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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제2 교의품(敎義品)

제2 교의품(敎義品) 34장

대종경(大宗經)

2 교의품(敎義品) 34

대종사 영산에서 선원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지금 세상은 전에 없던 문명한 시대가 되었다 하나 우리는 한갓 그 밖으로 찬란하고 편리한 물질 문명에만 도취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그에 따르는 결함과 장래의 영향이 어떠할 것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니, 지금 세상은 밖으로 문명의 도수가 한층 나아갈수록 안으로 병맥(病脈)의 근원이 깊어져서 이것을 이대로 놓아 두다가는 장차 구하지 못할 위경에 빠지게 될지라, 세도(世道)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로 하여금 깊은 근심을 금하지 못하게 하는 바이니라. 그러면, 지금 세상은 어떠한 병이 들었는가. 첫째는 돈의 병이니, 인생의 온갖 향락과 욕망을 달성함에는 돈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의리나 염치보다 오직 돈이 중하게 되어 이로 인하여 모든 윤기(倫氣)가 쇠해지고 정의(情誼)가 상하는 현상이라 이것이 곧 큰 병이며, 둘째는 원망의 병이니, 개인·가정·사회·국가가 서로 자기의 잘못은 알지 못하고 저 편의 잘못만 살피며, 남에게 은혜 입은 것은 알지 못하고 나의 은혜 입힌 것만을 생각하여, 서로서로 미워하고 원망함으로써 크고 작은 싸움이 그칠 날이 없나니, 이것이 곧 큰 병이며, 세째는 의뢰의 병이니, 이 병은 수 백년 문약(文弱)의 폐를 입어 이 나라 사람에게 더욱 심한 바로서 부유한 집안 자녀들은 하는 일 없이 놀고 먹으려 하며, 자기의 친척이나 벗 가운데에라도 혹 넉넉하게 사는 사람이 있으면 거기에 의세하려 하여 한 사람이 벌면 열 사람이 먹으려 하는 현상이라 이것이 곧 큰 병이며, 네째는 배울 줄 모르는 병이니, 사람의 인격이 그 구분(九分)은 배우는 것으로 이루어지는지라 마치 벌이 꿀을 모으는 것과 같이 어느 방면 어느 계급의 사람에게라도 나에게 필요한 지식이 있다면 반드시 몸을 굽혀 그것을 배워야 할 것이어늘 세상 사람들 중에는 제 각기 되지 못한 아만심에 사로잡혀 그 배울 기회를 놓치고 마는 수가 허다하나니, 이것이 곧 큰 병이며, 다섯째는 가르칠 줄 모르는 병이니, 아무리 지식이 많은 사람이라도 그 지식을 사물에 활용할 줄 모르거나, 그것을 펴서 후진에게 가르칠 줄을 모른다면 그것은 알지 못함과 다름이 없는 것이어늘 세상 사람들 중에는 혹 좀 아는 것이 있으면 그것으로 자만(自慢)하고 자긍(自矜)하여 모르는 사람과는 상대도 아니하려 하는 수가 허다하나니, 이것이 곧 큰 병이며, 여섯째는 공익심이 없는 병이니, 과거 수 천년 동안 내려온 개인 주의가 은산 철벽같이 굳어져서 남을 위하여 일하려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드물 뿐 아니라 일시적 어떠한 명예에 끌려서 공중사를 표방하고 무엇을 하다가도 다시 사심의 발동으로 그 일을 실패 중지하여 이로 말미암아 모든 공익 기관이 거의 피폐하는 현상이라 이것이 곧 큰 병이니라.]

도수[度數]

(1) 운도의 법수(法數). 천지가 한번 크게 바뀌는 것. (成住壞空)이 한번 바뀌는 것. 선천(先天)과 후천(後天)이 바뀌는 것은 곧 도수가 한번 바뀌는 것이다. 정산종사는 수행여하에 따라 사람이 진급과 강급이 되기도 하지만, 천지의 운행하는 도수에 따라 자연으로 진급과 강급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정산종사법어원리편37). 성현은 천지가 바뀌는 도수를 보아서 거기에 맞게 회상을 편다고 한다.

