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수행품(修行品) 48장
대종경(大宗經)
제3 수행품(修行品) 48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저 학교에서도 학기 말이나 학년 말에는 시험이 있는 것과 같이 수도인에게도 법위가 높아질 때에나 불지(佛地)에 오를 때에는 순경 역경을 통하여 여러 가지로 시험이 있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도 성도(成道)하실 무렵에 마왕 파순(波旬)이가 팔만 사천 마군을 거느리고 대적하였다 하며 후래 수행자들도 역시 그러한 경계를 지냈나니, 내가 지금 그대들을 살펴볼 때에 그대들 중에도 시험에 걸려서 고전(苦戰)을 하고 있는 사람과 패전하여 영생 일을 그르쳐 가는 사람과 또는 좋은 성적으로 시험을 마쳐서 그 앞 길이 양양한 사람도 있나니, 각자의 정도를 살피어 그 시험에 실패가 없기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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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위[法位]
(1) 온갖 법이 안주하는 자리라는 뜻으로 진여(眞如)의 이칭(異稱).
(2) 법위등급의 준말.(원불교대사전)
불지[佛地]
(1) 부처님의 경지. 중생이 수행하여 보살의 경지를 거쳐 최후에 도달하게 되는 부처님의 경지. 즉 원불교인이 이상으로 하는 최상구경인 대각여래위의 경지.
(2) 부처님의 땅, 부처님의 나라. 불국토ㆍ극락정토를 말한다.(원불교대사전)
순경[順境]
모든 것이 자기에게 맞는 좋은 경계. 마음먹은 일이 뜻대로 되어가는 순조로운 환경. 역경에 상대되는 말로서, 수행에 방해되는 일이 없고 모든 일이 자기의 계획과 희망대로 잘 풀려가는 경계. 그러나 수행인에게는 순경이 오히려 나태심ㆍ교만심ㆍ자만심 등의 번뇌를 일으키게 하고, 중근기에 떨어지기 쉬우므로 수행인은 역경보다 순경을 더 경계해야 한다. 소태산대종사는 “수도인에게 법위가 높아질 때 또는 불지(佛地)에 오를 때에는 순경 역경을 통하여 여러 가지로 시험이 있게 된다. 역경은 잘 알아채 대비하나 순경은 알아채기가 어렵다”(《대종경》 수행품48)고 하여 순경에도 미리 대비하는 공부를 하도록 했다.(원불교대사전)
역경[逆境]
힘들고 어려운 경계. 순경(順境)에 상대되는 말. 수도자의 바른 수행을 방해하는 힘들고 어려운 경계. 자기의 원하는 일이 뜻대로 안 되는 어려운 환경. 역경은 바깥으로부터 오는 경우(外境)도 있고 자기 마음의 내부로부터 오는 경우(內境)도 있다. 역경이 비록 온갖 어려움을 가져다주지만 수행인은 역경을 극복해야만 도를 깨칠 수 있다. 역경은 설산이고 순경은 화산이라는 말이 있다. 역경을 견디면 흔적이라도 남지만 순경은 그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다는 뜻임.(원불교대사전)
순역[順逆]
순은 순하다, 따르다, 기뻐하다, 차례ㆍ차서의 의미. 역은 거스르다, 거꾸로의 의미로, 순경(順境)과 역경(逆境), 순리(順理)와 역리(逆理), 순연(順緣)과 악연(惡緣) 등과 같이 서로 상반되는 상태나 행위 등을 나타낸다.(원불교대사전)
성도[成道]
(1) 도를 닦아 마침내 최상구경의 경지에 도달하는 것. 진리를 깨쳐 도를 이루는 것. 석가모니 부처님이 설산에서 6년 고행 끝에 깨친 것이나, 소태산대종사가 20여년의 구도생활 끝에 1916년(원기1) 4월 28일 이른 새벽에 마침내 일원의 진리를 깨친 것이 곧 성도이다. 대각성도ㆍ대각성불이라고도 한다.
(2) 성불득도(成佛得道)의 준말. 정산종사는 “밤에는 눈을 뜨고 불을 켜야 만물을 볼 수 있으나, 밝은 낮에는 눈만 뜨면 켜는 수고 없이 만물을 볼 수 있다. 지금은 낮의 시대이므로 눈만 뜨면 바로 만물을 볼 수 있는 때다. 그러므로 발심 수도하면 쉽게 성도할 수 있다. 따라서 대도인들이 앞으로 많이 나오게 된다”(《한울안 한 이치에》)고 하여 새로운 시대는 낮의 시대라 예전 밤시대와 달리 쉽게 성도할 수 있는 시대라고 했다.(원불교대사전)
파순[波旬, Pāpīyas, Pāpiman]
불법의 수행정진을 방해하는 마왕 중의 하나. 파비야(波卑夜)라고 음역한다. 마왕은 말라(末羅)라고도 하는 데 인명을 해하고 수행(修行)을 방해하는 귀신(鬼神), 곧 욕계(欲界) 제6천(第六天)의 임금. 악마는 보통 석가모니가 수도할 때 많이 나타났으나 이 마왕은 부처가 된 후에 나타났다. 거대한 코끼리 상왕(象王)으로 변하기도 하고 큰 뱀의 왕으로도 변한다. 때로는 어린 소녀나 젊은 처녀로 변하기도 하고, 유부녀나 노파로 변신하여 수행자를 유혹한다. 제자들 중에서는 특히 비구니에게 접근하여 유혹하거나 협박한다. 불법의 수행 정진을 방해하는 흉악한 마왕으로 항상 악한 뜻을 품고 나쁜 법을 만들어 수행인을 괴롭히고 사람의 혜명(慧命)을 끊는다고 한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음속에 있는 삼독 오욕심이나 번뇌망상심을 의미한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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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인의 시험]
<영산선학대학교/장원경 교무>
수행품 48장은 법력이 증진되고 법위가 증진 될 때에는 반드시 진리적인 시험이 있음을 깨달아 실패가 없게 하라 하신 법문이다. 한차례씩 합동 승급식장에 가면 늘 생각나는 법문이다. 초성위(법강항마위를 뜻함)에 오르신 분들께서는 고비마다 얼마나 큰 혈성으로 일관하셨을까 하는 생각에 저절로 머리 숙여 축하와 함께 본받아 가야할 거룩하고 뜻 깊은 의식에 참여한 기쁨을 느끼곤 한다.
