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품(薦度品) 22장
대종경(大宗經)
제9 천도품(薦度品) 22장
대종사 선원 대중에게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이 이와 같이 세간의 모든 애착과 탐착을 여의고 매일매일 법설을 들어 정신을 맑히고 정력을 얻어 나가면 자신의 천도만 될 뿐 아니라 그 법력이 허공 법계에 사무쳐서 이 주위에 살고 있는 미물 곤충까지도 부지중 천도가 될 수 있나니, 비하건대 태양 광선이 눈과 얼음을 녹히려는 마음이 없이 무심히 비치건마는 눈과 얼음이 자연 녹아지듯이 사심 잡념이 없는 도인들의 법력에는 범부 중생의 업장이 부지중에 또한 녹아지기도 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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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설[法說]
공식적으로는 법계(法階) 정사(正師) 이상 된 분이 법회에서 행하는 설교. 일반적으로는 ‘법 있는 말씀’으로 깨우침과 실천을 위해 설하는 스승의 모든 가르침과 말씀을 뜻한다.(원불교대사전)
정력[定力]
정신수양으로 마음에 요란함이 없이 정신통일이 된 상태를 통해 얻게 되는 힘. 선정(禪定)에 의하여 마음을 적정(寂靜)하게 이끄는 힘이다. 또한 동적으로 천만경계에 부딪쳐서도 정신이 흔들리지 않는 힘을 말한다. 수양력ㆍ연구력ㆍ취사력의 삼대력 가운데 수양력을 가리킨다. 소태산대종사는 동정간에 끊임없이 삼대력 얻는 공부 길을 제시했다. 수양력 곧 정력을 쌓는 길에도 두 가지 길이 있다고 했다. 먼저 염불ㆍ좌선 등의 정(靜)공부가 있고, “이 일을 할 때 저 일에 끌리지 아니하고, 저 일을 할 때 이 일에 끌리지 아니하는 일심공부”(《대종경》 수행품9)의 동(動)공부를 통하여 동정일여의 정력을 얻는 길을 제시했다.(원불교대사전)
법력[法力]
① 법신불 사은의 위력의 약자. 열반식 또는 종재식 심고문에 ‘법신불 사은이시여! 한량 없는 법력과 광명을 내리시와’로 쓰이고 있다.
② 일원상 진리를 신앙하고 수행함으로써 얻은 힘. 특히 수양력ㆍ연구력ㆍ취사력의 삼대력을 말한다.(원불교대사전)
허공법계[虛空法界]
보이지 않는 진리를 텅 빈 허공에 비유한 말. 진리는 허공과 같아서 텅 비어 있으되 모든 법과 조화를 다 포함하고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천지만물 허공법계가 다 부처 아님이 없다”(《대종경》 교의품4)고 했는데, 이때의 허공법계는 보이지 않는 진리계를 말한다.(원불교대사전)
사심[私心]
공심(公心)에 상대되는 말로서 자기 개인과 자기 가족만을 위한 자기중심의 이기심을 말한다. 사(私)라는 말은 또한 원래 공(公)과 상대되는 말로 일반적으로는 가치중립적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공(公)과 사(私)의 두 영역이 있을 수밖에 없고 적절한 조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사욕(私慾)이나 사견(私見)ㆍ사사(私邪) 등과 같은 합성어에서 사(私)는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이유는 사(私)는 자연히 자타(自他)를 구별하는 데서 출발하므로 자기를 먼저 생각하는 것은 거의 본능에 속하는 것이다.
