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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제2 교의품(敎義品)

제2 교의품(敎義品) 29장

대종경(大宗經)

2 교의품(敎義品) 29

대종사 선원 대중에게 물으시기를 [그대들은 여기서 무엇을 배우느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어떻게 대답하겠는가.]하시니, 한 선원(禪員)[삼대력 공부를 한다 하겠나이다.]하고, 또 한 선원은 [인생의 요도를 배운다 하겠나이다.]하며, 그 밖에도 여러 사람의 대답이 한결같지 아니한지라, 대종사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말이 다 그럴 듯 하나 나도 또한 거기에 부연하여 한 말 하여 주리니 자세히 들으라. 무릇 무슨 문답이나 그 상대편의 인물과 태도에 따라 그 때에 적당한 대답을 하여야 할 것이나, 대체적으로 대답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 작용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할 것이며, 거기에 다시 부분적으로 말하자면 지식 있는 사람에게는 지식 사용하는 방식을, 권리 있는 사람에게는 권리 사용하는 방식을, 물질 있는 사람에게는 물질 사용하는 방식을, 원망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감사 생활하는 방식을, 복 없는 사람에게는 복 짓는 방식을, 타력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자력 생활하는 방식을, 배울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배우는 방식을, 가르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가르치는 방식을, 공익심 없는 사람에게는 공익심이 생겨나는 방식을 가르쳐 준다고 하겠노니, 이를 몰아 말하자면 모든 재주와 모든 물질과 모든 환경을 오직 바른 도로 이용하도록 가르친다 함이니라.]

[]

[개요]

마땅히 지켜야 할 이치. 만물을 만드는 원리 또는 법칙. ()는 우주의 근본적인 원리를 말하며, 유교불교도교 등 동양종교에서 광범위하고 다양한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도를 구체적으로 나누어, 우주의 근본원리인 천도(天道), 인간의 올바른 길인 인도(人道), 모든 만물의 이치가 정연하게 이루어지는 지도(地道)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다.

중국의 도()와 음양의 원리에 대한 사상은 주역(周易)을 중심으로 체계화되었으며, 유교도교음양오행 사상들을 중심으로 만물을 음양으로 범주화시키고, 음양의 원리에 따라 만물이 변화하는 이치를 밝혀 음양, 오행, 팔괘, 64(), 360() 등 세분화하여 발전되었다. 후대에 사람의 이름을 짓고, 결혼예법 및 절기 따라 행하는 의례 또한 음양오행의 원리에 따라 행하는 등 전통문화 곳곳에 영향을 끼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이다. 고대의 한국사상 또한 우주의 생성원리인 도와 대립적 개념의 음양의 조화에 의한 우주적 순환을 밝히고 있다.

[중국사상에 있어서의 도]

주역계사상(繫辭上)에서 일음일양지위도(一陰一陽之謂道)’라고 하여 일음(一陰)과 일양(一陽)이 곧 도()”라 본 것이다. “이를 따르는 것이 선()이며, 이를 이루는 것이 곧 성()이 된다”(주역계사상)고 밝히고 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일신(日新)을 성덕(盛德), 생기고 또 생기는 것을 역(), ()을 이루는 것을 건(), ()을 형상화한 것을 곤(), 극수(極數)로 미래를 아는 것을 점(), 변화에 통하는 것을 사(), 음양의 원리를 측량할 수 없는 것이 신()이라 설명하고 있다.

또한 주역계사하(繫辭下) 6장에서는 건()을 양의 존재로(陽物), ()을 음의 존재로(陰物) 나누고 있으며, 음양이 합덕을 했을 때 강함과 부드러움이 겸비한 조화로운 우주적 몸()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음양합덕이 이루어질 때 굳셈과 부드러움이 형체를 갖추어 만물은 형체를 갖게 되고 하늘과 땅의 일이 실현되어 신명의 덕에 통한다(陰陽合德而剛柔有體以體天地之撰 以通神明之德)고 본 것이다.

