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제9 천도품(薦度品) 26장
대종사 야회에 출석하사 등불 아래로 대중을 일일이 내려다 보시며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의 기운 뜨는 것이 각각 다르나니 이 가운데에는 수양을 많이 쌓아서 탁한 기운이 다 가라앉고 순전히 맑은 기운만 오르는 사람과, 맑은 기운이 많고 탁한 기운이 적은 사람과, 맑은 기운과 탁한 기운이 상반되는 사람과, 탁한 기운이 많고 맑은 기운이 적은 사람과, 순전히 탁한 기운만 있는 사람이 있도다.]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욕심이 많을수록 그 기운이 탁해져서 높이 뜨지 못하나니, 그러한 사람이 명을 마치면 다시 사람의 몸을 받지 못하고 축생이나 곤충의 무리가 되기도 하며, 또는 욕심은 그다지 없으나 안으로 수양과 밖으로 인연 작복을 무시하고 아는 데에만 치우친 사람은 그 기운이 가벼이 뜨기는 하나 무게가 없으므로 수라(修羅)나 새의 무리가 되나니라. 그러므로, 수도인이 마음을 깨쳐 알고, 안 뒤에는 맑게 키우고 사(邪)와 정(正)을 구분하여 행을 바르게 하면 마침내 영단을 이루어 육도의 수레 바퀴에 휩쓸리지 아니하고 몸 받는 것을 마음대로 하며, 색신을 벗어나서 영단만으로 허공 법계에 주유(周遊)하면서 수양에만 전공하는 능력도 갖추나니라.]
★★★★★★★★★★
인연작복[因緣作福]
인과보응의 이치를 믿고 좋은 인연을 많이 지어서 복을 만든다는 말. 사람이 짓는 선악의 업인에 따라 이에 상응하는 과보가 있다. 착한 인을 지으면 좋은 과보를 받게 되고, 나쁜 인을 지으면 나쁜 과보를 받게 된다. 이 세상의 모든 차별현상도 이러한 인과보응의 이치에 따라 형성된 것이다. 빈부귀천의 모든 차별도 선과 악의 업을 어떻게 짓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그러므로 인연을 잘 지어야 복락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인연을 잘 짓는다는 것은 진리에 바탕하여 육근을 작용하는 것이다. 또한 육근작용을 원만하게 하는 것이 바로 복을 장만하는 길이 되는 것이다. 인연작복은 인간의 삶을 숙명으로 받아들여 비관하거나 체념하는 소극적인 자세가 아니라 누구나 복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창조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인과의 이치를 표현하고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인연작복을 잘하고 못하는 것과 부귀빈천 되는 것이 다 다생겁래를 왕래하면서 불공 잘하고 못하는 데 있다”(《대종경》 교의품14)고 했다.(원불교대사전)
숙명[宿命]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운명. 선천적으로 타고난 운명. 숙분(宿分), 숙운(宿運)이라고도 한다. 인간을 포함한 우주만유의 일체(一切)가 어떤 힘이나 존재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 생각하여 그 지배하는 필연적이고 초인간적인 힘, 또는 그 힘에 의하여 신상에 닥치는 길흉화복을 숙명적이라고 보았으며, 이러한 사상을 숙명론(宿命論) 또는 운명론이라고 한다. 그러나 숙명에 의해 현생의 모든 일이 이미 선천적으로 결정되었다고 보는 숙명론은 인간의 자유의지를 부정하는 것이 되므로 원불교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자작자수의 인과 이법에 따른 것으로 본다.(원불교대사전)
사[邪]
바르지 못함. 요사스러운 것. 삿됨. 사기(邪氣)의 준말이기도 하다. 사기란 달리 말해서 바르지 못하고 요망스러움을 뜻한다. 사는 사심(邪心), 또는 사심잡념 등으로 붙여 쓰는 경우가 많다. 이 모두가 삿된 마음에서 비롯되어 사행(邪行)으로 치닫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사는 바르고 떳떳하지 못한 것으로서 소태산대종사는 사기와 악기를 거론하고 있다. 한 제자가 묻기를, 부처님은 다생겁래에 과보 받을 일을 짓지 않았는데 당대에 고난을 받았고, 소태산 역시 회상을 편 후 관변의 감시와 고통을 받는 이유가 무어냐고 했다.
