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수행품(修行品) 50장
대종경(大宗經)
제3 수행품(修行品) 50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수도인이 경계를 피하여 조용한 곳에서만 마음을 길들이려 하는 것은 마치 물고기를 잡으려는 사람이 물을 피함과 같나니 무슨 효과를 얻으리요, 그러므로, 참다운 도를 닦고자 할진대 오직 천만 경계 가운데에 마음을 길들여야 할 것이니 그래야만 천만 경계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큰 힘을 얻으리라. 만일, 경계 없는 곳에서만 마음을 단련한 사람은 경계 중에 나오면 그 마음이 바로 흔들리나니 이는 마치 그늘에서 자란 버섯이 태양을 만나면 바로 시드는 것과 같나니라. 그러므로, 유마경(維摩經)에 이르시기를 "보살은 시끄러운 데 있으나 마음은 온전하고, 외도(外道)는 조용한 곳에 있으나 마음은 번잡하다."하였나니, 이는 오직 공부가 마음 대중에 달린 것이요, 바깥 경계에 있지 아니함을 이르심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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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維摩經]
구마라집(鳩摩羅什)이 405년에 번역한 대승불교 경전. 정확한 명칭은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이며 줄여서 《유마힐경》ㆍ《유마경》이라 하고 《불가사의해탈경》ㆍ《정명경》이라고도 한다. 유마힐은 《유마경》의 주인공인 거사로서 리차비족의 수도인 베살리에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는 부호라고 하나 실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경은 3회 14품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유마거사가 병으로 앓아눕자 부처는 지혜 제일인 사리불을 비롯하여 가섭ㆍ수보리 등을 병문안 가게 권하나 그들 모두 유마거사의 높은 법력이 두려워 문병가기를 꺼린다. 결국 문수보살이 가게 되는데 유마거사와의 대화에서 문수보살은 대승의 깊은 교리인 불이(不二)법문을 유마거사의 침묵을 통해 깨우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최후에 유마거사는 잠자코 있어 아무 말 없는 것으로써 불가언 불가설(不可言 不可說)의 뜻을 표현했다는 내용이다. 이것이 이른바 그 유명한 ‘유마의 일묵(一默)’이다. 또한 유마가 본래 병이 없지만 중생들이 병을 앓기에 보살도 병을 앓는다고 설명하여 중생들과 동심일체가 된 보살의 경지를 나타냈으며, 유마거사 가족들의 소재를 묻자 지혜가 아버지이고 방편이 어머니라고 하여 유마거사가 이미 대승보살의 최상의 경지에 도달했음을 나타냄과 동시에 경전 성립 당시의 재가불자들의 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유마의 침묵’, ‘중생이 병들매 보살도 병을 앓는다’는 유명한 말이 《유마경》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경은 불경 중에서도 많이 읽히고 있고, 그 내용은 불교사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구마라집의 번역 이외에도 오(吳)나라의 지겸(支謙)이 번역한 2권과 당나라의 현장(玄奘)이 번역한 6권이 현재까지 전해오고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경계 가운데 마음을 길들이는 방법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마경에 이르시기를 ‘보살은 시끄러운 데 있으나 마음은 온전하고, 외도(外道)는 조용한 곳에 있으나 마음은 번잡하다’ 했나니, 이는 오직 공부가 마음 대중에 달린 것이요, 바깥 경계에 있지 아니함을 이르심이니라” 라고 하면서 《유마경》의 구절을 인용하고 있다.(원불교대사전)
외도[外道]
인도철학에서 신성한 계시로 간주되는 베다(Veda)의 권위를 받아들이지 않는 철학파를 말함.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 및 그 가르침. 대표적인 외도 사상가로는 푸라나(Pūraṇa), 파쿠다(Pakudha), 고살라(Gosāla), 아지타(Ajita), 산자야(Sañjaya), 니간타-나타풋타(Nigaṇṭha-Nātaputta) 등 여섯 사람이 이름을 드날렸는데, 이들을 불교에서는 육사외도(六師外道)라 부른다. 《대종경》 수행품50에서는, “유마경(維摩經)에 이르시기를 ‘보살은 시끄러운 데 있으나 마음은 온전하고, 외도(外道)는 조용한 곳에 있으나 마음은 번잡하다’ 했나니, 이는 오직 공부가 마음 대중에 달린 것이요, 바깥경계에 있지 아니함을 이르심이니라”고 하여 외도를 경계하고 있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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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경계속에서 마음 길들이기]
<영산선학대학교/장원경 교무>
수행품 50장은 수도인은 경계를 피하지 말고 오직 천만 경계 가운데에 마음을 길들여야 천만 경계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큰 힘을 얻는다는 말씀과 오직 공부가 바깥 경계가 아닌 마음 대중에 달린 것임을 알려주신 법문이다.
원불교의 마음공부는 경계속에서 단련하는 것이 특징이다. 경계속에 단련해야 좋은 것은 자연도 마찬가지이다. 시금치는 사시사철 재배되고 있지만, 추위 속에서 눈을 맞고 노지에서 자란 것이 향이 강하고 당도가 높으며 비타민과 카로틴, 식이섬유 등 각종 무기질 함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항산화 성분도 풍부하여 더욱 맛이 좋다.
불교에서 세속적인 것을 멀리하고 경계를 피하는 것은 수행의 기본이지만 대다수의 수행자들이 형식에 흐르고 중근에 빠져 피경 공부의 본의를 멀리하는 것이 문제이다. 경계가 없는 곳에서 이룬 마음은 경계를 당하면 곧 흔들리고 어두워진다. 경계를 멀리해야만 도를 이룬다고 하는 수행법도 일면의 장점은 있으나 보편적으로 두루 행할 공부법으로는 불충분하다.
경계란 일상 생활속에서 늘 부딪치게 되는 모든 일들로 인간 생활의 모든 일이 다 경계이다. 또 나와 관계되는 일체의 대상을 말한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역경(逆境)과 순경(順境), 내경(內境)과 외경(外境) 등이 모두 경계이다.
경계 속에서 마음을 길들이라는 의미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접할지라도 흔들리지 않는 큰 힘을 갖추라 하신 것이요, 수도가 수도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수도한 힘이 세상발전에 원동력이 되게 하라는 의미이다.
정신을 챙겨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경계를 피하는 소극적 입장을 버리고 경계를 활용하는 적극적 입장에서 마음을 길들이는 공을 쌓아야 하며 마음이 경계를 따라 일어날 때를 놓치지 않고 마음을 길들이고 닦아야 한다.
교리 가운데에 특별히 경계 중에서 마음 길들이는 공부법으로는 일상수행의 요법, 유무념 대조 공부, 30계문, 상시응용 주의사항과 교당 내왕시 주의사항 , 무시선 무처선 등이 있다. 처음에는 마음이 마음대로 잘 되지 아니하나 자꾸 단련하면 강해진다. 정할 때 쌓여진 수양력은 동할 때 활용을 하고 경계에서 단련이 되면 그것이 바탕이 되어 좌선시 더욱 깊은 경지에 들어갈 수 있다.
정산종사께서는 "경계를 따라 한 생각 밝은 마음과 한 생각 좋은 마음이 일어나는 날이 곧 마음의 생일이라"고 하셨다. (〈정산종사법어〉 무본편 47) 나를 해롭게 한 사람이 스승으로 생각될 수 있는 날은 경계를 따라 좋은 마음이 일어난, 거듭 태어난 마음 생일 날이다.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