주역을 포함한 동양의 전통적 사상체계에서도 음양의 대립적 관계만을 설정한 것이 아니라 조화적 관계를 설정하여 음양의 합덕을 강조하고 있다. 도덕경42장에서도 도는 일을 생하고, 일은 이를 생하며, 이는 삼을 생하고, 삼은 만물을 생한다. 만물은 음을 업고 양을 안으며 충기로써 화를 삼는다”(道生一, 一生二, 二生三, 三生萬物,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고 하여, 만물의 발생이 도로부터 생성되며 음과 양으로 서로 이루어져 있어, 기운이 충만한 때 조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보았다.

중용에서 () 그 자체는 하늘의 도요, 성스럽게 하는 것은 인간의 도이다(誠者天之道 誠之者人之道)’라고 했다. 이렇게 천도와 인도를 일치시켜 보았다. 송대 성리학에서는 도를 형이상학적인 우주의 본체를 뜻하는 이() 또는 천리(天理)의 의미로 보았다. 특히 유교에서는 도를 인간의 윤리적 실천에 중점을 두어 의미지었다. 공자는 인()과 예() 등을 실천하는 것을 사람으로서 당연히 행해야 할 길로 보았으며, 인도의 바탕에는 천()이라는 근원적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공자는 천명을 따르는 것을 인간의 전체적 실천으로 여겼다.

[원불교의 도]

원불교의 도()는 우주의 대기(大機)가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천지의 도와 사람으로서 당연히 행해야 할 인도, 곧 진리, 일원상의 진리작용을 말한다. 또한 우수의 대기가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천지의 도와 사람으로서 떳떳이 행해야 할 인도(人道)로 구분하고 있다. 도는 일원상의 진리이며 그 작용이라고도 할 수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우주의 궁극적 진리인 일원상의 진리를 중심으로, 타력을 중심한 사은(四恩)신앙과 자력을 중심한 삼학(三學)수행의 두 측면으로 밝히고 있다. 특히 사은은 모든 존재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관계로 규명하고 있으며, 그 관계를 인과보응의 원리로 설명하고 있다. 소태산의 은사상은 한국 전래의 해원사상과 불교의 연기적(緣起的) 세계관을 바탕으로 발전된 사상이다.

해원상생의 은 세계는 우주내의 모든 생령뿐 아니라 우주자체가 총체적으로 연기적 은혜의 관계를 지니고 있음을 설정한다. 모든 존재가 없어서는 살 수 없는 필연적이며 원초적 은혜임을 강조하고 은혜의 구체적 범주를 4가지인 천지은부모은동포은법률은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사은의 피은 강령과 조목, 보은 강령과 조목, 보은의 결과와 배은의 결과 등 소상하게 그 원리를 밝히고 있다. (정전사은) 천지은에서는 나를 비롯한 모든 존재가 천지 팔도가 작용하여 나타나는 가운데 피은이 되는 생명적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대범, 천지에는 도와 덕이 있으니, 우주의 대기(大機)가 자동적으로 운행하는 것은 천지의 도요, 그 도가 행함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는 천지의 덕이라, 천지의 도는 지극히 밝은 것이며, 지극히 정성한 것이며, 지극히 공정한 것이며, 순리 자연한 것이며, 광대무량한 것이며, 영원불멸한 것이며, 길흉이 없는 것이며, 응용에 무념한 것이니, 만물은 이 대도가 유행되어 대덕이 나타나는 가운데 그 생명을 지속하며 그 형각을 보존하나니라”(정전천지은) 하늘의 공기, 땅의 바탕, 일월의 밝음, 풍운우로(風雲雨露)의 혜택, 생멸없는 천지의 도를 따라 만물이 무한한 목숨을 얻게 되는 은혜를 입게 되기에, 인간이 천지 팔도를 실천하게 되면, 피은의 도리를 다 하게 되며, 천지 같은 위력과 천지 같은 수명과 일월같은 밝음을 얻어 자신과 천지가 하나로 합일되는 원리를 제시하고 있다.