수도인에게 수행 과정을 밟아 가는 데에 천인만내(千忍萬耐)의 고비가 있다. 고비를 넘길 때는 반드시 눈에 보이지 않는 시험이 있다. 계·정·혜의 세가지 공부 길에서는 상황에 따라 수많은 시험을 치루어야 한다.
법위가 특신급에만 오르려해도 이 시험의 관문을 통과하여야 한다. 특히 법위가 특신급에서 법마상전급으로 또는 법마상전급에서 법강항마위로 나아가는 경우는 고비도 큰 고비려니와 시험의 내용도 확연히 달라진다.
순경도 역경도 똑같이 수도인의 시험과목이다. 〈대종경 선외록〉에 보면 마왕 파순이는 곧 중생 마음속의 욕심이라 욕심으로부터 일어나는 군사가 팔만사천이나 되어 혹은 순경으로 나타나고 혹은 역경으로 나타나서 출입을 자재하고 조화가 무궁하여 수도인의 앞길을 막고 방해하니 그에 속아 넘어가지 말 것이다 라고 당부하셨다.
공부인은 자신이 의식을 못해도 진리계에서 시험하는 경우가 있다. 또 대중이나 스승이 내리시는 시험과 재·색·명리에 대한 깊은 욕심과 주착심, 분별심, 상(相) 등이 있다. 스승의 입장에서 그 제자의 법력과 심법은 적나라할 수밖에 없으며 올바른 평가와 올바른 시험이 이루어져야 한다.
수도인은 이와 같이 상하의 직선 관계에서도 충분한 시비 분석이 따라야 하지만 주변의 대중으로부터도 폭 넓고 공정한 시비의 감정을 받아야 한다. 그리고 정당한 비판과 충고를 받는 대상을 한 두 사람으로 정하지 않고 상하 좌우 모든 이로 정하면, 오히려 시험에 들지 않는 참 수행자의 길을 바르게 행하는 이가 될 것이다.
법위가 높아질수록 혜복(惠福)의 문이 열리어 지혜와 복락이 열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자연중 무한한 재물과 인사와 권리가 돌아온다. 따라서 복을 수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 정신력과 심법을 더욱 갖추어가지 아니하면 문득 시험에 들게 되어 자기도 모르는 중에 큰 타락의 수렁에 빠지고 마는 결과를 낳는다. 또 도가 순숙할수록 상은 마장을 일으킨다.
우리 후진들도 법의 사다리를 단계별로 밟아 올라가 불지에 오르고 아래로는 중생을 제도할 수 있을 때까지 어려운 고비를 잘 넘겨 진리를 배운 보람을 찾자.
성위[聖位]
성인의 경지, 부처의 자리. 법강항마위ㆍ출가위ㆍ대각여래위를 성인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하여 성위라 한다. 원불교에서는 수행 계위상 법강항마위부터는 첫 성위(聖位)로 보고 있다. 성위에 오른 사람도 계위에 따른 공부법이 있다. 소태산대종사는 법강항마위 이상부터는 “법에 얽매이고 계문에 붙잡히는 공부는 아니하나, 안으로는 또한 심계(心戒)가 있다”(《대종경》 수행품63)라고 했다.(원불교대사전)
재색명리[財色名利]
재물욕ㆍ색욕ㆍ명예욕ㆍ이욕(利欲)의 총칭. 인간이 갖는 모든 욕망을 통틀어서 재색명리라 한다. 재색명리는 마치 하늘과 땅에 쳐진 그물(天羅地網)과 같아 이 그물에 걸리면 그 누구도 빠져나갈 수 없다. 재색명리는 불보살과 중생의 갈림길이 된며, 재색명리를 항복받는다는 것은 모든 욕망을 끊어 버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재색명리를 항복받아야 법강항마위 도인이 되는 것이다. 하근기 중생은 재색에 관한 욕심이 더 강하고, 상근기는 명리에 대한 욕심이 더 강하다. 수행자에게는 명예욕 끊기가 가장 어렵다고 한다.(원불교대사전)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