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正典)/제2 교의편(敎義編)

제2절 사리연구(事理硏究)

원재(Aid Perfection) 2014. 8. 17. 16:35

2절 사리연구(事理硏究)

 

정전(正典)
제2 교의편(敎義編)

제4장 삼학(三學)

2절 사리연구(事理硏究) 

 

1. 사리 연구의 요지

    사(事)라 함은 인간의 시·비·이·해(是非利害)를 이름이요, 이(理)라 함은 곧 천조(天造)의 대소 유무(大小有無)를 이름이니, 대(大)라 함은 우주 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 소(小)라 함은 만상이 형형 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이름이요, 유무라 함은 천지의 춘·하·추·동 사시 순환과, 풍·운·우·로·상·설(風雲雨露霜雪)과 만물의 생·로·병·사와, 흥·망·성·쇠의 변태를 이름이며, 연구라 함은 사리를 연마하고 궁구함을 이름이니라.

2. 사리 연구의 목적

    이 세상은 대소 유무의 이치로써 건설되고 시비 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가나니, 세상이 넓은 만큼 이치의 종류도 수가 없고, 인간이 많은 만큼 일의 종류도 한이 없나니라. 그러나, 우리에게 우연히 돌아오는 고락이나 우리가 지어서 받는 고락은 각자의 육근(六根)을 운용하여 일을 짓는 결과이니, 우리가 일의 시·비·이·해를 모르고 자행 자지한다면 찰나찰나로 육근을 동작하는 바가 모두 죄고로 화하여 전정 고해가 한이 없을 것이요, 이치의 대소 유무를 모르고 산다면 우연히 돌아오는 고락의 원인을 모를 것이며, 생각이 단촉하고 마음이 편협하여 생·로·병·사와 인과 보응의 이치를 모를 것이며, 사실과 허위를 분간하지 못하여 항상 허망하고 요행한 데 떨어져, 결국은 패가 망신의 지경에 이르게 될지니, 우리는 천조의 난측한 이치와 인간의 다단한 일을 미리 연구하였다가 실생활에 다달아 밝게 분석하고 빠르게 판단하여 알자는 것이니라.

3. 사리 연구의 결과

우리가 사리 연구 공부를 오래오래 계속하면, 천만 사리를 분석하고 판단하는 데 걸림 없이 아는 지혜의 힘이 생겨 결국 연구력을 얻을 것이니라.

 

사리연구(事理硏究) 

삼학 수행의 하나로,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을 연구하여 일원의 진리를 깨치고 부처님의 지혜를 얻는 수행법.

우주는 대소유무의 이치로 건설되어 있고, 인생은 시비이해의 일속에서 살아간다. 시비이해의 일을 사(事)라 하고, 대소유무의 이치를 이(理)라 한다. 밖으로 많이 보고 듣고 배우고 연구하여 선과 악, 정의와 불의, 고와 낙을 구별할 줄 아는 공부가 사(事)에 대한 연구요, 안으로 진리를 연마해서 인과보응의 이치와 불생불멸의 진리를 깨치는 공부가 이(理)에 대한 연구다. 사리연구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는 지름길이요, 진리를 깨칠 수 있고 지혜를 밝힐 수 있는 열쇠가 된다. 소태산 대종사가 일원의 진리를 깨쳐 후천개벽의 주세불이 된 것도 사리연구 공부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7세 경부터 우주의 자연현상의 온갖 이치와 인생의 모든 일에 대해 큰 의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그 의심을 깨치기 까지 20여년간 구도생활을 계속했고, 마침내 일원의 진리를 깨쳐 원불교를 창립하기에 이른 것이다. 서가모니불도 인생의 생로병사의 이치에 대해 큰 의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년 간의 수행 끝에 마침내 진리를 깨친 것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사리연구 공부를 잘 하는 다섯가지 방법이 있다.

 

①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을 당해서 일마다 바른 지혜를 얻어간다. 세상 사는 모든 일은 다 사리연구의 대상이 된다. 모든 일을 범상히 넘기지 말고 문제의식·탐구의식을 갖고 대하는 것이다.

