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수행품(修行品) 35장
대종경(大宗經)
제3 수행품(修行品) 35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은 하늘 사람을 보았는가. 하늘 사람이 하늘 나라에 멀리 있는 것이 아니요, 저 어린이들이 바로 하늘 사람이니 저들은 마음 가운데 일호의 사심이 없으므로 어머니를 통하여 천록(天祿)이 나오나니라. 그러나, 차차 사심이 생기면 천록도 따라서 그치게 되나니, 수도인들도 사심만 없고 보면 한량 없는 천록이 따르지마는 사심이 일어나면 천록 길이 따라서 막히게 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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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사람
하늘의 기운을 받은 사람, 하늘과 기운을 통하는 사람, 하늘처럼 욕심이 담박하고 맑은 정신 기운을 가진 사람. 소태산대종사는 어린이들은 사심이 없는 하늘사람이기 때문에 어머니를 통하여 천록이 나온다고 했고(《대종경》 수행품35), “사람 가운데에는 하늘 사람과 땅 사람이 있나니, 하늘 사람은 항시 욕심이 담박하고 생각이 고상하여 맑은 기운이 위로 오르는 사람이요, 땅 사람은 항상 욕심이 치성하고 생각이 비열하여 탁한 기운이 아래로 처지는 사람이라”(《대종경》 천도품23)라고 했다.(원불교대사전)
사심[邪心]
인간의 도리를 벗어난 못된 마음. 대도정법이 아닌 사도(邪道)를 생각하는 마음을 뜻한다. 대도정법은 사도를 지양하고 정도(正道)를 추구하지만 사심은 특히 인간의 욕심으로 인해 정심을 벗어나 사행(邪行)으로 나아가게 한다. 이러한 사행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산종사는 도심의 서원을 간직하도록 했다. “서원은 도심이며 정심(正心)이요, 따라서 정행을 나투게 되는 것이나 욕심은 인심이요 사심이라, 결국은 사행을 짓게 되는 것이니라”(《정산종사법설》 공도의 주인). 나아가 사심은 삼독 오욕에 물든 마음을 말하는 것이며, 삼독 오욕에 물들었다고 하는 것은 정심을 잃었다는 뜻이다. 삼독 오욕은 악업으로 이어져 죄업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러한 사심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 일어나는 탐ㆍ진ㆍ치의 집착을 벗어나야 하고, 불같이 일어나는 오욕을 극복해야 한다. 소태산대종사는 제자들이 사심에 끌리는 것을 경계했다. 하루는 한 제자를 크게 꾸짖으며 조금 후에 그 제자를 자비의 성안으로 대했다. 옆에 있던 다른 제자가 그 연유를 묻자, 소태산은 “아까는 그가 끄리고 있는 사심(邪心)을 부수기 위해 그러했고, 이제는 그가 돌이킨 정심(正心)을 북돋기 위해 이러하노라”(《대종경》 실시품24)고 했다. 사심을 정심으로 돌리는 것이 올바른 공부이므로 정산은 “사납고 악한 마음을 돌려 자비의 마음을 얻게 하옵시며, 삿되고 거짓된 마음을 돌려 바르고 참된 마음을 얻게 하옵시고”(《정산종사법어》 권도편17)라고 심고를 올린다고 했다.
