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제5 인과품(因果品)

제5 인과품[因果品] 11장

원재(Aid Perfection) 2014. 10. 15. 22:43

대종경(大宗經)

5 인과품[因果品] 11

한 교도가 부부간에 불화하여 내생에는 또 다시 인연 있는 사이가 되지 아니하리라 하며 늘 그 남편을 미워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남편과 다시 인연을 맺지 아니하려면 미워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도 다 두지 말고 오직 무심으로 대하라.]

무심으로 대하면 인연은 멀어진다

<박남주 교무/하섬해상훈련원장>

조선시대에 정북창(鄭北昌)은 유가에 선비이면서도 불법공부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그가 지방 고을 관찰사로 가게 되었다. 그런데 그 고을 이방(吏房) 둘이 있어서 역대 관찰사를 모함하고 요사스런 짓을 해서 쫓아 보내고 또 보내곤 하였다. 그리고 이방 마음대로 행정을 하면서 부정한 일로 인하여서 고을에 원성이 자자하였다.

정북창 관찰사는 부임하여 몇 차례 경고를 주었건만 방자한 행동이 고쳐지지 않아 마침내 참형으로 다스려 죽였다. 그런데 두 이방은 정북창을 극도로 원망하고 복수에 찬 두 눈을 부릅뜨고 죽었다.

얼마 후에 정북창의 쌍둥이 두 아들이 태어났다. 그런데 두 아들 눈이 아버지를 노려보는데 얼마 전에 처형시킨 이방들의 눈과 똑 같았다. 북창은 모든 것을 단념하고 무심으로 바둑만 두었다. 집안에서는 경사라고 잔치를 하는데 북창은 무심으로 바둑만 두는 것이었다. 아들이 18세가 되어 과거에 급제를 하였는데도 바둑만 두면서 무심을 익히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큰 사고로 두 아들이 함께 죽게 되자, 북창은 무심히 장례를 치러 주고 무덤을 써 주고는 하인한테 무덤을 지키라고 하였다.

그날 밤 하얀 소복을 입은 아들들이 무덤에서 나오더니 앗다! 그놈 독한 놈이다. 우리가 원수를 갚으러 아들로 왔는데도 저렇게 무심으로 대하니 어쩔 수 없다. 그냥 떠나자.” 하는 것을 하인이 보고, 들은 대로 주인한테 일렀다.

주인은 내 마음에 부처님 무심 공부가 있는데 저들이 나를 어찌 할 것인가?” 정북창은 무심으로 악연의 인연 고리를 잠재운 것이다.

대종사님은 인연 설법에서 미워하고 싫은 사람을 다음 생에 만나지 않으려면 무심으로 대하라고 하였다.

한 교도가 부부간에 불화하여 내생에는 인연 있는 사이가 되지 아니하리라 하며 늘 그 남편을 미워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남편과 다시 인연을 맺지 않으려면 미워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다 두지 말고 오직 무심으로 대하라’(인과품11)고 했다. 사랑도 미움도 없는 무심 속에 악연은 놓고 선연은 맺어 나가자는 뜻일 것이다.

원수가 집안에 있다고 하였고, 염라대왕도 울타리 안에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요즈음 TV프로그램 중 사랑과 이별이란 프로가 있다. 파탄 직전 부부의 실생활이 실제 상황으로 나온다. 그것을 보면 악연의 고리가 얼마나 무서운가를 알 수 있다. 은혜는 조금도 찾으려 하지 않고 원망에 찌들어서 살아가는 부부들, 그들은 극한 악연으로 돌고 돌아 또 만날 것을 생각하니 불쌍하기도 하려니와 대종사님 법이 어서 뭇사람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원불교에서는 부부 사이를 어떻게 해석하나요?]

<윤광일 교수/한양대·중곡교당>

불교의 삼세 인과경에 보면 부부는 8천겁의 인연으로 만난 사이입니다. 이러한 인연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사례가 있습니다.