 

② 스승이나 동지와 더불어 의견 교환하기에 힘쓴다. 항상 스승을 마음속에 모시고 살며, 도반(道伴·心友)과 함께 늘 수행정진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③ 일상생활 속에서 의심나는 문제는 끝까지 해결하도록 노력한다. 밥 한 끼를 굶을지언정 모르는 문제를 풀려는 노력을 쉬지않는 것이다.

 

④ 원불교의 모든 경전공부에 부지런히 힘쓴다. 경전공부를 매일같이 쉬지않는 것이다. 하루에 10분 또는 30분씩이라도 매일 계속하는 것이다.

 

⑤ 모든 종교의 경전도 널리 참고하여 지혜를 닦아간다.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안목을 극복하고 다른 종교의 경전도 널리 공부해야 견문을 넓혀갈 수 있다.

 

이상의 다섯가지 방법이 모두 사리연구 공부에 중요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먼저 경전공부에 힘써야 한다.

 

사리연구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공부해야 할 다섯가지 경전이 있다.

 

① 글로 된 경전

소태산 대종사도 대각후에 당시 기성종교의 여러 경전을 두루 열람 참고하였다. 〈정전〉·〈대종경〉 등의 기본 경전과 함께 다른 종교의 여러 중요 경전을 참고로 공부하면 사리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

 

② 성현의 심법과 언행

비록 경전에 다 기록되어 있지 않다 할지라도 성현들의 언행과 심법을 표준삼아 공부하면 사리간에 성현 정신을 배우고 닮아갈 수 있다.

 

③ 과거의 역사적 사실

인류의 역사적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훌륭하고 교훈적인 경전이다. 흥망성쇠·정의불의·선악 등을 역사적 사실에서 잘 배울 수 있는 것이다.

 

④ 우주 대자연의 운행

우주 대자연의 운행과 변화의 법칙은 그대로 훌륭한 진리요 경전이다. 춘하추동 사시의 운행과 주야의 변화, 천지 팔도 등에서 큰 진리와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것이다.

 

⑤ 현실세계에서 전개되는 온갖 현상과 사건

인간의 현실세계는 그대로 적나라한 진리의 모습이다. 진리는 우주의 자연 현상을 통해서, 인간의 양심을 통해서, 인류의 역사적 사실을 통해서, 인간의 현실세계를 통해서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성리공부와 의두연마도 사리연구 공부의 좋은 방법이 된다.

 

소태산 대종사는 성리를 밝히지 않은 종교는 원만한 도가 아니며, 성리가 없는 종교는 유사종교에 떨어질 우려가 많다고 하였다. 성리를 밝히지 않은 종교가 원만한 도가 아니듯이, 성리를 깨치지 못한 사람은 참으로 도를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수행인은 모름지기 성리공부에 힘써야 한다. 사리연구 공부는 사나 이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거나 편중되어서는 안된다. 이사병행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리연구 공부를 꾸준히 계속하면 마침내 부처님과 같이 큰 지혜를 얻어서 일에도 막힘이 없고 이치에도 걸림이 없어서 만법통달하게 된다. 일체중생을 널리 제도하게 되고, 모든 일을 원만 성취하게 된다. 이무애 사무애 이사무애의 경지를 얻게되면 아무런 두려움도 불안도 없게 된다. 번뇌망상도 잠자고 삼독 오욕도 일어나지 않는다. 동정간에 마음이 언제나 편안하다. 생로병사·희로애락·원근친소에도 끌려가지 않는다. 활살자재하는 대기 대용의 큰 힘을 얻어 천지의 주인이 된다. 현실세계의 가장 절실한 현장에서 중생제도 하기에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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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공부 (性理工夫)

 

진리를 깨치고 체험하는 공부.

인생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공부.

진리를 깨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리공부를 해야한다.

