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원불교의 가장 중요한 마음공부는 감사입니다. 은혜에 감사하는 일이 나의 인생을 풍요롭게 할 것입니다. 감사는 모든 긍정적인 정서의 뿌리입니다. 감사하면 감사할 일과 인연들이 찾아옵니다. 내 삶이 밝게 열리는 마법 같은 위력이 있습니다. 반면에 원망하고 살면 원망할 일과 인연들을 불러 오게 됩니다. 삶이 힘들고 아픔과 갈등이 많을 것입니다. 소태산은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직접 삶 속에서 실천하는 데는 그 사이에 건너기 어려운 깊은 수렁이 있습니다. 누가 나를 배신하는 사람에게 감사할 수 있는가요? 나를 비난하고 욕하는 사람에게 감사할 수 있습니까? 이렇게 물으면 예- 하고 대답하는 사람이 드뭅니다. 아예 할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하기도 합니다.

 

어떤 분이 교당에 와서 처음 법회를 보면서 일상수행의 요법의 5조를 외우는데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대목을 보고 이 내용이 인쇄가 잘못된 것인 줄 알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교전을 3권이나 보고 확인하였더니 그대로 되어 있어서 그때부터 이 말씀을 스스로 정리하기를 원망은 적게 하고 감사를 많이 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화나고 속상했던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고 공부를 하지 않아서 속이 상하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이 누구의 책임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조금 생각하드니 내 책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분은 마음이 밝아서 그 순간 자기를 보고 아이의 문제는 자기가 만든 것임을 알아차렸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앞에 일어난 일들이 자기가 아니고 다름 사람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내가 고통스러운 것은 저 사람이 만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책임을 지지 않을 때 그 순간 나는 여건이나 환경의 피해자가 되고 희생자가 됩니다. 나에게 주어진 힘이 점점 줄어듭니다. 노예가 됩니다. 그 문제를 밝게 풀어갈 길을 잃어버립니다. 그러나 책임을 지는 사람은 그 상항에 주인이 됩니다.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자신에게서 찾습니다. 점점 힘이 생기고 희망을 봅니다. 마음이 밝아져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길을 발견합니다. 왜냐면 모든 가치는 자신이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책임지는 사람은 그 일속에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를 자신이 선택합니다.

 

어떤 분이 질문을 했습니다. 세월호 같은 큰 불행을 어떻게 감사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여기서 인간의 존재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한 인간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자각해야 합니다. 카오스 이론을 다시 말했습니다. 북경의 작은 나비의 날개 짓이 한 달 후 뉴욕에 태풍을 불게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나의 작은 마음속의 위대함이 세상의 행복과 불행을 만들 수 있습니다. 저는 세월호 선장을 보면서 처음에는 분노했습니다. 배를 함께 탄 수 많은 생명들을 외면하고 자기만 빠져 나오는 모습을 TV화면으로 수 없이 반복해서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에 나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며 바라보았더니 그 모습에서 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대중을 위한다고 하면서 나 자신의 행복에만 갇혀 있었습니다. 교무로써 원불교 교화에만 연연했을 뿐 세상과 다른 종교는 무관심하였습니다.

 

이렇게 나만 생각하고 살아온 무책임한 모습들이 하나하나 떠올랐습니다. 인간의 가치보다는 물질을 더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많은 시간들을 지위와 업적에 매달렸습니다. 교통법규등 사소한 규칙을 자주 지키지 않았습니다. 이를 참회하고 용서를 빕니다. 나를 들여다보니 세월호가 남긴 위대한 소식이 보였습니다. 나의 책임이었습니다. 배가 침몰되어 함께 죽어간 영혼들이 전해준 소식은 너무도 거룩하였습니다. 평소에 나의 무책임한 삶을 철저히 되돌아보게 하는 소중한 가르침이었습니다.

 

마음공부 카페 ; cafe.daum.net/maumstudys,  금산 권도갑 교무<원광디지털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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