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제3 수행품(修行品) 19장
대종사 이 순순(李旬旬)에게 물으시기를 [그대는 재가 공부(在家工夫)를 어떻게 하는가.] 순순이 사뢰기를 [마음 안정하기를 주장하나이다.] 또 물으시기를 [어떠한 방법으로 안정을 주장하는가.] 순순이 사뢰기를 [그저 안정하고자 할 따름이옵고 특별한 방법을 알지 못하나이다.]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무릇, 사람에게는 항상 동과 정 두 때가 있고 정정(定靜)을 얻는 법도 외정정과 내정정의 두 가지 길이 있나니, 외정정은 동하는 경계를 당할 때에 반드시 대의(大義)를 세우고 취사를 먼저 하여 망녕되고 번거한 일을 짓지 아니하는 것으로 정신을 요란하게 하는 마(魔)의 근원을 없이하는 것이요, 내정정은 일이 없을 때에 염불과 좌선도 하며 기타 무슨 방법으로든지 일어나는 번뇌를 잠재우는 것으로 온전한 근본 정신을 양성하는 것이니, 외정정은 내정정의 근본이 되고 내정정은 외정정의 근본이 되어, 내와 외를 아울러 진행하여야만 참다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되리라.]
★★★★★★★★★★
이 순순[李 旬旬]
본명은 인명(仁明). 법호는 이산(二山). 법훈은 대호법. 소태산대종사의 구인제자 가운데 한 사람. 1879년 9월 1일 전남 영광군 백수면 천정리에서 부친 다익(多益)과 모친 김씨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소태산이 대각하기 전, 어려운 가정 살림을 곁에서 보살펴 주기도 했고, 민어 파시(波市)로 유명한 탈이섬으로 함께 장사를 다녀오기도 했다. 소태산이 대각하자 김기천의 인도로 12세나 연하인 소태산의 제자가 되어 저축조합ㆍ방언공사ㆍ법인기도 등에 동참했다.
소태산이 전무출신을 하지 않고 재가로 있는 이순순에게 ‘외정정(外定靜) 내정정(內定靜)’의 재가공부길을 가르쳐준 일이 있는데, 이를 정리한 법문이 《대종경》 수행품 19장이다. 천성이 호걸다워 호탕하게 놀기를 좋아하는 남자다운 성격을 가진 일면 온순 다정하기도 했다. 키가 크고 기상이 늠름하여 의용(儀容)이 활발했던 이산은 교단 창업기 인화(人和)의 표본적 인물이다. 1941년(원기26) 63세를 일기로 영광에서 열반했다.(원불교대사전)
정정[定靜]
마음이 안정되고 고요한 것. 안정됨은 마음이 확고하여 흔들리지 않음이고, 고요함은 마음속에 욕심이 가라앉고 청정한 일심을 간직함을 의미한다. 정(定)은 마음을 하나로 안정시켜 삼매의 경지가 되어 흩어지지 아니하는 것. 정(靜)은 천만 경계에도 마음이 끌려가지 아니하는 것. 내정정 외정정이 있다. 내정정은 일이 없을 때 염불ㆍ좌선 등으로 번뇌를 잠재워 온전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것. 외정정은 경계를 당해서 대의(大義)로 취사하여 정신을 요란하게 하는 마(魔)의 근원을 없애는 것. 내정정과 외정정은 서로 근본이 되므로 아울러 닦아야만 참다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된다(《대종경》 수행품19).
