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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제2 교의품(敎義品)

제2 교의품(敎義品) 26장

대종경(大宗經)

2 교의품(敎義品) 26

대종사 부산 지방에 가시었더니, 교도 몇 사람이 와서 뵈옵고 말하기를 [저희들이 대종사의 법을 한량없이 흠앙하오나, 다만 어업으로써 생계를 삼으므로 항상 첫 계문을 범하게 되오니, 이것이 부끄러워 스스로 퇴굴심이 나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근심하지 말라. 사람의 생업(生業)은 졸지에 바꾸기 어렵나니, 그대들의 받은 삼십 계문 가운데에 그 한 계문은 비록 범한다 할지라도 그 밖의 스물 아홉 계를 성심으로 지킨다면 능히 스물 아홉 선을 행하여 사회에 무량한 공덕이 나타나리니, 어찌 한 조목을 수행하지 못한다 하여 가히 지킬 만한 남은 계문까지 범하게 되어 더욱 죄고의 구렁에 들어가리요. 또는, 남은 계문을 다 능히 지키면 그 한 계문도 자연히 지킬 길이 생기게 되리니 이와 같은 신념으로 공부에 조금도 주저하지 말라.]

퇴굴심[退屈心]

수도인이 순역 경계에 부딪쳐서 정진하지 못하고 물러서거나 타락하는 마음. 소태산대종사는 처음 발심한 사람이 자신의 근기도 잘 모르고 일시적 독공(篤功)으로 바로 큰 이치를 깨치고자 애를 쓰는 사람은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에는 퇴굴심(退屈心)이 나서 수도 생활과 멀어질 수도 있다고 경계하며 중(中下)의 근기는 오랜 시일을 두고 공을 쌓고 노력하여야 되는데 그 순서는 첫째 큰 원이 있은 뒤에 큰 신()이 나고, 큰 신이 난 뒤에 큰 분(忿)이 나고, 큰 분이 난 뒤에 큰 의심이 나고, 큰 의심이 있은 뒤에 큰 정성이 나고, 큰 정성이 난 뒤에 크게 깨달음이 있으며, 깨달아 아는 것도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천통 만통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쳤다(대종경수행품43).(원불교대사전)

순역경계[順逆境界]

좋은 일과 나쁜 일에 직면하는 것. 순경과 역경, 순리와 역리, 순연과 악연 등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순리대로 잘 풀리는 것과 원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어려움을 겪는 일을 말한다.(원불교대사전)

순역[順逆]

순은 순하다, 따르다, 기뻐하다, 차례차서의 의미. 역은 거스르다, 거꾸로의 의미로, 순경(順境)과 역경(逆境), 순리(順理)와 역리(逆理), 순연(順緣)과 악연(惡緣) 등과 같이 서로 상반되는 상태나 행위 등을 나타낸다.(원불교대사전)

[생업으로 인한 범계犯戒의 대치법]

모경희교무

종교마다 대부분 생명을 존중하도록 가르치지만, 특히 불교에서는 모든 중생(영혼이 있어 육도 윤회를 하는 모든 것)의 생명까지도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이 강하다.

대종사께서는 '동포은'에서 '금수초목까지라도 연고 없이는 꺾고 살생하지 말라'고 하셨다.

초목까지도 '동포'의 범주에 넣으시고 그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하신 것이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도록 깨우쳐 주신 여러 예화가 전해 온다.

한 교도의 아들이 백일해를 앓아 여러 약을 써도 효과가 없었다. 이웃사람이 털도 없는 어린 새를 삶아 먹으면 낫는다고 알려주었다. 그 교도가 대종사께 여쭈니 "남의 새끼를 죽여서 내 자식을 낫게 하려는가?"라시며 허락하지 않으셨다.

또 교중의 과원 소독과 제충을 하려는 제자가 살생의 과보를 두려워하여 대종사께 여쭙고 나서야 일을 할 만큼 서로 살생을 크게 경계하였다.

이러한 분위기이므로 어업을 하는 재가 교도가 삼십 계문 중 첫 계문을 범하게 되니 항상 마음이 불편하였나 보다. 마침 부산에 오신 대종사께 평소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먼저 생업을 졸지에 바꾸기 어려운 제자의 처지와 심경을 헤아려주셨다. 그리고 대치하는 법을 일러 주시니, 삼십 계문 중 나머지 스물아홉 계를 성심으로 지키라고 하셨다.

그렇게 하면 스물아홉 계를 지킴으로써 나타나는 공덕이 무량할 것이며 또한 그처럼 모든 계문을 잘 지키면 자연 중 나머지 한 계문도 지킬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하셨다.

우리는 보통 어느 한 가지를 잘못하게 되면 그만 실의에 빠져서 다른 모든 것까지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다. 한 가지 잘못하면 오히려 다른 좋은 점을 특히 살리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대산종사께서는 '삼세의 살(), (), () 범계를 진심으로 참회 사면하는 방법'으로 다섯 가지를 제시해 주셨다.

첫째는 몸으로 남을 해하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해서 미개척지를 개척할 일.

둘째는 말로 남을 해하지 말고 남의 암담한 전로를 열어줄 일.

셋째는 마음으로 남을 해하지 말고 늘 호념하고 기원해서 밝은 광명을 비춰줄 일.

넷째는 물질로 남을 해하지 말고 도움 주는 일을 할 일.

다섯째는 계문을 몸소 잘 지키고 다른 이도 계문을 믿어서 지키도록 권장할 일이라 하셨다.

★-THE END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