우리는 부부의 인연보다는 부모와 자녀 사이 또는 형제간의 인연이 더 깊은 것으로 판단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신장이식의 성공 사례로써 밝힌 것입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대학의 LA 캠퍼스의 폴 테라사키 박사의 실험 결과에 의하면 신장 이식을 실시한 미국내의 97개 병원에서 시행된 43,341건의 신장이식의 성공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부모와 자녀 간 또는 형제간과 같이 신장을 기증하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유전인자가 같을 경우 면역인자가 같아서 거부반응이 적을 것이라는 통설을 뒤엎고 유전인자가 전혀 다른 부부간의 신장 이식의 성공률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부모 자녀 사이의 신장 이식의 성공 확률이 82%에 불과한 반면 부부간 이식의 성공 확률은 85%나 되었으며, 남남간의 시신에서 이식한 경우에는 70%에 불과했습니다. 부부간 이식의 경우 남편이 부인에게 이식한 경우는 87%였으며, 임신경험이 있는 여자가 남편에게 이식한 경우에는 76%였습니다.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를 1촌 관계, 형제간의 관계를 2촌이라고 하는데 반해서 부부간의 관계를 0촌이라고 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도 먼 사이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성경의 창세기 323절에 보면 아담이 하와를 맞이하여 한 첫 마디가 "내 뼈 중에 뼈요, 살 중에 살이라"하는 이유가 바로 둘이 합하여 한 몸이라는 것입니다. 정산종사께서는 "군자의 도가 부부로 비롯된다"고 하셨고 부부의 도로서 "가까운 사이일수록 서로 경애하고, 신의를 지키며, 근실한 삶과 공익사업을 공동으로 펼칠 것"을 제시하고 계신 것입니다.

부부는 서로 다른 남남이지만 전생부터 8천겁의 인연이 있어 맺어진 것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금생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선연이 되도록 노력해야할 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대종경인과품 11장에 보면, 한 교도가 부부간에 불화하여 내생에는 또다시 인연 있는 사이가 되지 아니하리라 하며 늘 그 남편을 미워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남편과 다시 인연을 맺지 아니하려면 미워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도 다 두지 말고 오직 무심으로 대하라"고 하셨습니다.

만일 아무리 노력하여도 악연이라는 생각이 들 경우에는 이혼이라는 극단적 해결책에 호소하기 전에, 허공처럼 무심으로 대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원불교에서도 이혼을 하면 안된다고 하나요?]

<윤광일 교수/한양대·중곡교당>

천주교에서 이혼을 금하기 때문에 나온 질문으로 생각하나, 우리 원불교에서는 원칙적으로 이혼을 금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대종경인과품 11장에 보면 '한 교도가 부부간에 불화하여 내생에는 또 다시 인연있는 사이가 되지 아니하리라 하며 늘 그 남편을 미워하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 남편과 다시 인연을 맺지 아니하려면 미워하는 마음도 사랑하는 마음도 다 두지 말고 오직 무심으로 대하라'고 하시며 인과론으로 이혼의 부당함을 지적하고 계십니다.

원불교에서는 인생을 한생으로 보지 않고 영생으로 보기 때문에 이혼은 한생의 마감이지만 다음생의 시작이 되기 때문에 악연을 선연으로 마무리를 요구하고 계신 것입니다.

예전가례편(家禮編) 혼인에 대하여 '혼인은 남녀 양성(兩性)이 상합하여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니, 이로 인하여 자녀가 출생되며, 따라서 부락이 구성된다. 그러므로, 혼인이 정당함에 따라 사회와 국가에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부당함에 따라 낮은 결과가 나타나니, 혼인을 인간 대사(大事)라 하여 의식 절차를 가장 정중히 하여 온 것이 어찌 범연한 일이리요. 그런즉, 혼인을 할 때에는 각자의 성격과 상대방의 건강 이상(理想)등을 자상히 알며, 처지와 형편을 깊이 생각한 후에 반드시 끝까지 신의를 지킬 굳은 약속과 정중한 의식으로 성립하여야 할 것이요. 한 때의 감정이나 소홀한 방식으로 성립하여서는 아니될 것이니라라고 규정되어 있어서 결혼의 신성성에 대해서 강조하고 계십니다.

기독교에서도 교리상 결혼은 한 몸을 이루는 거룩한 일이기 때문에 천주교 등에서는 혼배성사, 정교회에서는 결혼성사, 성공회에서는 혼배예식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천주교에서는 이혼한 사람은 인정되지 않고 용서하지 못하고 이혼하는 사람은 영성체도 할 수 없고 결국은 하느님까지 등지게 되는 것입니다. 2003년 초에 교황님이 '이혼한 신자는 영성체를 엄격히 금하라'고 했던 것입니다.

이러한 결혼의 신성성은 모든 종교의 공통된 과제입니다.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고 해서 과거 중국, 한국 등 유교문화권에서 남편의 일방적인 의사표시로 아내와 이혼할 수 있는 일곱 가지 이유인 것으로 해석하기 쉬우나 바꾸어 말하면 7가지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혼할 수 없다는 것을 규정한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입니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