《정전》 ‘법위등급’ 법마상전급에서는 천만경계 중에서 사심을 제거하는 데 재미를 붙이고 무관사에 동하지 않는다고 한 것은 사심 제거에 재미를 붙이면 그것은 악업에서 벗어나는 길이요 선업을 쌓는 길이기 때문이다. 사심(邪心)과 사심(私心)이 같이 쓰이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극복되어야 할 바람직하지 못한 마음이기 때문이다. 전자는 삿된 마음으로서 정심(正心)에 상대되는 개념이라면, 후자는 공심(公心)에 상대되는 것으로서, 정사(正邪)와 공사(公私)의 차별적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수양연구요론》 제6조 문목에서 “사사(私邪)로 음탕한 일이 있고 보면 중죄라 했으니, 연구할 사”라고 하여 두 개념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다. 또한 정산은 공사와 정사에 관련하여 “한 마음이 일어날 때 공사와 정사를 대조하여 그 마음의 시작부터 공변되고 바르게 하라. ‘바늘구멍으로 소 바람 들어 온다’는 말이 있나니, 한 구석에 삿된 마음이 들어오기만 하면 바로 본원에 반조하여 바른 마음으로 돌려야 후일에 후회가 없으리라”(《정산종사법어》 무본편22)고 했다. 도량에서 깊은 적공이 없으면 타락하게 되며, 많은 죄업을 짓게 되므로 크게 공사와 정사를 대조하는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가르치고 있다.(원불교대사전)
천록[天祿]
하늘이 태워준 복록. 소태산대종사는 사람이 마음 가운데 일호의 사심이 없이 공부한다면 마치 어린아이가 그 어머니의 배 밖에만 나오면 안 나던 젖이 나와져서 그 천록을 먹고 자라는 것과 같이 자연 먹을 것이 생기는 이치도 있다 했다(《대종경》 수행품7). 또 어린이는 하늘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어린이들은 마음 가운데 일호의 사심이 없으므로 어머니를 통하여 천록이 나온다고 했다(《대종경》 수행품35). 정산종사는 대중에게 세상을 부러워하지 말고 여기에 모든 희망을 걸고 사(私) 없이 노력하라고 당부하면서 천록이 내리지 아니하면 큰 영광은 누리지 못하는 것인데 우리의 교운은 천록이라 이 교단의 발전과 함께 우리의 생활은 따라서 향상되리라 했다(《정산종사법어》 공도편34).(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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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도(公道)의 주인]
<송지은/원불교 교무·광주원음방송 편성제작팀장>
얼마 전 행사가 있어 여수에 갔다가 유적지를 돌아보는 데 가는 곳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591년 전라좌수사로 여수에 부임한 이순신 장군은 왜적의 침입에 대비했고,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여수는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처음 출정시킨 곳이라고 한다. 이순신 장군의 수군이 옥포와 율포, 노량, 명량, 한산도 등에서 거둔 승리는 조선이 왜적과 싸운 7년 전쟁에서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순신 장군을 성웅이라 일컬으며 위인으로 만인이 존경하는 이유는 단지 왜적과 싸운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뒀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전쟁에서 승리하고 위태로운 나라를 구한 큰 업적이 있지만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순신 장군을 성웅으로 받들고 후손들이 존경하는 인물로 여기는 더 큰 이유는 그의 일생이 오롯한 공도(公道)의 삶이었기 때문이다.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에 대해 “충무공은 마음을 쓸 때 도가 있었다. 높은 자리에 있어도 마음에 넘치는 바가 없이 모든 군졸과 생사고락을 함께했고, 권세를 잃어 일개 마졸이 되었지만 마음에 원망과 타락이 없이 말 먹이는 데에 전력을 다해 말을 살찌게 했다.
또한 때때로 말에게 ‘네가 비록 짐승이지만 국록(國祿)을 먹고 이만큼 자랐으니 국가 존망의 시기를 당해 힘을 다하라’고 타일렀다. 충무공은 편안하고 명예로운 일은 다른 장군에게 돌리고, 어렵고 명색 없는 일은 자신이 차지해 오직 위를 섬김에 충성을 다하였고 아래를 거느림에 사랑을 다하였으니, 과연 그는 지(智)와 덕(德)을 겸비한 성장(聖將)”이라고 칭송했다.
일생 동안 개인의 안락을 버리고 오직 공을 위해 헌신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심법(心法)을 오랜 역사가 흘렀어도 수많은 후손들이 우러러 받들며 공경하고 있는 것이다.
6월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뜨거운 애국혼이 사무치게 전해지는 추모의 달이다. 그들에게도 그리운 부모가 있었고, 사랑하는 가족이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뒤로 한 채 조국을 위해 산화한 애국열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음을 잊지않고 그 뜻을 이어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간직하는 의미 있는 달이다.
