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편(原理篇) 39장
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제2부 법어(法語)
제5 원리편(原理篇) 39장
말씀하시기를 [진급하는 사람은 인자하고 겸손하고 근실하며 공한 마음으로 굴기하심하고 경외지심으로 남을 공경하며 덕화로써 상하를 두루 포용하고 공부와 사업을 쉬지 않는 사람이며, 강급하는 사람은 성질이 거칠고 공경심이 없으며 시기하고 질투하며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 하고 학식 재산 권세 기술 등 한 가지 능함이라도 있으면 상을 내고 자만 자족하는 사람이니라. 그대들은 더 한층 수도와 봉공에 알뜰하여 진급에 진급을 거듭하되 진급에 상(相)이 없어야 참으로 진급을 하게 될 것이며, 우리의 여섯가지 법위 등급 가운데 어느 위에 있든지 그 법위에 있다는 상이 없어야 참으로 그 위에 있는 사람이니, 이러한 사람이라야 참으로 위 없이 향상하여 무상 진급으로 불퇴전할 지위와 능력을 얻게 되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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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기하심[屈己下心]
사람을 대할 때 자기 자신을 굽히고 마음을 겸손하게 갖는 것.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늘 부족하다고 겸손해 하면서 다른 사람을 존경하고 높여주는 것을 말한다. 항상 자기의 허물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장점을 볼 줄 알며 인내하고 반성하고 참회하는 데서 굴기하심이 되어진다.(원불교대사전)
진급강급[進級降級]
등급ㆍ계급ㆍ학급(學級)이 오름과 내림. 법위등급이 오름과 내림. 수행을 열심히 하여 중생 세계로부터 불보살 세계로 나아가거나 이와 반대로 수행을 게을리 하여 불보살 세계로부터 중생 세계로 떨어짐. 천지 대자연의 운행인 성ㆍ주ㆍ괴ㆍ공(成住壞空)과 춘ㆍ하ㆍ추ㆍ동(春夏秋冬). 천지 대자연의 성ㆍ주와 춘ㆍ하는 진급이며 괴ㆍ공과 추ㆍ동은 강급. 소태산대종사는 천지 대자연의 진강급에 대한 물음에 “조선은 진급기에 있으며 진급기의 기한은 과거 부처님 말씀에 일대겁(一大劫)으로 천지의 한 진강급기를 잡으셨나니라”(《대종경》 변의품6)라고 했다.
그러나 “일시에 천지가 소멸되는 것은 아니니, 비하건대 인간의 생로병사와 같아서 인생이 한편에서는 낳고 한편에서는 늙고 한편에서는 병들고 한편에서는 죽는 것이 끊임없이 계속되는 것 같이, 천지에도 성ㆍ주ㆍ괴ㆍ공의 이치가 천만가지 분야로 운행되어 지금 이 시간에도 이루어지는 부분도 있고 그대로 머물러 있는 부분도 있으며, 무너지는 부분도 있고 없어지는 부분도 있어서 늘 소천소지(燒天燒地)가 되고 있나니라”(《대종경》 변의품4)라고 했다. 원불교에서 말하는 진급은 보통 불보살 세계로의 향상을 뜻하고 강급은 낮은 중생계로의 타락을 의미한다.
‘일원상서원문’에 “무상(無常)으로 보면 우주의 성ㆍ주ㆍ괴ㆍ공과 만물의 생ㆍ로ㆍ병ㆍ사와 사생(四生)의 심신(心身) 작용을 따라 육도(六道)로 변화를 시켜 혹은 진급으로 혹은 강급으로 혹은 은생어해로 혹은 해생어은으로 이와같이 무량세계를 전개했나니, 우리 어리석은 중생은 이 법신불 일원상을 체받아서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는 공부를 하며 또는 사리를 원만하게 아는 공부를 하며 또는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지성으로 하여 진급이 되고 은혜는 입을지언정 강급이 되고 해독은 입지 아니하기로써 일원의 위력을 얻도록까지 서원하고 일원의 체성(體性)에 합하도록까지 서원함”(《정전》 일원상서원문)이라 하고 있다. 이곳에서 밝힌 진급은 육도윤회 상에서 언급된 것이다.