 

성리란 인간의 자성원리와 우주의 근본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우주의 근본이치와 인간의 자성원리는 하나이며, 그것이 곧 우리의 성품이요 일원의 진리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7세경에 우주의 자연현상에 대해 큰 의심을 갖게된 것은 우주의 근본이치가 무엇이냐에 대한 공부요, 9세경부터 인간세상의 모든 일에 대해 큰 의심을 갖게된 것은 인간의 자성원리를 깨치기 위한 공부이다. 그러므로 소태산 대종사의 구도 수행은 성리공부에서부터 출발한 것이요, 깨친 진리도 역시 성리 소식이다. 성리공부는 수행자의 출발점이요 또한 종착점이다. 그래서 「종교의 문에 성리를 밝힌 바가 없으면 이는 원만한 도가 아니니 성리는 모든 법의 조종(祖宗)이 되고 모든 이치의 바탕이 되는 까닭이라」하였던 것이다. 성리는 만사 만리의 근본이 된다. 따라서 마음공부 하는 사람에게는 성리공부가 기본이 된다. 성리를 깨쳐야 「참 나」를 발견할 수 있고, 우주와 인생의 근본이 서로 하나이며 기운이 서로 통함을 알게 된다. 성리를 깨쳐야만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깨쳐 선악·죄복·고락을 자유자재할 수 있고, 생사 해탈을 얻을 수 있으며 육도윤회를 자유로 할 수 있다. 성리를 깨쳐야만 진리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는 한 가족, 세상은 한 일터임을 알아서, 사랑과 평화를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다. 그런데 성리는 이론이 아니라 체험이다. 이론을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성리의 체험은 자유·평등·평화·자연이다. 이 세상 모든 것에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워지는 것이요, 이 세상 모든 차별을 극복하고 평등을 실천하는 것이며, 이 세상 모든 투쟁과 갈등에서 벗어나 평화를 얻는 것이며, 지나친 물질주의에 끌리지 않아 자연과 하나되어 살아가는 것이다. 자유·평등·평화·자연을 얻지 못한다면 결코 성리를 깨친 사람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성리공부를 잘 해가는 네가지 방법이 있다.

 

① 경전을 통한 교리공부를 부지런히 한다. 특히 일원상의 진리, 의두요목, 대종경 성리품 공부를 열심히 해가는 것이다.

② 일상생활 속에서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에 대한 연구 공부를 열심히 한다. 불가에서 전해오는 1700공안만이 화두가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체험하는 모두가 화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③ 불가에서 전해오는 전법게송·오도송·열반송·선시(禪詩) 등을 연구하고 성리문답도 해본다. 게송이나 선시등은 성리공부에 큰 길잡이가 된다. 그러나 여기에서 언어문자에 얽매이거나 속아서는 안된다.

④ 일상생활을 성리에 바탕해서 살아간다. 사물을 바라볼때에도 성리의 안경을 쓰고 바라보아야 한다. 곧 성리를 일상생활 속에서 체험하고 실천하며 성리와 내가 하나가 되어가는 것이다.

 

