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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경(大宗經)/제5 인과품(因果品)

대종경(大宗經) 제5 인과품(因果品) 28장

<20190815 광복절 법인성사 50일 정진기도 46일차>

대종경(大宗經) 제5 인과품(因果品) 28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옛날 어떤 선사는 제자도 많고 시주도 많아서 그 생활이 퍽 유족하였건마는, 과실 나무 몇 주를 따로 심어 놓고 손수 그것을 가꾸어 그 수입으로 상좌 하나를 따로 먹여 살리는지라, 모든 제자들이 그 이유를 물었더니, 선사가 대답하기를 “그로 말하면 과거에도 지은 바가 없고 금생에도 남에게 유익 줄 만한 인물이 되지 못하거늘, 그에게 중인의 복을 비는 전곡을 먹이는 것은 그 빚을 훨씬 더하게 하는 일이라, 저는 한 세상 얻어 먹은 것이 갚을 때에는 여러 세상 우마의 고를 겪게 될 것이므로, 나는 사제의 정의에 그의 빚을 적게 해 주기 위하여 이와 같이 여가에 따로 벌어 먹이노라” 하였다 하니, 선사의 그 처사는 대중 생활하는 사람에게 큰 법문이라, 그대들은 이 말을 범연히 듣지 말고 정신으로나 육신으로나 물질로나 남을 위하여 그만큼 일하는 바가 있다면 중인의 보시 받은 것을 먹어도 무방하려니와, 만일 제 일 밖에 못 하는 사람으로서 중인의 보시를 받아 먹는다면 그는 큰 빚을 지는 사람이라, 반드시 여러 세상의 노고를 각오하여야 하리라. 그러나, 대개 남을 위하는 사람은 오히려 보시 받기를 싫어하고 제 일 밖에 못 하는 사람이 도리어 보시 받기를 좋아하나니, 그대들은 날로 살피고 때로 살피어 대중에게 큰 빚을 지는 사람이 되지 아니하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할지어다.]

 

{대종경} 제5 인과품 28장

대중의 보시를 함부로 받지 마라

 

옛날 어느 선사가 과실수를 심어서 상좌를 먹여 살렸다.

제자는 “스님 절 형편이 넉넉한데 상좌를 따로 과실을 심어 먹이는 연유가 무엇입니까?” 라고 물었다.

주지 스님은 “전생이나 금생에 복지은 바도 없는 상좌가 아니냐? 신도들이 복을 비는 전곡을 먹이면 그 빚이 얼마나 크겠느냐, 그는 갚을 능력이 없지 않느냐”며 “한생을 얻어먹고 여러 생을 우마(牛馬)가 되어 갚게 될 줄을 내가 잘 알기에 빛을 덜어 주고자 과일 나무를 심는 것이다”고 하였다.

이어 한 마디 덧붙이기를 “이것이 사제간에 정의(正意)이다.”고 말했다.

선사의 처사한 내용을 들으시고 소태산 대종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이 법문을 가볍게 듣지 말아라. 정신·육신·물질로 남을 위하는 노력이 없이 중인의 보시를 받는다면 큰 빚을 지는 것이다. 반드시 여러 생의 노고를 각오 하여야 할 것이다.”

중국의 한산과 습득은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의 후신으로 유명하다. 어느 날 한산과 습득은 암자를 가다가 소떼를 만났다.

먼저 한산이 소들에게 말을 건넸다.

“어이! 스님네들 소가죽 쓰고 사는 맛이 어떠한가? 시주 물건 잘도 쓰더니만 이렇게 될 줄을 몰랐단 말인가?”

이번에는 습득이 소리를 쳤다.

“오늘은 여러 도반들과 무상 법문을 나눌까 하네. 법문이라면 자네들도 능하지 않는가? 내가 부르는 대로 이쪽으로 나오게나”

“동화사 경진 스님!” 그러자 누렁소 한마리가 ‘음메!’하고 나오더니 두사람 앞에 무릎을 끓고 절을 했다.

“다음은 천관사 형지 스님!” 다음은 “정은사 일곡 스님!…” 이렇게 이름을 불러대자 30여 마리 소들이 걸어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한산과 습득은 법문을 했다.

“스님들, 수도인이 소가죽 쓰는 과보를 당하니 어떻소? 무슨 죄목으로 소 가죽을 쓰게 된 줄 아시오?”하며 일일이 열거했다.

첫째 시주밥 먹고 수도에 등한 한 죄목이요, 둘째 시주물을 받아먹고는 축원 하여 주지 않는 죄목이요, 셋째 시주물을 물쓰듯 낭비한 죄목이니, 인과 보응의 진리로 보면 소가 되어 빚을 갚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모든 소들이 무릎을 끓고 눈물을 흘리는데, 한산과 습득은 혀를 차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수도인들이 대중들의 복을 비는 재물을 축 내면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갚아야 한다는 법문이다.

소태산 대종사님은 “인과를 아는 사람은 보시 받기를 싫어하고 대중들이 복을 비는 재물에 함부로 손을 대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러나 “인과를 모르는 사람은 보시 받기를 좋아 하며 참으로 두려움도 없이 대중들의 보시물에 손을 잘 댄다”고 하였다.

 

<하섬해상훈련원장 / 박남주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