(2) 거듭하는 회수.

(3) 각도온도 등의 크기를 나타내는 수.(원불교대사전)

세도[世道]

[정의]

세상을 다스리는 도리 또는 방도.

[내용]

조선시대에는 사림정치(士林政治)에서 표방되었던 통치 원리, 즉 천리(天理)를 밝히고, 인심을 바르게 하며, 이단을 배척하고, 정학(正學)을 북돋우는 일 등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통치를 이룩하기 위한 권력의 행사나 행사자를 가리키기도 하였다.

조선시대의 사림은 유가(儒家) 본래의 정치 철학을 좇아 군주(君主)나 일부 신료(臣僚)의 독재적 정치 운영을 부정하고, 지식인들의 광범한 참여를 통한 일종의 여론정치 내지는 현인(賢人)들의 철인정치(哲人政治)를 지향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출사(出仕 : 관직에 나아감)를 통해서, 또는 재야에서의 상소나 수령에 대한 협조·간여를 통해서 통치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의무이자 권리인 것으로 인식하였다. 또 그들의 권리와 의무를 바르게 수행하기 위한 기본적인 원리·원칙을 추구하고 확립하는 데도 노력하였다.

이른바 세도는 이러한 노력 속에서 도학(道學)의 성립과 더불어 확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광조(趙光祖)가 도학의 원리를 도치(道治)의 정치사상으로 심화시킨 데서 세도가 처음으로 주창되었고, 또 그에 의해 세도가 처음으로 행사되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광조의 후학들이 그를 가리켜 학문하는 방도를 지시하고 세도를 부식(扶植)했으니, 이로부터 선비들이 비로소 취생몽사(醉生夢死)하지 않을 수 있는 길을 알게 되었다.”고 추앙하고 있는가 하면, “그로부터 성군(聖君현상(賢相)과 모든 선비들이 세도의 책임을 맡고 나섰으니……라고 회고하고 있는 것이 그 한가지 예가 되겠다.

조광조 이후 세도는 사림정치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니는 통치 원리로 군림해갔다. 그리하여 그 어떤 통치자나 집권 형태도 모두 이를 가지고 스스로의 통치를 조정하게 되었고, 또 그 정당성을 가늠하게도 되었다.

당초부터 사회 교화의 원리로서도 설명될 소지를 지닌 세도였지만, 그것이 교화의 원리로까지 정착되어진 것은 이러한 사림정치의 전개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겠다.

한편, 세도는 무엇보다도 공정한 언론과 인재 등용, 그리고 이에 대한 군주의 신임 내지는 위탁 등이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운영 기반이었다. 때문에, 사림간의 시비·분열을 불가피하게 하여 이른바 사화·당쟁을 낳게도 했고, 또 나아가서는 군주의 위탁을 빙자한 변태적인 세도, 즉 세도정치를 출현하게도 하였다. 세도정치(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윤기[倫氣]

사람과 사람 사이에 서로 지켜야 할 도리를 지키고 행하여 통하게 되는 기운. 윤기가 통해야 심신상련하여 심법(心法)이 건너게 된다. 소태산대종사는 지금 세상은 전에 없던 문명한 시대가 되었다 하나 우리는 한갓 그 밖으로 찬란하고 편리한 물질문명에만 도취할 것이 아니라, 마땅히 그에 따르는 결함과 장래의 영향이 어떠할 것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라 하면서 인류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병맥(病脈)의 근원 가운데, “돈의 병에 대해 인생의 온갖 향락과 욕망을 달성함에는 돈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의리나 염치보다 오직 돈이 중하게 되어 이로 인하여 모든 윤기(倫氣)가 쇠해지고 정의(情誼)가 상하는 현상이라 이것이 곧 큰 병이라고 했다(대종경교의품34).