사람이 진리를 깨치지 못하고 보면 자기에 국집하여 자기만 위하려는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 시기하고 질투하면서 분쟁을 일으켜 끊임없는 고통을 받게 된다. 그러나 사람이 수행을 통해 진리를 깨닫고 보면 모든 것은 변화하기 때문에 자기라고 집착할 고정된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없고, 또한 이 몸과 마음은 사은(四恩)의 공물(公物)로 오직 보은의 의무가 있을 뿐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또한 불생불멸(不生不滅)과 인과보응(因果報應)의 이치를 알고 보면 진정으로 자기를 위하는 것은 남을 위한 일, 공익을 위하는데서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원불교대사전)
업장[業障]
전생에 악업을 지은 죄로 인하여 받게 되는 온갖 장애, 마장(魔障). 삼독 오욕심이 많다든가, 시기 질투심이 강하다든가, 중상모략을 좋아한다든가 하는 것은 다 업장이 된다. 또 금생에 가난하다거나 게으른 것도 전생의 악업으로 인한 업장이다. 업장이 두터운 사람은 정도 수행을 방해하므로 업장이 다 녹을 때까지 끊임없이 참회 개과하고 수행 정진해야 한다.(원불교대사전)
도인[道人]
(1) 마음공부를 잘하여 인격이 뛰어나거나 일원의 진리를 깨친 사람. 곧 일원의 위력을 얻고 일원의 체성에 합한 사람. 소태산대종사는 “참 도인은 사람의 총중에서 사람의 도를 행할 따름으로 자기가 도인이 아니면 도인을 보아도 도인인 줄을 잘 알지 못하나니, 자기가 외국말을 할 줄 알아야 다른 사람이 그 외국 말을 잘하는지 못하는지를 알 것이며 자기가 음악을 잘 알아야 다른 사람의 음악이 맞고 안 맞는 것을 알 것이다. 그러므로, 그 사람이 아니면 그 사람을 잘 알지 못한다”(《대종경》 인도품59)고 했다. 정산종사는 “도인들은 물욕에 담박하고 명예에 초월하여, 혹 대중을 위해 부득이 위를 가질지라도 오직 상(相)없는 봉공을 할 따름이요, 물욕이나 명예심으로 사업을 한다든지 권리를 탐하여 오래 그 위에 머물지는 않는다”(《정산종사법어》 공도편59)고 했다.
(2) 불도에 들어간 사람. 곧 출가 수행승. 선종에서는 동행(童行: 출가하고자 발심하여 사찰에 머물고 있으면서 아직 정식으로 득도하지 않은 나이 어린 행자)을 가리키는 경우가 있다.
(3) 도교를 수행하는 사람. 곧 도사(道士).
(4) 신종교인 천도교를 믿는 사람을 말하기도 한다. 도자(道者)라고도 한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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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력이 천도에 미치는 위력(定力)]
<모경희 교무/성지송학중학교>
세간의 애착 탐착을 놓고 정신을 맑히어 정력(定力)을 얻어나가면 자신 천도는 물론이요, 그 법력이 허공법계에 사무쳐서 주위에 살고 있는 미물곤충까지도 부지중 천도가 된다고 하셨다.
정력은 수양력(修養力)이라고도 한다. 천만가지로 흩어지는 우리의 정신을 멈추고 가라앉히고 닦아서 일심(一心)이 되고 본래의 천성을 기르는 공부를 오래오래 하면, 철주(鐵柱)의 중심이 되고 석벽(石壁)의 외면(外面)이 되어 부동심(不動心)이 되기 때문에 정력이라고 하는 것이다.
대산종사께서는 '우리가 모태 중에 있을 때는 대종사님과 부처님, 예수님, 공자님과 같이 똑같은 보물을 가졌는데, 세상에 나와서는 세 가지 도적 때문에 껍질만 남게 된다'고 하셨다. 곧 눈·귀·입으로 보고 듣고 말하여 늘 밖의 경계에 쏠려 정신이 흩어지니, 우리의 자성보물이 온전함을 잃고 껍질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먼 길을 나설 때에 여비가 제일 아쉽듯 죽음의 길을 나설 때에는 제일 아쉬운 것이 정력이며, 정력이 있어야 자유로이 소요하기도 하고 태어나고 싶은 곳에 임으로 태어날 수도 있다'고 하셨다. 마음이 한번 정하면 천만 경계라도 움직이지 못하니, 권리가 상대에 있지 않고 모두 나에게 있다. 그러므로 삼세의 업력을 임의로 굴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그 힘은 주위에도 미쳐가서 지옥중생도 부지중 천도를 받게 된다. 마치 무심히 비추는 태양빛에 눈과 얼음이 자연 녹듯이, 주변에 있는 중생들의 업장이 부지중 녹아지기 때문이다.