이와같은 네가지 방법으로 성리공부를 정성스럽게 해 가면 누구나 날을 기약하고 큰 공부를 할 수 있다. 좌선과 의두연마도 성리공부의 좋은 방법이 된다. 따라서 성리공부 하는 사람은 좌선을 생활화 한다. 하루 한끼 밥을 굶을지언정 하루도 좌선을 빼먹지 않는 것이다. 의두연마는 〈정전〉의 의두요목이나, 〈대종경〉 성리품, 또는 과거 불조(佛祖)의 화두를 매일 적당한 시간 연마한다. 화두는 이것 저것 여러개를 연마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근기에 맞고 특성에 맞는 것 하나만을 골라 깨칠 때까지 연마한다. 어느것이든 하나를 깨치면 다른 모든 화두는 따라서 깨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성리공부는 5분 또는 10분 씩이라도 매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두요목이나 화두는 먼저 모든 문제를 하나로 귀일시키고(萬法歸一), 다음에 언어도단 심행처멸한 경지 곧 모든 것이 텅 비고 비어 아무것도 없는 경지를 체험하며(無), 다시 대기대용·활살자재·신통묘용·진공묘유로 일상생활에 활용하는 것이다(妙用). 이와같은 방법(歸一->無->妙用)으로 성리공부를 꾸준히 정성스럽게 계속하면 반드시 진리를 깨칠 수 있는 것이다. 성리공부로 자기의 성품자리를 발견하고 보면, 다시 말해서 일원의 진리를 깨치고 보면, 자기의 마음이 곧 부처마음임을 알게 된다. 성품자리는 제불·조사·범부·중생이 다 같은 것이로되, 부처마음·중생마음이 각각이다. 깨친 마음은 부처마음이요 깨치지 못한 마음은 중생마음이다. 넓은 바다가 바람이 잠자고 파도가 없으면 고요하고 평화롭다. 파도없이 잔잔한 바닷물 같은 것, 그것이 곧 부처마음이다. 그러므로 부처마음은 천만경계에도 흔들리지 않고 언제나 고요하고 평화롭다. 잔잔하고 평화롭던 바닷물도 바람이 불고 폭풍우가 휘몰아치면 거칠고 세찬 파도가 일어난다. 중생의 번뇌 망상이 잠자면 부처의 보리심이 일어나고, 보리심도 경계에 흔들리면 번뇌망상이 일어난다. 중생도 진리를 깨치면 부처가 되고, 부처도 지혜가 어두워지면 중생이 되는 것이다. 성품자리, 곧 본래마음은 두렷하고 원만하기가 허공 같아서 모자람도 없고 남는 것도 없다. 본래 마음을 깨치면 극락과 지옥도 스스로 만들고 부귀영화도 스스로 만든다. 성품을 깨치면 나의 본래마음이 이 우주에서 가장 높고 귀한 것임을 알게 된다. 깨친 마음이 곧 우주의 주인이요, 우주에 가득 차 있음을 안다. 가는 곳마다 세계의 주인이 되고, 하는 일마다 그대로 진리이다. 우주의 창조주로서 영생을 개척해가는 것이다.

 

의두요목 (疑頭要目)

사리연구의 깊은 공부로써 사리간에 명확한 분석력을 얻도록 하기 위해 선정한 의두가 될만한 20개의 항목, 의두요목 20조항은 소태산 대종사가 선정한 것으로, 교단 초기에는 문목(問目)이라 하여 137항목을 선정하였다. 의두를 공부하려는 사람은 20개 항목을 다 연마하는 것 보다는 자기의 근기와 특성에 맞는 조항 하나를 선택해서 집중적으로 연마하여 깨치게 되면 다른 항목은 한 생각을 넘기지 않고 바로 깨침을 얻게 된다.

 

이사병행 (理事竝行)

