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 언답 막음이 공익을 위하는 길이다
서문성 교무의 '소태산대종사 생애 60가지 이야기'
[1574호] 2011년 07월 01일 (금) | 서문성 교무![]() |
원기3년 음력 3월경, 조합장인 소태산대종사는 숯을 판 조합의 자금을 수집한 후 조합원들에게 계획했던 길룡리 바닷물 내왕하는 간석지(干潟地)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가 방언하여 작답(作畓)할 진대 불과 기년(幾年)에 완전한 토지가 될 뿐 아니라 폐물 이용으로 인하여 비록 적으나마 국가 사회의 생산 중 한 도움이 될 것이니 우리는 처음부터 공익의 길로 나아감이 어떠하냐?"
▲ 영산성지 정관평의 수로.
조합원들이 난색을 보이며 말했다.
"심히 지당한 말씀이오나 이 앞의 간석지를 개척하여 논을 만들기로 하면 많은 경비가 필요하온데 약소한 금액으로 어찌 생각이나 하겠습니까?"
"세상만사가 모두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이니 비록 금전이 없을지라도 마음만 있으면 되는 법인 즉, 그대들의 마음에 꼭 하겠다는 작정을 세운 후에 나에게 하겠다는 단언만 하라 그러면 반드시 될 것이다."
8명의 조합원들은 소태산대종사를 믿는 마음이 독실하고 겸하여 몇 번의 경험이 있었으므로 다른 사량계교 없이 복종하자 소태산대종사는 말했다.
"우리의 약한 힘으로써 이 거대사(巨大事)를 착수하기로 하면 한갓 언약만 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철저한 생각과 희생적 노력을 미리 결심하여야 할지니 오직 순일한 마음으로 지사불변(至死不變)하겠다는 서약서 2통을 써서 1통은 천지허공에 그 사유를 고백하고 1통은 본 조합에 보관하여 후일에 증명하게 하라."
조합원들은 일제히 엄숙한 마음으로 서약을 마치고 그 다음날부터 방언공사에 착수했다.
개펄막이를 진행하자 강변나루를 이용하여 법성포로 내왕하는 사람들은 선진포로 나가 배를 타게 되었고 강변나루는 자연히 폐쇄되었으며 주막은 '방언관리소'로 이용했다.
방언 일을 처음 시작하며 소태산대종사는 여덟 조합원들에게 일부는 새끼를 꼬게 하였고 일부는 소나무를 베어 오게 했다. 바닷물이 빠지고 개펄이 드러날 때마다 소태산대종사가 직접 갯골을 면밀히 조사하고 측량하여 몇 개 소나무 작대기를 개펄에 꽂고 새끼줄을 쳐 축제선을 표시했다. 방축을 할 재료는 현장의 개흙을 이용하기로 하고 연장은 가래나 뻘삽을 사용하고 운반은 삼태기와 지게로 했다.
처음에는 개흙 땅을 두부 모 뜨듯이 삼면을 찔러 뻘삽으로 떠서 축제선 표시한 데로 던졌다. 돌이나 자갈 등 외부의 흙은 돈이 많이 들고 인력 소모가 많으므로 전연 쓰지 못하였고 개흙 땅으로 제방을 쌓았다.
처음에는 소태산대종사를 위시하여 여덟 조합원만 일을 하다가 근처 개흙의 소모가 넓어짐에 따라 품을 얻어 일을 벌여 나갔다. 인부를 많이 얻을 때는 50여명이나 되었고 품삯이 많이 나가게 되자 자금난을 겪게 되어 김광선을 선두로 회원들이 출자를 늘려갔다.
그런가 하면 김기천은 한 동네에 사는 부자에게 빚을 가져다 방언에 썼다가 기일 내에 갚지 못하자 많은 수모를 당하기도 했고, 이재철은 문중 종가(宗家)에서 준 소를 팔아서 방언공사에 썼다.
방언공사가 중반을 지나 겨울이 오고 있던 어느 날, 김광선은 어제 막은 둑에 아무런 이상이 없는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그때 둑에 구멍이 뚫려 바닷물이 새어들어 구멍이 자꾸 커지는 것을 본 김광선은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없자 자기 몸으로 구멍을 막았다. 바닷바람이 뼛속까지 저려와 온 몸이 차츰 얼어갔다. 의식이 차츰 가물가물 해 정신을 차리려 안간힘을 쓰며 몇 시간을 몸으로 바닷물을 막았다. 동지들이 둑에 나갔다가 김광선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등에 업고 들어왔다.
조합원들은 이렇게 정신·육신·물질적으로 신명을 아끼지 않고 제방축조 공사에 전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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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계교 (思量計較)
⑴ 대도정법과 바른 스승을 의심하고 저울질 하는 것. ⑵ 인의 대도를 버리고 권모술수를 좋아하는 것. ⑶ 대도 정법을 놓고 사도(邪道)나 사술(邪術)에 마음을 빼앗기는 것. ⑷ 모든 일에 대해서 어느 것이 나에게 이익인가 손해인가를 헤아리고 비교하여 저울질하는 것. 사량계교는 분별심이나 분별망상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사량계교심으로는 진리를 깨칠 수 없다.
지사불변 (至死不變)
설사 죽음에 이른다 할지라도 신성이 변하지 않겠다는 뜻. 혈인기도 때 구인제자들이 교단의 창립발전과 중생의 구제를 위한 일이라면 죽음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지극한 신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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