또한, “스승과 제자의 정의가 부자(父子)같이 무간하여야 가르치고 배우는 데에 막힘이 없고, 동지 사이의 정의가 형제같이 친밀하여야 충고와 권장을 주저하지 아니하나니, 그러한 뒤에야 윤기(倫氣)가 바로 통하고 심법(心法)이 서로 건네어서 공부와 사업하는 데에 일단의 힘을 이루게 되나니라”(대종경교단품1)고 했다. 정산종사는 윤기가 서로 소통하는 길에 대해 항상 심고할 때에 세상을 좋게 하며, 동지들을 좋게 하며, 천하의 모든 사람들을 다 좋게 하기로 심고하라. 천하와 동지의 고락을 자신의 고락으로 알고 나아가야 윤기가 바로 닿고 맥맥이 상통하여 큰 성공을 보나니라”(정산종사법어공도편40)고 했다.(원불교대사전)

정의[情誼]

서로 사귀어 친해진 정. 사람과 사람사이에 서로 인정의리은혜사랑 등을 느끼게 되는 기본 정서. 소태산대종사는 정의의 중요성에 대해 인생의 온갖 향락과 욕망을 달성함에는 돈이 먼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은 의리나 염치보다 오직 돈이 중하게 되어 이로 인하여 모든 윤기(倫氣)가 쇠해지고 정의(情誼)가 상하는 현상이라 이것이 곧 큰 병”(대종경교의품34)이라 했고, “스승과 제자의 정의(情誼)가 부자(父子)같이 무간하여야 가르치고 배우는 데에 막힘이 없고, 동지 사이의 정의가 형제 같이 친밀하여야 충고와 권장을 주저하지 아니하나니, 그러한 뒤에야 윤기(倫氣)가 바로 통하고 심법(心法)이 서로 건네어서 공부와 사업하는 데에 일단의 힘을 이루게 되나니라”(대종경교단품1)고 하여 정의가 통하여야 합심 합력의 위력이 나타난다고 했다.(원불교대사전)

문약의 폐[文弱-]

(1) 오직 글만 숭배하여 상무(尙武)의 기상과 풍채가 없어지고 나약해지는 폐단.

(2) 현실사회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약한 모습.(원불교대사전)

아만심[我慢心]

자기 스스로 잘난 체하고 높은 체하여 남을 가볍게 여기고 업신여기는 마음. 아상(我相)과 교만으로 가득 찬 마음. 법마상전급십계문 제1조에 아만심을 내지 말라고 했다. 아만심을 내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잘 아는 체하거나 잘난 체하지 말고 늘 겸손과 양보의 미덕을 가져야 한다. 아만심을 버리고 겸손과 양보의 미덕을 가질 때 대중의 존경을 받게 되고 국량이 넓어져 큰 인물이 될 수 있다.(원불교대사전)

공익심[公益心]

[개요]

개인의 사리사욕을 버리고 사회, 국가, 세계의 대중을 위하는 마음. 공심이라고도 한다. 이 마음은 신심(信心)과 더불어 원불교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다.

[내용]

과학문명이 발달해감을 따라 인간의 지식이 축적되어 지적능력이 강해졌다. 하지만 지적능력이 강해지면 자기를 중심으로 하는 사상이 형성되고,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다른 사람을 생각할 여유가 없어지며, 곧 자기중심의 개인주의이기주의가 되는 것이다. 한 개인이 다른 사람을 생각할 여유가 없이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을 자기가 가지려고만 하는 자들을 공익심 없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약소대중이 기거동작의 방향로를 모르고 도로에서 방황하는 이때에 공익기관을 확장하야 약소대중의 전로를 개척하자는 것이니라”(육대요령)고 했다. 소태산은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 곧 약소대중이 생활의 방향로를 모르고 방황하고 있을 때, 이러한 사람들을 잘살게 하는 것이 곧 공익심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따라서 모든 사람이 함께 잘살 수 있도록 공익기관을 확장하고, 또 모든 사람이 능력대로 활동할 수 있는 사회제도가 되어야 하며, 모든 사람이 자기 역량대로 할 수 있는 기회균등의 사회가 되는 것이 소태산이 말하는 공익사회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현대사회에 연결해 생각해 보면, 자본이 독점되고 특권층 중심의 사회제도는 선천(先天)시대 상극의 남은 찌꺼기이므로, 이러한 것들은 뿌리까지 뽑아내야 한다. 후천(後天)개벽의 시대는 서로가 함께 잘사는 상생의 열린 시대이므로, 모든 사람이 동등한 자격과 조건에서 출발할 수 있어야 하며, 또한 그렇게 되어야 모든 사람이 자기 역량대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익심 있는 생활은 자기 혼자만 잘살려는 것이 아니라 공도를 존중하는 것이요, 모든 사람이 함께 잘살 수 있도록 노력하는 생활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면 지금 시대는 어떤 병이 들었는가여섯째는 공익심 없는 병이니 과거 수천 년 동안 내려온 개인주의가 은산철벽(銀山鐵壁)같이 굳어져서 남을 위해 일하려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드물 뿐만 아니라 일시적 어떠한 명예에 끌려서 공중사를 표방하고 무엇을 하다가도 다시 사심의 발동으로 그 일을 실패중지하여 이로 말미암아 모든 공익기관이 거의 피폐하는 현상이라 이것이 곧 큰 병이니라”(대종경교의품34)라고 했다.

