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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제8 불지품(佛地品)

불지품(佛地品) 14장

대종경(大宗經)

제8 불지품(佛地品) 14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중생들은 그릇이 작은지라, 없던 것이 있어진다든지 모르던 것이 알아지고 보면 곧 넘치기가 쉽고 또는 가벼이 흔들려서 목숨까지 위태롭게도 하나, 불보살들은 그 그릇이 국한이 없는지라, 있어도 더한 바가 없고 없어도 덜할 바가 없어서 그 살림의 유무를 가히 엿보지 못하므로 그 있는 바를 온전히 지키고 그 명(命)을 편안히 보존하나니라.]

★★★★★★★★★★

[중생과 불보살의 그릇 차이]

<김준안 교무/원광디지털대학교>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중생들은 그릇이 작은지라, 없던 것이 있어진다든지 모르던 것이 알아지고 보면 곧 넘치기가 쉽고 또는 가벼이 흔들려서 목숨까지도 위태롭게 하나, 불보살들은 그 그릇이 국한이 없는지라, 있어도 더한 바가 없고 없어도 덜한 바가 없어서 그 살림의 유무를 가히 엿보지 못하므로 그 있는 바를 온전히 지키고 그 명(命)을 편안히 보존하나니라."

중생하고 나하고 꼭 닮았다. 나는 좋은 일을 당하면 온 세상이 다 내편이 된 것 같아 든든하고 행복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조금이라도 어려운 경계를 만나면 큰 바위가 내 앞에 놓인 것 같아 마음의 평정을 잃고 우왕좌왕한다. 그런데 스승님들은 나와 많이 다르신 것 같다.

나는 종종 스승님들의 마음 읽기에 실패하곤 한다. 경계에 따른 희로애락의 감정 표출이 나와 크게 다르시기 때문이다.

작은 그릇으로 큰 그릇을 가늠하자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잠시 눈을 돌려 세상을 바라보자. 유명 정치인이나 경제인, 연예인들 중에는 한 번의 중생심 발현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람은 지위가 높아지고 유명해질수록, 특히 없던 돈과 권리가 생겨날 때를 조심해야 한다. 돈을 선용(善用)할 줄 모르는 사람에게 돈이 많이 생기는 것은 행운이 아닌 불행의 시작일 수 있다.

권리도 마찬가지이다. 지금은 밝은 세상이기 때문에 권리를 잘못 쓰면 권좌에 오르기 전보다 훨씬 더 괴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그야말로 패가망신하고 자신의 뜻과는 상관없이 세상을 등지고 살아야 한다.

다음의 일화는 옛사람들도 자신의 '작음'을 직시하고 넘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공자께서 주환공의 사당에 가신 일이 있었다. 사당 안에는 의기(欹器)라는 기구가 있었는데, 그 기구는 그릇이 자유로이 기울어질 수 있도록 매달아 놓은 것이었다.

공자께서 물었다. "이건 뭣하는 그릇이오?"

사당지기가 대답했다. "늘 곁에 두고 보는 그릇, 유좌지기(宥坐之器)이지요."

공자께서 고개를 끄덕이셨다. "내가 들은 바 있소. 유좌지기는 속이 비면 기울어지고, 적당하게 물이 차면 바로 서고, 가득 채워지면 엎질러진다 했소."

나에게도 '유좌지기'가 하나 있어야 할 것 같다.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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