대소유무의 이치를 바르게 깨치고, 시비이해의 일을 정당하게 건설하여, 개인적으로는 이상적 인격을 이루는 동시에 사회적으로는 이상세계를 건설하자는 뜻의 교리표어. 이 표어는 〈원불교 교전〉에는 나타나 있지 않으나, 처처불상 사사불공, 무시선 무처선, 동정일여 영육쌍전,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 등의 교리표어의 뜻을 종합해서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이사병행의 표어는 교단 초기부터 많이 사용되어 왔고, 교단 전반에 걸쳐 크게 강조되고 있다. 이사병행의 정신은 원불교 창립 당시의 종교현상이나, 인간의 가치관, 사회의식 등의 약점이나 모순점을 개선 보완하려는 데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⑴ 대소유무의 이치를 바르게 깨친다는 것은 정각(正覺)을 의미하고, 시비이해의 일을 정당하게 건설한다는 것은 정행(正行)을 의미한다. 정각 없는 정행은 있을 수 없고 정행 없는 정각은 무의미한 것이다. 그러므로 정각 정행, 곧 이사병행의 도인이라야 참 도인이요 훌륭한 인격자인 것이다. 정각이나 정행, 어느 한 쪽에만 치우치면 절름발이 도인일 뿐이다. 이사병행의 수행을 정성껏 계속하면 누구나 궁극적으로 이무애 사무애의 큰 힘을 얻게 된다. 대소유무의 이치에 대해 조금도 막히고 걸림이 없는 것이 이무애요, 시비이해의 일에 대해 조금도 걸리고 막힘이 없는 것이 사무애이다. 이무애 사무애의 경지를 얻으면 마음에 아무런 두려움도 불안도 없다.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에 끌리지 않아 동정간에 언제나 마음이 편안하다. 그래서 일상삼매 일행삼매 동정 일여의 경지가 전개된다. 천지의 주인이 되어 하늘 이치 하늘 권세를 마음대로 부려쓰고, 활살자재 대기대용 신통묘용의 큰 힘을 얻는다. 현실세계의 가장 절실한 현장에서 중생제도 하기에 바쁘다. ⑵ 이사병행은 공부와 사업을 병행한다는 뜻이다. 공부는 지혜를 밝히는 것이요, 사업은 복덕을 쌓는 것이다. 그래서 복혜쌍수의 뜻이 된다. 참 도인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와 사업의 어느 한 쪽에 치우쳐서는 안된다. 공부와 사업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만 하고 사업을 하지 않으면, 지혜는 밝아지나 복이 부족해서 가난을 면하기 어렵다. 이와 반대로 사업만 하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복은 많아도 지혜는 어두워지기 쉽다. 그래서 수행인은 복혜를 쌍수하는 것이다. 과거 불교의 경우에 이판승(理判僧)·사판승(事判僧)의 문제가 끊임없는 쟁점이 되어왔다. 이판승의 경우에는 대소유무의 이치를 깨치는 공부에 주력하고 시비이해의 일을 건설하는 사업에는 등한히 해온 경향이 있다. 사판승은 이와 반대로 현실의 일에만 급급하고 영생의 이치를 깨치려는 마음공부에는 소홀히 해온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판과 사판은 서로 갈등과 대립을 되풀이 해온 것이다. 이판과 사판은 서로 갈등과 대립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의 관계이다. 이판과 사판을 사람으로 구별하는 한 대립과 갈등은 해결되기 어렵다. 그래서 이사병행의 수행을 병행해야만 참 도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원불교에서 공부와 사업을 병행하기를 권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누구나 공부에 힘쓰면 지혜가 밝아지고, 사업에 힘쓰면 복덕을 쌓게 되어 복족족 혜족족, 곧 복혜쌍족·복혜증진하게 되는 것이다. 공부는 성불이고 제생이며, 사업은 제중이고 의세이다. 이사병행의 수행이라야 성불제중하고 제생의세할 수 있는 것이다. ⑶ 이사병행은 도학과 과학을 아울러 배우는 것이다. 도학 공부에 힘써서 도덕박사가 되고, 과학 공부에 힘써서 과학을 발전시켜야 이상세계를 건설할 수 있는 것이다. 도학 공부는 정신개벽의 길이요, 과학 공부는 물질개벽의 길이다. 정신개벽과 물질개벽이 아울러서 이루어져야 마음낙원과 현실낙원의 이상적 낙원세계가 건설되는 것이다. ⑷ 이사병행은 수양·연구·취사의 삼대력 증진과 의·식·주생활의 풍요를 함께 추구하는 것이다. 아무리 삼대력을 얻었다 할지라도 의·식·주의 해결 없이는 행복한 삶이 되기 어려운 것이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의·식·주의 생활이 풍요하다 할지라도 삼대력을 얻지 못하면 가치 있는 삶이 되기 어려운 것이다. ⑸ 이사병행은 이론과 실천의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다. 실천이 없는 이론은 공리 공론에 떨어지기 쉽고, 이론 없는 실천은 방향 감각을 상실하기 쉽다. 이론과 실천의 일치라야 가치 있는 이론, 정당한 실천이 되는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는 언행일치·지행일치·신행일치·각행일치·원행일치의 뜻이 된다. 이와 같이 이사병행의 수행은 참도인을 만들고, 이상세계를 건설하는 길이 된다. 이사병행의 수행자라야 사회의 참다운 지도자가 될 수 있고, 이사병행의 종교라야 사회발전에 공헌하는 미래지향적 종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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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리강좌 <38> / 사리연구, 이중정 ③
불안한 삶은 보은할 줄 모르는 소치
의두연마로 죄복의 근원 깨달아야