추모의 달 6월에 공인(公人)으로 사는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돌아보게 된다. 공인(公人)은 참 주인의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직장이나 사회에서도 주인으로 살면 항상 전체를 먼저 살피고 모두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임하게 된다. 주인은 누가 알아주든 몰라주든, 윗자리에 있든 아랫자리에 있든 관계없이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정성을 다하고, 그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해 결국 그 일도 성공시키고 그 직장과 사회도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간혹 공을 위해 일한다고 하면서 나타난 결과를 살펴보면 결국 개인의 명예와 이욕(利慾)을 챙기는 일에 급급한 사람들을 볼 수 있다. 공을 위해 사심 없이 일하면 개인과 가정이 함께 드러나는 이치를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불교 2대 종법사 정산종사께서는 의로운 일에 고난과 굴곡이 많은 역사는 만고에 영예롭지만, 옳지 못한 환락에 젖었던 역사는 만고에 부끄러움만 남는다고 밝혔다. 추모의 달 6월에 나라와 조국을 위해 공도에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공도의 삶을 이어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민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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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록(天祿)이 나오는 길]
<영산선학대학교/장원경 교무>
수행품 35장에서는 하늘이 내려주는 복록(福祿) 즉, 천록(天祿)이 나오는 길을 사심없는 어린아이 예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린 아이가 그 어머니의 배 밖에만 나오면 안 나던 젖이 나와져서 그 천록(天祿)을 먹고 자라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천진(天眞), 천진난만(天眞爛漫), 천진면목(天眞面目), 천진묘성(天眞妙性) 등 '천(天)'자가 붙은 단어들은 모두 인위적인 조작이 전혀없는, 본래의 아무런 사량계교가 없고 천진무구함을 나타내며 청정법신불 자리를 말한다. 이것을 회복한 사람이 천진불이다.
그러나 '어린아이도 차차 사심이 생기면 천록도 따라서 그치게 되고, 수도인들도 사심만 없고 보면 한량없는 천록이 따르지마는 사심이 일어나면 천록길이 따라서 막히게 된다'고 하셨다.
사심 여부에 따라 천록이 오고 간다. 사심은 삿되고 간사하고 악한 마음으로 자기 개인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마음이다. 우리 모두 너나 없이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고통 받는 삶을 사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은 천록으로 살지 않고 욕심으로 살기 때문이다.
수도인은 천진 그대로 살다 가야 참 가치를 발휘하게 된다. 공부하는 사람이 맑은 가을 하늘 같은 순수함을 한 번도 찾지 못하고 간다면 껍데기에 불과한 공부인으로 시정의 비공부인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천록이 나오는 길은 어떤 것인가? 무엇보다도 대종사님께서 해주신 수행품 35장 말씀을 의심없이 그대로 믿는 것이 가장 큰 길이고, 다음으로 첫째, 진실 무구한 생활이다.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떳떳한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자신을 속이지 않고, 타인을 속이지 않고, 하늘을 속이지 않는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천록은 나오게 되어 있다.
둘째, 노력하는 생활이다. 대산종사께서는 '치민의 네가지 요언'에서 '부(富)한 자여 가난의 슬픔을 알라. 가난한 자여 노력을 하라. 천록(天祿)이 따르나니라'고 하셨다.
힘든 생활고 속에서도 법회 출석에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마음 가운데 일호의 사심이 없이 공부한다면 자연 먹을 것이 생기는 이치도 있다고 하셨다.
셋째, 베풀어 쓰는 생활이다. 희산 오철환 대호법은 항상 복을 심고 가꾸며 만들 줄을 알아서 그 복을 두루 바르게 베풀어 씀으로써 항상 천록을 수용하고 천복을 받았다.
세계나 사회나 교단이나 개인이나 천록이 그쳤을 때는 가을의 맑고 푸른 하늘처럼 청정한 마음으로 사(私)없이 노력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소유하고 있는 작은 것이라도 나누어 천하에 덕을 심는 외길로 힘써 나아가자.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