공익사회가 되지 못하는 것은 자기를 중심으로 하는 개인주의와 자기 혼자만 잘살려고 하는 이기주의가 만연하기 때문이다. 아파트에서 옆집에 강도가 들어와 위험에 처해 있어도 모른 체하는 것은 자기만을 위하려는 생각이며, 또 일시적으로 공익사업을 하다가도 중도에 그만두는 것도 공익사업을 하겠다는 철저한 자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나라는 한 개인이 곧 전체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사회공동체 의식에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을 소태산은 밝혀주고 있는 것이다. 소태산은 또 일 가정에 헌신하여 가정적으로 아버지와 같이 섬김을 받는 사람은 많이 있으나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서 대중을 위해 대중적으로 아버지와 같이 섬김을 받는 사람은 적은데 따라”(육대요령)라고 했다.

[공익심과 공도자]

보통 사람은 자기나 자기 가족만을 위해 살아가고, 사회에서 활동하는 것도 수입을 얻어 가정생활을 유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곧 한 가정에 헌신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소태산은 사람이 한 가정에 살면서도 나의 가정에만 헌신하는 국한을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을 나의 가족, 동포로 생각하고, 많은 사람을 도와주고 보살펴 가야 한다고 했다. 그리하면 한 가정에 머물렀던 내가 공도를 위해 헌신하는 공도자가 되고 공도자로서 숭배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소태산은 어렸을 때부터 가난한 마을사람들의 비참한 생활을 보아왔으므로, 약소대중이 도로에서 방황한다고 했고, 따라서 어떻게 하면 약소대중의 전로를 개척할 것인가 하는 곳에 소태산의 뜻이 있었다. 이에 많은 사람이 함께 잘살 수 있는 길로 공익심을 기르는 것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공익심 있는 사람이란 공도에 헌신하는 것이며, 어떠한 경우는 공도를 위해 자기희생도 하는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나 독립투사같이 나라를 위해 생명을 바친 것은 보다 많은 사람이 함께 잘살게 하려는 공익심에서 몸과 마음을 바쳐 활동한 것이다. 논어위령공편에서 이 몸을 죽여 어짐을 이룬다(殺身成仁)”고 했으니, 어짐을 이룬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함께 잘살게 하는 것이다. 공익의 입장에 서서 모든 사람과 함께 잘 살면 나의 생명은 모든 사람으로 확장된다는 뜻이다.(원불교대사전)

공중사[公衆事]

(1) 사회단체세계 또는 전체 대중을 위한 사업 또는 그러한 일. 줄여서 공사(公事)라고 쓰기도 한다.

(2) 제생의세(濟生醫世)의 목적으로 창립된 교단의 일 곧 교화교육자선의 모든 일과 이를 위한 모든 살림살이가 공중사이다. 소태산대종사는 제자들에게 우리의 목표가 도덕공부와 공중사업에 있음을 누누이 강조했고, 제자들 모두 최령한 인간으로서의 가치는 바로 도덕공부와 공중사업에 있음을 깊이 각인했다. 방언공사를 착수하면서 올린 제자들의 서약서에서 도덕공부과 공중사업에 대한 굳은 결심이 나타나고, 더 나아가 생명을 바치는 법인성사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인생의 목표는 도덕공부와 공중사업이라고 소태산은 강조했다.