 

[248호] 1980년 01월 25일 (금) 원불교신문 webmaster@wonnews.co.kr

 

마음공부를 잘 하려면 마음이 전일해야 하고 마음을 잘 쓰는 법을 알아야 한다. 사리연구는 마음 쓰는 법을 알자는 것이다. 우리는 내 마음이지만 내 마음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마음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에 마음 쓰는 법은 더욱 모른다.
마음 쓰는 법을 알려고 하면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을 알아야 한다. 대소유무라 함은 생멸 없는 성품 자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이름이라 생멸 없는 성품(大)이라 함은 우리 마음의 고향이요, 우주만유의 본원이다. 우리는 마음의 고향을 찾아야 한다. 마음의 고향을 모르기 때문에 영생의 일을 모른다. 그러므로 눈앞에 이익만 눈이 어두워 결국은 큰 이익을 취할 줄 모르고 허무하게 일생을 마치게 되며 또는 넓고 큰 세계를 보지 못하고 자기 일신에 그쳐서 경계에 착된 마음을 참마음으로 알고 사대 색신을 참 몸으로 알아서 여기에 집착하여 한없는 고해 중에 허덕이게 된다.
인과보응의 이치라 함은 우주 만유를 공간적으로 관찰할 때는 형형색색으로 나누워진 만상(小)이라 하고 시간적으로 관찰할 때는 한 때도 그대로 있지 않는 변화(有無)라 한다. 만상의 변화가 아무렇게나 되는 것이 아니라 인과의 법칙으로 변화한다. 인과의 법칙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상부상조하며 선인선과 되는 상생인과와 약육강식하며 악인악과 되는 상극의 인과가 있다.
상생상화 하는 큰 도가 천지 부모 동포 법률 네 가지 큰 은혜의 세계다.
사은에게 보은을 하고 보면 복락이 오고 배은을 하면 죄고가 따른다. 이것이 인과의 철칙이다. 모든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 그리고 원만과 초조 속에서 살게 되는 것은 사은에 대해서 보은할 줄을 모르는 소치다.
시비이해의 일이라 하는 것은 옳은 일과 그른 일 이로운 일과 해로운 일들이다. 생멸 없는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알고 보면 시비이해는 자연히 알게 된다. 즉, 사은에 보은 하는 것은 옳은 일과 이로운 일이 되고 배은을 하는 것은 그른 일과 해로운 일이 된다.
사리연구의 방법으로는 첫째, 경전연마의 공부부터 시작해야 한다. 우리의 교서로서는 7대 교서가 있다. 경전공부를 대강 마친 사람은 의두 연마를 해야 한다. 의두라 하는 것은 대소유무의 이치와 시비이해의 일들을 연마하는 것이다. 의두를 연마하는 데에는 자기 혼자서 하는 수도 있고 여러 사람과 같이 의견을 교환하는 수도 있다. 의두 연마를 오래하고 보면 죄와 복이 어디서 오는 것인지 우리의 교리가 무엇을 뜻하는 것인지 각 종교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를 대강 알게 된다. 그러나 마음 가운데 걸려 있는 문제가 하나 있으니 우주만유의 본래 이치와 우리의 자성자리의 원리가 무엇인지? 가 남게 된다. 이것을 성리라 한다. 성리 연마에는 3단계가 있다.
첫째는 만법이 하나로 돌아가는 곳이 어디인가를 의리적으로 풀어 나가는 의리선과 두 번째는 말로써 설명할 수도 없고 글로써 표현할 수도 없어서 언어도단하고 마음의 행하는 곳이 끊어진 진공의 자리를 깨치는 것이니 이 자리는 우주와 인생의 궁극적 원리요, 모든 부처와 성현에 서로 전하신 심인자리요, 일체 범부와 중생의 본성 자리와 세 번째는 진공 가운데 공적영지의 광명을 따라 천만 차별이 나타난 자리로서 인과의 이치가 소소영령한 묘유의 자리이다.
정산종사께서 인과의 이치는 분별 사량으로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셨는데 호리불차의 인과 진리는 묘유의 단계에서야 확인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경전 연마의 단계에서 의두 성리의 단계에까지 이루고 보면 불가에서는 견성이라 하고 유가에서는 도통이라 하는데 이 단계에 이르고 보면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 허실진위를 알게 되고 따라서 마음을 잘 쓰고 못 쓰는 데 따라서 우리에게 죄가 돌아오고 복이 돌아오는 내력을 알게 되고 마음 한 번 잘 쓰고 못 쓰는데 따라서 얼마나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줄을 알아서 한 생각도 헛되게 보내지 않는 생활을 하게 된다.
사리연구는 천리 길을 떠나는데 방향로를 알려주는 노정기와 같다. 성불의 멀고도 기나긴 길을 떠나갈 때 공부 길을 모르고서 어찌 불지에 오를 수 있으며 국가 사회의 모든 의무와 책임을 다 할 수 있으리오. 그러므로 삼학 공부 가우데 사리연구 공부는 공부 길을 알려주는 가장 요긴한 과목인 것이다.
<동산선원 부원장>