원불교에서는 생활속의 공부를 강조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외정정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수양연구요론》에서는 정정을 통해 마음과 기운이 온전히 조화를 이루고 이에 바탕하여 깨달음을 얻는 수행을 지향한다. 《수심정경》에는 외정정을 “뜻을 태산같이 굳게 세워 천만 경계에도 흔들리지 아니하는 것”이라 했고, 내정정은 “안으로 마음이 어지럽지 않아서 마음바다가 평화롭고 천만번뇌를 영원히 끊는 것”이라 했다.(원불교대사전)
외정정[外定靜]
바깥 경계에 마음이 끌려가지 않고 마음의 안정을 얻는 정신수양 공부. 내정정(內定靜)에 상대되는 말. 밖으로는 동(動)하는 경계를 당하여 대의로 취사하여, 망녕되고 번거한 일을 짓지 않는 것으로써 정신을 요란하게 하는 마(魔)의 근원을 없이 하는 공부. 정산종사는 외정정 공부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첫째는 큰 원을 발함이니, 원하는 마음이 지극하여 천만 가지 세상 인연이 앞에 가로놓여도 보되 보이지 않고 조금도 마음에 걸리지 않기를 서가세존께서 한 번 대도에 발심하매 왕궁의 낙과 설산의 고가 조금도 마음에 머물지 않듯 하는 것이요, 둘째는 큰 신심을 발함이니, 신심이 지극하여 천만가지 세상 법이 비록 분분하여도 다시 사량 취사하는 마음이 없기를 혜가(慧可)께서 한 번 믿어 뜻을 결정하매 몸을 잊고 법을 구하듯 하는 것이요, 셋째는 큰 분심을 발함이니, 분심이 지극하여 천만 장애가 포위 중첩하여도 두렵고 물러나는 마음이 없기를 십이사도가 위험을 무릅쓰고 도를 지켜 죽어도 말지 않듯 하는 것이라, 이 세 가지가 있으면 자연 뜻이 태산 같이 서서 흔들림이 없으리라”(《정산종사법어》 경의편66).(원불교대사전)
내정정[內定靜]
원불교 삼학수행의 한 방법으로 외정정과 함께 동정간에 마음의 안정을 얻는 공부법이다. 즉 일이 없을 때 염불이나 좌선으로 어지럽게 일어나는 천만 번뇌를 고요하게 잠재워 무념의 경지에 들어가 온전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공부법이다.
소태산대종사는 “사람에게는 항상 동과 정 두 때가 있고 정정(定靜)을 얻는 법도 외정정과 내정정의 두 가지 길이 있나니, 외정정은 동하는 경계를 당할 때에 반드시 대의(大義)를 세우고 취사를 먼저 하여 망녕되고 번거한 일을 짓지 아니하는 것으로 정신을 요란하게 하는 마(魔)의 근원을 없이하는 것이요, 내정정은 일이 없을 때에 염불과 좌선도 하며 기타 무슨 방법으로든지 일어나는 번뇌를 잠재우는 것으로 온전한 근본정신을 양성하는 것이니, 외정정은 내정정의 근본이 되고 내정정은 외정정의 근본이 되어, 내와 외를 아울러 진행하여야만 참다운 마음의 안정을 얻게 되리라”(《대종경》 수행품19) 라고 하여 외정정 내정정의 공부법을 밝히고 있다.
정산종사는 “내정정은 안으로 마음이 요란하지 않게 하는 공부인 바, 첫째는 염불 좌선을 할 때와 일체 일 없는 때에 어지러운 생각이 일어나지 않게 하여 그 일심을 기르는 것이요, 둘째는 행주 동작과 일체 일 있는 때에 그 뜻이 올발라서 비록 찰나간이라도 망념이 동하지 않게 하는 것이요, 셋째는 사상(四相)이 공하고 육진(六塵)이 조촐하여 경계를 대하되 경계를 잊고 착 되지도 물들지도 않는 것”(《정산종사법어》 경의편66)이라고 밝히고 있다.(원불교대사전)
번뇌[煩惱]
(1) 근본적으로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을 나타내는 불교 심리용어. 인도불교의 유부에 속하는 《입아비달마론》에서는 “심신을 번난핍뇌(煩亂逼惱)하여 상속하는 까닭에 번뇌라고 이름한다”고 했다.
