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Aid Perfection) 2014. 11. 23. 00:22

대종경(大宗經)

9 천도품(薦度品) 14

한 제자 여쭙기를 [저는 아직 생사에 대한 의심이 해결되지 못하와 저의 사는 것이 하루살이 같은 느낌이 있사오며, 이 세상이 모두 허망하게만 보이오니 어찌하여야 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옛 글에 "대개 그 변하는 것으로 보면 천지도 한 때를 그대로 있지 아니하고, 그 불변하는 것으로 보면 만물과 내가 다 다함이 없다."한 귀절이 있나니 이 뜻을 많이 연구하여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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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속성, 변과 불변]

<모경희 교무/성지송학중학교>

소동파가 달 밝은 밤 유배지인 황주의 적벽 아래에서 배를 띄우고 노닐 때에, 손님 한 사람이 과거 조조가 주유에게 공격을 당하던 적벽대전을 생각하고 일세의 영웅들도 흔적이 없이 사라지듯 하루살이와 같은 인생의 덧없음을 한탄하였다. 이에 소동파가 화답을 하니 그 중 일부가 바로 '대개 그 변하는 것으로 보면 천지도 한 때를 그대로 있지 아니하고, 그 불변하는 것으로 보면 만물과 내가 다 다함이 없다'이다.

세상 만물이 모두 허망하게만 느껴진다는 제자에게 대종사께서 소동파의 <적벽부>중 일부인 위의 글귀를 내리시며 연구해 보라 하신 말씀이 이 14장 법문의 내용이다.

살아가면서 어느 날 문득 허무함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인데, 그 마음 저변에는 영원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이다. 모든 물질은 지···풍 사대에 의지한 것이다. 우리의 몸도 다만 사대의 일시적인 화합일 뿐이며, 현상계의 모든 것은 매순간마다 생멸 변화한다.

대종사께서 우주는 성주괴공으로, 만물은 생노병사로, 사생은 육도로 변화를 한다고 하시어 내용 따라 크게 분류해 주셨지만, 세밀하게는 어느 것 하나 한 순간도 고정됨이 없다.

그렇다면 이 모든 변화는 무엇이 들어서 작용하는가? 지수화풍 사대를 모아 내 육신을 만든 그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들어서 말하고 듣고 무상함을 느끼는가? 보고 듣고 앉고 서고 말하며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지 소소영령하게 보는 이것은 무엇인가? 지금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그 주체는 무엇인가?

정산종사께서는 '이 세상은 변하는 이치와 불변하는 이치로 이룩되어 있나니, 우주의 성주괴공과 사시의 순환이며 인간의 생로병사와 길흉화복은 변하는 이치에 속한 것이요, 불변하는 이치는 여여 자연하여 시종과 선후가 없는지라 이는 생멸 없는 성품의 본체를 이른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현상은 어느 것 하나 고정됨이 없어 '이것'이라 할 것이 없으나, 천만 변화를 주재하는 그 바탕 된 참 실상은 수억 겁을 통하여 한 번도 죽어본 일이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하여 죽지 않는 것이다.

과거 부처님께서도 "천지를 볼 때에도 무상(無常)으로 생각하고 만물을 볼 때에도 무상으로 생각하고 세계를 볼 때에도 무상으로 생각하라. 그 중에 오직 영각(靈覺)의 성품이 무상하지 아니하여 여여 자연 하나니라"하시고 이와 같은 관법(觀法)을 가지면 빨리 도를 얻게 되리라 하셨으니 부지런히 연마하여 생사문제를 해결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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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영령[昭昭靈靈]

소소(昭昭)는 사리가 밝고 뚜렷한 모양을 말한다. 소소영령하다는 것은 마음이 깨어 있어 밝고 신령스러운 것을 묘사하는 용어이다. 정전염불법에서는 우리의 마음은 원래 생멸이 없으므로 무량수(無量壽)라 할 것이지만, 그 가운데에도 또한 소소영령하여 매()하지 아니한 바가 있으니 곧 각()이라고 했다. 우리의 본성이 원래 밝아서 어두워지지 않는 참된 지혜가 갖추어져 있어 본래 부처인 것을 말하고 있다.(원불교대사전)

영각(靈覺)

우주와 인생의 진리를 신령스럽게 깨닫는 것. 일체중생이 본래부터 갖추어 있는 영령각오(靈靈覺悟)한 본성, 곧 본래성품. 영혼.(원불교 용어사전)

관법(觀法)

마음으로 진리를 관찰하는 것. 주관인 마음을 관찰하는 것을 관심(觀心)이라 하고, 객관인 대상을 관찰하는 것을 관법(觀法)이라 한다. 불교의 입장에서는 주관과 객관이 서로 융통하고 상즉(相卽)하므로 관심과 관법은 같은 뜻이 된다. 마음으로 사리(事理)를 관찰하여 뚜렷이 깨치는 것.(원불교 용어사전)

무량수[無量壽]

(1) 다함이 없는 영원한 생명. 형상이 있는 육신은 생로병사의 과정이 있으므로 그 수명이 한정이 있으나, 형상이 없는 마음을 깨치면 불생불멸하고 영원무궁하므로 무량수라 한다. 그러므로 본래마음을 깨친 사람은 영원한 생명, 곧 무량수를 얻는 것과 같다고 한다.

(2) 싼스끄리뜨로 아미타유스(Amitāyus). 서방 극락세계에 머물고 계시는 부처님의 명호. 아미타불의 수명이 한량없고, 또한 중생을 제도하여 수명이 한량없도록 하기 때문에 무량수라고 한다.(원불교대사전)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