ⓒ 원불교신문(http://www.w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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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있는 정전공부 22 - 사리연구의 요지

 

[1154호] 2002년 06월 28일 (금) 남궁 성 교무 webmaster@wonnews.co.kr

 

사리연구란 천조 이치와 인간의 일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또한 연구란 연마하고 궁구한다라는 뜻인데 연마란 연기지혜(硏其智慧) 즉 지혜를 연마한다는 뜻이 되고, 궁구란 구기본원(究其本源) 즉 본원자리를 궁구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연마는 변화하는 시비이해나 소와 유무의 세계를 연마한다면 궁구는 불변하는 대의 세계를 궁구하는 것으로 결국 현상과 본체를 아울러 연구하여 정각 정행을 하도록 하였습니다.

지혜연마 본원자리 궁구

원불교에서 밝히고 있는 우주의 원리와 교리는 '이 세상은 대소유무의 이치로서 건설되고, 시비이해의 일로써 운전해 가나니'라고 하였습니다. 즉 대소유무와 시비이해로 우주 만유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라는 것은 우주 만유의 본체를 이름이요, 소(小)라 함은 만상이 형형색색으로 구별되어 있음을 이름이요, 유무라 함은 천지의 춘·하·추·동 사시 순환과, 풍·운·우·로·상.·설(風雲雨露霜雪)과 만물의 생·노·병·사와, 흥·망·성·쇠의 변태를 이름이라고 하였습니다. 또한 일이란 시비이해를 말하는데 시(是)라 함은 옳은 것, 이치에 맞는 것 ,비(非)란 그른 것, 이치에 어긋난 것을 말합니다. 또한 이(利)라 함은 이로운 것, 자기에게 유익한 것을 말하고 해(害)라 함은 해로운 것, 자기에게 손해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이(理)와 사(事)를 병행하여 연구하는 것이 가장 원만한 연구가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세상은 이치로서 건설되고 일로서 운전해 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리를 연마하고 궁구하는 방법은 스승님들의 법문에서 밝혀주시기를 배우는 공부(問)와 생각하는 공부(?)와 실천하는 공부(修) 와 감정 받는 공부(法可止)를 실행하도록 강조하셨습니다. 또한 일에 밝아지는 방법(수행24장)으로는 일 당하기 전에 미리 연마하고, 일 당하여는 잘 취사하고 일을 지낸 뒤에는 대조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사리연구의 범위는 그 한계가 무궁무진합니다. 따라서 깨달음의 경지도 천층 만층이기 때문에 지각이 좀 열렸다고 해서 자만하거나 주견에 묶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이와 사를 병행하여 끊임없이 연마하고 궁구 해야 할 것입니다.

<남궁 성 교무·교정원 총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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