, 성리품 14ㆍ22장, 신성품 18장, 전망품 7ㆍ29장 등 7곳에 등장하는 인물이다. 1863년 6월 5일에 전남 곡성군 곡성면 장선리에서 부친 화준(華俊)과 모친 하(河)씨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농업과 상업에 종사하다가 52세시 전주로 이사하여 한의업을 경영했다. 1920년(원기5) 친구인 송적벽의 인도로 전북 부안 변산을 찾아 소태산의 제자가 되었다. 후일 소태산은 법설하는 자리에서 “문정규는 늙은 몸으로 그 산중 험로에 들어와서 거처와 음식이 기구하건마는 나 하나 만나보려는 자미로 모든 고생됨을 잊어버리고 오직 즐거워만 했다”고 칭찬했다.
1934년(원기19) 《회보》 제9호에 ‘어떠한 고라도 낙 삼을 줄 아는 자는 행복자니라’는 법문이 있으며, 1924년(원기9) 불법연구회 창립총회 때는 전주지방 대표의 한 사람으로 참석했다. 이후 익산총부 건설에 적극 동참, 송적벽ㆍ김광선 등과 더불어 엿 제조업을 발의했고, 소태산이 법설 때면 박사시화ㆍ김남천 등과 더불어 백발을 휘날리며 춤을 추어 법흥을 돋구었다. 만년에는 ‘노청년(老靑年)’이란 별명을 들으며 낙도 수양하다가 1936년 4월 13일에 열반했다.(원불교대사전)
매[昧]
지혜가 어둡다.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다. 사물을 잘 잊어버리다. 치매 현상이 있다.(원불교대사전)
대중[大中]
(1) 겉으로 대강 대강 어림짐작하는 것.
(2) 마음공부를 해가는 데 있어서 자기 마음속으로 어떤 표준을 잡아가는 것. 원불교에서는 이 마음공부에 있어서 대중 잡는 공부를 매우 중요시하게 여긴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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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앞에 취사하는 대중]
<영산선학대학교/장원경 교무>
우리들은 수 많은 경계 속에 살아가게 된다. 인연·돈·명예·건강 등 삼독오욕의 무수한 경계 속에서 자칫 잘못하면 진급하기 보다 강급하는 길로 치달을 수 있다. 경계는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므로 감사하지만 살다보면 경계 앞에 흔들릴 때 지탱해주는 방법이 절실할 때가 많다.
수행품 33장은 송도성 선진의 수필 법설집에 실린 것으로 경계시 취사하는 공부 방법을 세 가지로 일러주신 말씀이다.
첫째, 자신의 본래 서원을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가 경계를 당하면 당황하거나 욕심에 끌려서 일을 그르치고 만다.
누구나 서원을 세우기는 쉽지만 그 서원에 비추어보고 서원대로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작은 소원 하나 실천하는 것도 힘든데 불보살이 되기 위해 실천하는 것은 얼마나 힘들 것인가! 경계를 당할 때마다 자신의 서원을 이루기 위해 매일 계속해 오는 일기기록과 상시응용 주의사항을 평소보다 더욱 세세히 점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둘째, 스승의 가르치는 본의를 생각하는 것이다. 스승님은 제자가 잘 되기만을 기원하신다. 나의 혜복이 충만해 지도록 길을 안내해 주고 계신다.
서실에서 글씨 잘쓰는 사람은 스승님이 써주신 체본대로 쓰는 사람이다. 마음 내키는 대로 써서는 대가가 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경계를 당하면 내가 하는 일이 대종사님의 가르치심(체본)에 어긋남이 없는지를 살피고 반성하며 고쳐 나가야 진급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올해는 법위사정의 해이다. 기초조사서를 기록하다보면 대종사님께서 가르쳐주신 내용에 얼마나 실천을 했는지 반성하게 된다. 경계를 당할 때마다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일원상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처리하였는지를 살피다 보면 어느 사이에 진급의 길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셋째, 당시의 형편을 보아 치우침이 있는가 살펴서 실천하는 것이다. 경계를 당하면 우선 감정에 끌리게 되고 정신차리지 못하면 한쪽으로 치우치게 된다.
몸에도 균형이 깨지면 병이 생기듯이 일을 당하여 원근친소나 과도한 희로애락의 감정에 끌려가다 보면 십중 팔구 일을 그르치게 된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나라의 지도자들이 친소에 끌려 잘못된 취사를 하여 지도받는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누구나 정신차리지 않으면 본능의 욕구에 집착하게 된다. 위의 세 가지 방법으로 취사해 가면 나중에는 취사할 것도 없이 백천만사를 마음가는대로 해도 틀림없이 넉넉한 취사가 될 것이다.
경계[境界]
인과의 이치에 따라서 일상생활 속에서 부딪치게 되는 모든 일들. 곧 나와 관계되는 일체의 대상을 말한다. 이 경우, 나를 주관(主觀)이라고 할 때 일체의 객관(客觀)이 경계가 된다. 생로병사ㆍ희로애락ㆍ빈부귀천ㆍ시비이해ㆍ염정미추ㆍ삼독오욕ㆍ부모형제ㆍ춘하추동ㆍ동서남북 등 인간생활에서 맞게 되는 모든 일과 환경이 다 경계이다.
한편, 시비ㆍ선악이 분간되는 한계를 말하기도 하며, 수행으로 도달한 결과를 말하기도 한다. 그 밖에 일이나 물건이 어떤 표준하에 서로 이어 맞닿는 자리를 말하기도 하며 이 경우, 경계ㆍ계경ㆍ계역 따위가 혼용될 수 있다. 인간은 항상 경계 속에서 살아가고, 경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확인하게 되며, 경계가 곧 삶의 내용이기도 하다. ‘일상수행의 요법’에서는 심지는 원래 요란함도 어리석음도 그름도 없지만 ‘경계’를 따라 있어진다고 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경계는 역경(逆境)과 순경(順境) 또는 내경(內境)과 외경(外境)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정산종사는 경계를 역경ㆍ순경ㆍ공경(空境)으로 구분했다(《정산종사법어》 권도편41). 사람은 항상 경계 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삼대력도 현실의 경계 속에서 길러지는 것이요, 그 사람의 참 가치도 경계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천만 경계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경계에 끌려가거나 물들지 않고, 나와 경계를 다 잊어버리고 하나가 되는 경지 곧 주객일체(主客一體)ㆍ물심일여(物心一如)의 경지가 바로 해탈을 향한 세계이다.(원불교대사전)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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