육도는 천도(天道)ㆍ인도(人道)ㆍ수라(修羅)ㆍ축생(畜生)ㆍ아귀(餓鬼)ㆍ지옥(地獄)으로서 유정세간(有情世間)을 계층별로 구분해 본 것이나, 이 분류는 공간적인 분류라기보다 부처님의 입장에서 본 의미적 분류라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들 서로 다른 계층은 별개의 공간에서만 생활하는 것이 아니다. 소태산은 33천(天)의 질문에 답하여 그들이 허공계에 층층으로 나열된 공간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천상세계는 곧 공부의 정도를 구분하여 놓는 것에 불과하나니 하늘이나 땅이나 실력 갖춘 공부인 있는 곳이 곧 천상이니라”(《대종경》 변의품11)라고 했다.
이와 같이 천차만별의 유정세간의 실재의 세계를 긍정하면서도 그에 대하여 불교의 입장에서 의미적으로 분류한 것이 육도나 삼계(三界)이니 실지육도(實地六道)와 심상육도(心上六道)의 두 방향에서 말하고 있다. 실지육도는 실제적 윤회를 중시한 것이요, 심상육도는 마음의 윤회를 중시한 해석이다. 일원상서원문에 의하면 우리가 진급하게 되려면 법신불 일원상을 체받아서 심신을 원만하게 수호하고 사리를 원만하게 알며 심신을 원만하게 사용하는 공부를 지성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일원의 진리에 영원히 합일하고 위없는 대도를 깨닫는다면 육도의 진강급(進降級)을 초월하게 된다.
정산종사는 진급하는 길 여섯 가지를 언급했다. “하나는 스스로 타락심을 내지 아니하고 꾸준히 향상함이요, 둘은 견실한 신성을 가져 천만역순 경계에 부동할 신근을 확립함이요, 셋은 나 이상의 도덕 가진 이를 친근 공경하고 숭배 신봉하며 정진함이요, 넷은 나만 못한 근기를 항상 포용 보호하여 나 이상이 되도록 인도함이요, 다섯은 공부와 사업에 대하여는 스스로 만족하지 않고 항상 부족한 생각으로 계속 적공함이요, 여섯은 모든 수용에 대하여는 언제나 스스로 만족하며 부족한 이웃에게 보시하기를 좋아함이니라”(《정산종사법어》 원리편38).
또 진급하는 사람에 대하여 논하기를 “진급하는 사람은 인자하고 겸손하고 근실하며 공한 마음으로 굴기하심하고 경외지심으로 남을 공경하며 덕화로써 상하를 두루 포용하고 공부와 사업을 쉬지 않는 사람이며 강급하는 사람은 성질이 거칠고 공경심이 없으며 시기하고 질투하며 자기의 욕심만 채우려 하고 학식, 재산, 권세, 기술 등 한 가지 능함이라도 있으면 상을 내고 자만하는 사람이니라. 그대들은 더한층 수도와 봉공에 알뜰하여 진급에 진급을 거듭하되 진급에 상이 없어야 참으로 진급을 하게 될 것이며 우리의 여섯 가지 법위등급 가운데 어느 위에 있든지 그 법위에 있다는 상이 없어야 참으로 그 위에 있는 사람이니 이러한 사람이라야 참으로 위없이 향상하여 무상진급(無上進級)으로 불퇴전할 지위와 능력을 얻게 되나니라”(《정산종사법어》 원리편39)라고 말하고 있다.
이상에서 말한 진강급은 주로 유정세간의 육도에 관계된 것이나 법위등급과 용심법(用心法)의 내용도 들어 있다. 그러나 진급 강급이라는 말은 반드시 유정세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고 우주적 운수(運數)와 관련지어 말해지기도 한다. 소태산은 “천지에 진강급(進降級)이 있다 하오니 조선이 지금 어느 기(期)에 있나이까”라는 질문에 “진급기에 있나니라”(《대종경》 변의품6)라고 답변했으며, 미래의 세계를 진급기라고 보아 낮세계(陽世界)라 표현했다. 밤세계(陰世界)가 미개한 세상임에 반하여 낮세계는 크게 문명된 세계를 뜻한다.
정산은 “진급과 강급에는 자연히 되는 것과 인력으로 되는 것이 있으니 자연으로 되는 것은 천지에 운행하는 도수(度數)에 따라서 저절로 진급 혹은 강급이 되는 것이요, 인력으로 되는 것은 수도와 행동 여하에 따라서 각자 업인(業因)으로 진급 혹은 강급이 되는 것이니라”(《정산종사법어》 원리편37)라고 하여 천지의 자연적인 진강급에 따른 유정세간(有情世間)에의 영향을 언급하고 있다.(원불교대사전)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