인도(人道)정전천지은(天地恩)’에서 사람으로서 행해야 할 당연한 길이라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부모 자녀 사이에는 부모자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상하 사이에는 상하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부부 사이에는 부부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붕우 사이에는 붕우의 행할 바 길이 있고, 동포 사이에는 동포의 행할 바 길이 있으며, 그와 같이 사사물물을 접응할 때마다 각각 당연한 길이 있나니”(대종경인도품l)라 하여 사람이 행해야 할 마땅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정신이 행하는 법의 길은 어느 세상을 막론하고 큰 도와 작은 도가 서로 병진하여 개인가정사회국가에 경계를 따라 나타나서 그 수가 실로 한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천지의 도와 인간의 도가 일치되는 것을 제일 큰 도이다. 소태산은 그 중에 제일 큰 도를 말하면 곧 우리의 본래 성품인 생멸없는 도와 인과보응되는 도이니 이는 만법을 통일하며 하늘과 땅과 사람이 모두 여기에 근본했으므로 이 도를 아는 사람은 가장 큰 도를 알았다 하나니라”(대종경인도품1)고 했다. 이와 같이, 생멸없는 도와 인과보응되는 도를 본래 성품으로 보고 이 도가 만법을 통일하며 천도지도인도를 일치케 하는 것이라 보았다.(원불교대사전)

['마음 작용하는 법'(用心法)을 가르치신다.]

모경희 교무

원기21년 동선 중 선원 대중에게 문답형식으로 말씀해 주신 법문을 구타원 이공주 종사께서 수필하시어 이듬해인 원기22년 회보 33호에 발표하셨고 이후 다시 교의품 29장과 30장으로 정리 되었다.

'무엇을 배우느냐고 묻거든 어떻게 대답하겠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어서 '마음 작용하는 법(용심법)을 가르친다'고 천명 하시니, 교의품 27'일체유심조'의 내용이 좀 더 구체화 된 법문이라 할 수 있다.

()은 성()이요 성은 우주의 근본이니 우주 만물이 다 마음의 짓는 바라, 인간의 죄복 고락이며 육도사생의 윤회와 차별, 진급과 강급이 다 각자의 마음이 지은 바이며, 나아가 천지의 변화도 모두 형상이 없는 마음의 조화인 것이다.

그러므로 대산종사께서는 부처님의 49년간 설법도 결국 한 말로 정리하면 '일체유심조', 대종사님의 28년간 설법도 한 말로 표현하면 '일체가 다 마음이 짓는 바이니, 그 마음을 잘 쓰라'라고 하셨다.

모든 고와 낙의 시원이 되는 마음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먼저 그 원리를 알아서 작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대종사님 가르침의 핵심인 것이다.

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지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그 지식을 잘 사용하는 방식을, 권리가 있는 사람에게는 권리를 잘 사용하는 방식을, 물질이 있는 사람에게는 물질 사용하는 방식을, 원망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감사생활 하는 방식을, 복이 없는 사람에게는 복 짓는 방식을, 타력 생활하는 사람에게는 자력 생활하는 방식을, 배울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잘 배우는 방식을, 가르칠 줄 모르는 사람에게는 잘 가르치는 방식을, 공익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공익심이 생겨나게 하는 방식을 가르치신다.

이를 종합하여 말하면 어떤 재주나 물질이나 환경이라도 그를 사용할 때에 오직 바른 도로 활용하도록 가르치신다.

같은 물이라도 독을 가진 뱀이 먹으면 독이 되지만 소가 먹으면 우유가 된다는 말이 있다. 같은 물건이라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용도가 다르며 그 미치는 영향도 완전히 달라진다.

그러므로 천하에 많은 법이 있으나 모든 사람의 마음을 잘 쓰게 가르치는 '용심법(用心法)'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법이며, 그래서 삼세의 모든 부처님이 마음을 마음대로 사용하시고자 온갖 정성을 다하신 것이다.

★-THE END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