이에 답하기를 “내가 알고는 죄를 짓지 아니하려고 공을 들인 지 이미 오래이나, 다생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을 교화할 때에 혹 완강한 중생들의 사기 악기가 부지중 억압되었던 연유인가 하노라”(《대종경》 인과품8)라고 했다. 사기와 악기가 고통의 주 원인이라는 것이다. 공자도 삿됨(邪)이 없음을 생각하라는 의미에서 ‘사무사(思無邪)’를 거론했다. 공자는 46~49세경에 《시경》을 정리하면서, 이미 사무사를 생각하며 인(仁)을 실천하도록 했다. 《주역》 ‘문언전’에서도 말하기를 ‘한사존기성(閑邪存其誠)’이라 하여, 삿된 마음을 막고 정성된 마음을 간직하도록 했다.
이 모두가 원만한 인품을 함양하기 위해 사특(邪慝)을 벗어나라는 뜻이다. 유교에서 대인의 인품은 이러한 사특함을 벗어나는 것에서 나타난다. 소태산은 삿됨이란 도덕을 모르고 자행하는 사도와 악도라 했다. “만일 도덕의 원리를 알지 못하고 사사하고 기괴한 것을 찾으며 역리와 패륜의 일을 행하면서 입으로만 도덕을 일컫는다면 이것은 사도와 악도를 행하는 것이니, 그 참 도에 무슨 상관이 있으며, 또는 무슨 덕이 화할 수 있으리요”(《대종경》인도품3)라고 했다. 따라서 사도와 악도는 이치를 벗어나는 패륜의 일이라고 한 것이다.
사도란 처음에는 이로운 것 같으나 필경에는 해독으로 돌아오게 되니, 이를 박멸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삿됨(邪)은 사술(邪術)이기도 하다. 공부 없이 도통을 바라는 무리, 노력 없이 성공을 바라는 무리, 사술로 대도를 조롱하는 무리, 모략으로 정의를 비방하는 무리들이 세상에 가득하다(《대종경》 전망품9)고 했으며, 이를 ‘낯도깨비’라 했다. 삿됨이란 이처럼 사술로 정법대도를 희롱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사술을 벗어나도록 했다. 정산종사는 본래 성품이란 청정하나 경계를 따라 정(正)이 사(邪)로 흐른다며 주의토록 했다.
우리의 성품은 경계를 만나서 바르게 발하면 정이 되고 굽게 발하면 사가 되나니 이것이 정사의 분기점이 된다(《정산종사법어》 원리편10)는 것이다. 공부인이 수행하는 도중에 빈딧불과 같이 나타나는 허령(虛靈)을 경험하면 정신을 차려서 그 마음을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거기에 낙을 붙여서 사로 흐르면 사도에 떨어져서 아수라의 무리가 되기 쉬우며, 그런 자는 정법 문하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대종경》 수행품39).(원불교대사전)
정[正]
(1) 옳고 바른 길. 정당하고 정의로운 길. 사(邪)에 상대되는 말.
(2) 일원상 진리의 한 측면을 설명하는 말. 견성에 있어서는 아는 것이 적실하여 모든 사물을 바르게 보고 바르게 판단하는 것. 양성에 있어서는 마음이 한편에 기울어지지 아니하는 것. 솔성에 있어서는 모든 일에 중도행을 하는 것.
(3) 변증법에 있어서의 정립(定立). 증명되어야 할 명제(命題).(원불교대사전)
색신[色身]
(1) 빛깔과 형상이 있어서 눈으로 볼 수 있는 몸. 인간의 육신.
(2) 불보살의 상호신(相好身). 빛깔도 형상도 없는 법신(法身)에 대하여 빛깔과 형상이 있는 신상(身相).
(3) 여자의 고운 몸매와 자태.(원불교대사전)
영단[靈丹]
(1) 깊은 수양으로 얻어진 신령스러운 마음의 힘. 심단(心丹)과 같은 말. 오래오래 수양의 공을 쌓아서 영단을 얻으면 심신의 자유를 얻고 삼계의 대권을 잡아 육도 윤회를 초월할 수 있다. 정산종사는 “잘 참기가 어렵나니, 참고 또 참으면 영단(靈丹)이 모이고, 꾸준히 하기가 어렵나니, 하고 또 하면 심력(心力)이 쌓이어 매사에 자재함을 얻나니라”(《정산종사법어》 법훈편42)고 하여 영단의 위력을 강조했다.