(2) 사념(邪念)ㆍ망념(妄念)ㆍ잡념(雜念)ㆍ미혹(迷惑)ㆍ무명(無明) 등 경계에 끌려 다니거나, 몸과 마음을 괴롭히고 소란케 하는 정신작용의 총칭. 부처마음을 보리심이라고 하는데 대해 중생마음을 번뇌심이라고 한다. 육체의 병은 몸을 괴롭혀 고통스럽게 하고, 번뇌는 마음을 괴롭혀 어지럽게 한다. 경계에 마음이 끌려다니면 번뇌심이 일어나고, 번뇌심이 일어나면 괴로움에 허덕이게 되고 온갖 죄업을 짓게 된다. 대승불교에서는 번뇌가 바로 깨달음이라 하여 번뇌의 성품이 비었음을 깨우치는 것이 번뇌를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방법의 첩경임을 설명하며, 수많은 번뇌 가운데서 깨우치는 대승적 해결로서 초기 불교에서의 번뇌에 대한 여러 가지 분류와 이의 세세한 대치보다는 마음의 걸림 없음을 통해 보살행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원불교대사전)
★★★★★★★★★★
[외정정과 내정정으로 마음안정]
<장원경 교무/영산선학대학교>
수행품 19장에서는 동하고 정할 때 온전한 근본 정신을 양성하는 두가지 길로 외정정과 내정정을 말씀해 주셨다.
참다운 마음의 안정은 외정정과 내정정이 서로 근본이 되도록 공부할 때라야 찾아오는 것이다.
내정정은 한가할 때 마음을 안정하는 방법이다.
내정정 공부는 염불과 좌선으로 해나가는데 저녁에는 염불로써 마무리 하고 아침에는 좌선을 하여 수양의 깊은 경지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침에 1시간 좌선 하는 것은 그 일 그 일에 일심하는 정신수양의 출발이다.
낮에 활동할 때는 그 일 그 일에 일심하는 수양력을 강하게 나타낸다.
새벽에 좌선을 할 때 깊은 수양력을 체험하지 못하면 그 일 그 일에 일심이 될 수 없다.
내정정은 일어나는 번뇌를 없애서 온전한 근본 정신을 양성하는 것이다.
두렷하고 고요한 성품을 체득해서 발현시키면 욕심경계에서도 흔들리지 아니하는 큰 마음의 힘이 생긴다.
이러한 내정정은 외정정의 바탕이 된다.
실제로 처음에 좌선과 염불할 때는 오히려 잡념이 더 치성하다.
마음이 고요해지다 보니 전에 안 보이던 잡념이 더 잘 보이게 되는 것이다.
외정정은 경계를 당할 때 대의를 세우고 욕심을 항복받는 공부이다.
한 경계 한 경계를 당할 때에 정할 때 쌓은 수양력을 바탕으로 경계에서 수양의 힘을 강하게 하는 것이다.
정할 때의 수양은 성품의 밑바닥을 파헤친 깊은 정력을 쌓는 수양이라면 동할 때의 수양은 한 경계 한 경계에 부딪히며 단련된 강한 정력이다.
깊은 정력은 경계를 대해야 강해지고 그 효과가 나타나며 강한 정력은 다시 깊은 정력으로 함축되어야 더욱 큰 힘이 쌓여 진다.
옳은 일에 일심하는 것이 정신수양의 일심이다.
하루동안에 그 일 그 일에 일심하는 강한 수양력에 바탕해야 이튿날 새벽에 좌선이 잘된다.
동할 때에 산란한 경계에 끌리지 않는 것은 그 일 그 일에 일심하는 것이다.
그 일 그 일에 일심하는 것은 염불과 좌선으로 쌓은 일심 정력을 그대로 활용하는 것이다.
내정정과 외정정은 서로 도움이 되고 바탕이 된다.
진정으로 외정정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대도를 이루고자 하는 큰 원을 발해야한다.
공부인이 원하는 마음이 지극하면 낙과 고가 마음에 머물지 않는다.
그리고 진정으로 내정정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염불과 좌선 할 때와 일체 일 없는 때에 어지러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게하여 그 일심을 기르는 것이다.
밖으로 육근을 통하여 생기는 욕심, 내부에서 일어나는 잡념을 뿌리채 없애는 방법이 곧 내정정과 외정정이다.
공부인이 진급하는데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THE END-
'대종경(大宗經) > 제3 수행품(修行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3 수행품(修行品) 21장 (0) | 2014.10.03 |
---|---|
제3 수행품(修行品) 20장 (0) | 2014.10.03 |
제3 수행품(修行品) 18장 (0) | 2014.10.02 |
제3 수행품(修行品) 17장 (0) | 2014.10.02 |
제3 수행품(修行品) 16장 (0) | 2014.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