공중사를 잘하자는 것은 원불교 창립의 동기이며 원불교 정신의 원형이다. 특히 도덕공부가 근본이 되나 이 또한 공중사를 잘하기 위한 것으로 소태산은 도덕공부를 한다고 하면서 편벽되게 정정(定靜)만 익혀서 신통을 바라는 제자를 크게 경계했다. 이 외에도 소태산은 공중생활을 하는 제자들에게 공물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 출가한 사람 곧 공인으로서 이유 없이 사가에 오래 머물거나 사사(私事)를 경영하는 것, 공중사에 협력하지 않는 것 등을 엄하게 경계했다. 또한 특신급 계문 첫 조항에서 공중사를 단독히 처리하지 말 것을 강조했는데, 곧 공인이라 하더라도 공중사를 해나갈 때 공의를 존중하고 공의에 따라 일을 처리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원불교대사전)

[세상의 병맥을 진단하시다.]

모경희 교무

주산종사께서 수필, <회보>36(원기 227)에 발표된 법문으로 교의품 34장과 35장으로 나뉘어 정리되었다.

부처님께서 인생은 괴로움의 바다라 하셨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병으로 인한 고통이다. 육체의 병은 고통을 감지하므로 쉽게 인식할 수 있으나, 정신에 병이 들면 상당히 깊어져도 자각하기 어렵다. 환자가 정신에 병이 들었음을 스스로 인식만 하여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며 더하여 정확한 진단이 따라야 할 것이다.

대종사께서는 '이 세상이 병 들었다'고 경고하셨다. 밖으로 찬란한 물질문명의 발전만큼이나 비례하여 안으로 인류의 정신의 병은 더욱 깊어져서 이대로 방치하면 장차 구하지 못할 위기에 빠지게 될 것임을 크게 걱정하셨다.

요즘 세태를 보면 부모와 자식의 천륜도 무너져 가고 있다. 돈 때문에 자식이 부모를 해하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나고 부부가 보험금에 욕심을 내어 목숨을 담보로 삼는 일도 이젠 별 뉴스거리가 되질 않는다. 인터넷으로 인한 청소년들의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져 가고 있으며, 자연 환경의 급속한 파괴로 인하여 머지않아 큰 위기가 닥칠 거라 하고 실지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대부분 먼 나라 일처럼 여기며 여전히 소비에 전력한다.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어디서에서 시작이 됐을까? 치료에 앞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의술에 있어 신의 경지라 불린 '화타'는 환자의 얼굴색과 증세만으로도 질병의 경중과 치료 가능 여부를 판단하였다고 한다. 세상에 혼재된 이 모든 문제의 양상을 어떻게 진단 할 것인가?

대종사께서는 세상의 갖가지 혼재된 증상들을 보시고 다음과 같이 진단을 내리셨다. 바로 '세상이 돈병, 원망병, 의뢰병, 배울 줄 모르는 병, 가르칠 줄 모르는 병, 공익심 없는 병이 들었다'고 하신 것이다.

'내가 한 생각을 얻은 뒤 이 세상을 둘러보니 몇 가지 무서운 병이 든지 오래 되었더라. 그 병을 낱낱이 드러내어 치료하여야 할 것인 바, 첫째는 자기가 남의 오장육부를 태워서 죽게 하는 원망병이요, 또는 자신의 힘을 무력하게 하여 자연히 말라 죽게 하는 의뢰병이요, 또는 소경에게 길 인도를 시켜서 대중이 함께 함정에 빠져 죽게 하는 불합리한 차별병이요, 또는 좋은 인물을 그대로 썩어 죽게 하는 안 가르치는 병이요, 또는 제 몸 제 가정만 알다가 죽게 하는 협심병 등이었다. 이 병을 낫게 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두고 보면 이 세상 사람들이 한꺼번에 죽을 땅에 들게 되겠으므로~' <선외록 78>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