(2) 신령스러운 효험이 있는 단약.(원불교대사전)
주유[周遊]
한가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노는 것.(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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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의 청탁에 따라 가는 길이 달라진다]
<모경희 교무/성지송학중학교>
대종사께서 이리 읍내로 가시는 중 한 부인이 보따리를 이고 황급히 가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부부 싸움하고 도망가는구나." 연유를 여쭙는 제자에게 "그 여자 뒤에 남편의 기운이 추격하고 있다"고 하셨다.
또 예회에 참석한 교도가 곧 죽을 것을 아시고 치상의 업무를 분장하여 준비하도록 하명하셨다. 뜻밖의 말씀에 깜짝 놀라는 제자들에게 '식은 밥은 가까이서도 김이 올라가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비유하여 말씀하셨다. (박용덕 저 〈금강산의 주인되라〉 참조)
이는 '기운'에 관한 이야기로, 우리 보통 사람들은 보지 못하나 대종사께서는 분명하게 보시고 말씀해주신 여러 예화 중 하나이다.
현대의 과학에서는 물질의 궁극을 '정보'와 '힘'으로 보는데, 이때의 '에너지(힘)'는 질량의 다른 모습이라면 '기'는 정보의 다른 모습이라고 추정하는 사람도 있다. 물리학에서는 질량과 에너지를 측정할 수 없는 것은 존재의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 점에서 현재까지의 과학으로는 '기'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얻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대종사께서는 가끔 선방에 나오시어 남포 불을 한쪽으로 비키시고 "기운 뜨는 것이 밥솥에서 김 나오듯이 보인다"고 하시며 제자들의 기운 뜨는 것을 살피시고 그 마음을 지도하셨으며, 욕심의 많고 적음에 따라 기운의 청탁이 달라진다고 하셨으니, '기'는 반드시 있는 것이며 우리의 마음작용과 서로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은 분명하다.
대산종사께서는 기운을 다섯 가지로 세분하여 말씀하셨다. 탐욕이 많이 일어나는 사람에게 뜨는 검고 탁한 기운, 진심(嗔心)이 많이 일어나는 사람에게 뜨는 붉고 사나운 기운, 치심(痴心)이 많이 일어나는 사람에게 보이는 아래로 가라앉고 흩어지는 미한 기운, 착심이 많은 사람에게 뜨는 한번 붙으면 떨어지지 않는 기운, 그리고 도를 잘 닦은 사람의 희고 맑은 기운이 그것이다.
욕심이 많으면 탁한 기운이 아래로 처져서 명을 마치면 축생이나 곤충의 몸을 받기가 쉽고, 욕심은 별로 없으나 안으로 수양력이 없고 밖으로 인연 작복(作福)이 없이 아는 데에만 치우치면 그 기운이 가벼이 뜨기는 하나 무게가 없어 새나 수라보를 받기 쉽다고 하셨으니, 우리의 마음작용과 긴밀한 관계가 있는 이 '기운'은 죽음 이후에도 그 향방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을 미침을 알 수 있다.
대종사께서는 '삼대력'을 갖추면 육도를 자유자재할 수 있다고도 하셨는데, 이는 다음 27장의 법문과도 연결되므로, 다음 장에서 공부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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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氣運]
(1) 생물이 살아 움직이는 힘.
(2)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히 차서 만물이 나고 자라는 힘의 근원. 오관(五官)으로 느끼기는 하나 눈에 띄거나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을 말한다. 정산종사는 영지(靈知)가 주가 되어 기운을 머금은 즉 동물이 되고, 기운이 주가 되어 영지를 머금은 것이 식물이라 했다(《정산종사법어》 원리편15).
(3) 시세가 돌아가는 형편.(원불교대사전)
영지[靈知]
(1) 신령스럽게 앎. 신령스러운 지혜.
(2) 진리의 소소영령(昭昭靈靈)함을 나타내는 말.
(3) 정신에서 발현되는 지혜. 마음에 분별과 주착이 없는 가운데 영묘하게 앎이 나타나는 것.(원불교대사전)
★★★★★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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