참을 수 없는 경계나 큰 어려움에 봉착하였을 때, 법력이 크신 스승님을 찾아가 뵈면 특별히 말씀을 올리거나 가르침을 받지 않아도 우연자연 근심 걱정이 녹아지고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더라는 선진님들의 경험담을 우리는 많이 들었다.
필자도 학생 시절, 현 삼동원 초창기에 대산종사님 가까이에서 잠시 생활했던 적이 있다. 잠자리가 부족하여 새우잠을 자고 우물의 물이 얼어 세수를 못하기도 하였다. 도반들과 오전에는 공부하고 오후에는 산에 올라 나무를 하였는데, 천하에 근심 걱정이 없고 마냥 행복하였다. 그렇게 평생을 살아도 여한이 없을 것 같았는데, 당시는 이유를 몰랐으나 세월이 지나면서 모두가 대산종사님의 법력의 힘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스승님의 법력에 힘입어 일체의 사심 잡념이 자연이 녹아지고, 청정한 마음에는 업이 붙을 곳이 없으니 자신도 모르는 중 제도나 천도를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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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심[不動心]
수양력이 쌓여서 마음이 천만 경계에 부딪쳐서도 거기에 흔들리거나 움직이지 아니하는 마음. 인간의 마음은 변화무상해서 경계 따라 흔들리고 찰나에도 변화한다. 밖으로 경계를 대하되 태산교악과 같은 의지와 안으로 마음을 지키되 허공과 같은 청정심으로, 동(動)하여도 동하는 바가 없고 정(靜)하여도 정하는 바가 없는 마음이 곧 부동심이다. 천만경계가 내 마음에 와 부딪쳐도 그 경계가 마음속에 그림자를 남기지 앉아 명경지수(明鏡止水) 같은 마음이다. 부동심이 되면 색(色) 경계에서도 색에 끌리지 않고 권세나 명예나 재물에도 흔들리지 않아 철주중심 석벽외변(鐵柱中心 石壁外面)의 수양력을 갖게 된다.
소태산대종사는 수양력을 얻어 나가는 두 길을 밝히고 있다. 하나는 기질(氣質)의 수양, 둘은 심성(心性)의 수양이다. “군인이 실지 전쟁에서 마음을 단련하여 부동심(不動心)이 되는 것은 밖으로 기질을 단련한 수양이요, 수도인이 오욕의 경계 중에서 마군(魔軍)을 항복받아 순역 경계에 부동심이 되는 것은 안으로 심성을 단련한 수양이라, 군인이 비록 밖으로 기질의 수양력을 얻었다 할지라도 안으로 심성의 수양력을 얻지 못하면 완전한 수양력이 되지 못하고, 수도인이 또한 안으로 심성의 수양력은 얻었으나 실지의 경계에 단련하여 기질의 수양력을 얻지 못하면 또한 완전한 수양력이 되지 못하나니라”(《대종경》 수행품16)라고 했다.(원불교대사전)
태산교악[泰山喬嶽]
(1) 큰 산과 웅장한 봉우리라는 뜻.
(2) 사람의 인품과 능력이 출중하여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인물을 비유하는 말로 쓰인다. 정산종사 찬술의 ‘대종사성비명’ 서(序)에서 소태산을 “기상은 태산교악같으시나 춘풍화기(春風和氣)의 자비가 겸전하시고”라고 표현했다.(원불교대사전)
순역경계[順逆境界]
좋은 일과 나쁜 일에 직면하는 것. 순경과 역경, 순리와 역리, 순연과 악연 등 모든 것이 마음먹은 대로, 순리대로 잘 풀리는 것과 원하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하여 어려움을 겪는 일을 말한다.(원불교대사전)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