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Aid Perfection) 2015. 1. 5. 15:38

정산종사법어(鼎山宗師法語)

제2부 법어(法語)

제2 예도편(禮道編) 21장

예전을 편찬하시며 [영주(靈呪)]를 내리시니 [천지영기 아심정(天地靈氣我心定) 만사여의 아심통(萬事如意我心通) 천지여아 동일체(天地與我同一體) 아여천지 동심정(我與天地同心正)]이요, 그 후 다시 [청정주(淸淨呪)]를 내리시니 [법신청정 본무애(法身淸淨本無碍) 아득회광 역부여(我得廻光亦復如) 태화원기 성일단(太和元氣成一團) 사마악취 자소멸(邪魔惡趣自消滅)]이러라.

★★★★★★★★★★

주문[呪文]

[개요]

주술적인 작용을 낳게 하기 위해 주술을 행할 때 입으로 외는 글귀. 일정한 정식(定式)으로 틀이 갖추어 있으며, 특별한 마음가짐으로 특별한 장소에서 행할 때 효력이 발생한다고 여겨진다.

[내용]

힌두교와 밀교(Tantric Buddhism) 전통의 만뜨라(mantra)는 주문에 해당하는 것으로 상징적 언어로 된 신비로운 소리를 의미한다. 만뜨라는 진언(眞言)으로 번역되어 쓰이기도 하는 데 문자대로 말하자면 진리를 나타내는 참된 말이다. 일반적으로 주문은 단순한 주술적 의미로 주력(呪力)을 비는 행위 또는 의례(ritual)에 사용되는 언어나 소리로 이해되고 있으나, 인도의 힌두교 또는 요가 전통에서는 만뜨라라고 하여 중요한 수행법의 하나로 그 의미가 심오하다. 만뜨라는 만달라(maṇḍala)와 얀뜨라(yantra)와 함께 요가 수행에서 중요한 딴뜨라(tantra) 수행방법 중의 하나이다.

만뜨라가 물질 속에 (또는 육체 속에) 속박된 에너지와 의식(consciousness)을 해방시키는 독특한 미묘한 소리의 진동이라면, 만달라는 우주적 힘을 불러일으키는 원형(圓形)으로 된 독특한 형식의 그림을 의미하며, 얀트라는 숨어있는 내재된 에너지와 의식을 깨워 일으키기 위해 정신을 집중 하도록 고안된 상징적 도형을 의미한다. 만뜨라나 만달라나 얀트라의 방식을 통해서 하는 딴뜨라의 수행은 마음을 확장시키고 물질(또는 육체)의 속박으로부터 에너지와 의식을 해방시키는 과정을 의미한다.

특히 딴뜨라는 인간 신체의 에너지 흐름을 변화시킴으로써 인간의 마음이 우주적 신성(神性)을 체험하게 하며 그러한 신성의 체험으로 인간의 마음은 육체의 한계를 벗어나 초월적 힘에 다가가게 하는 수행이다. 만뜨라는 힌두 딴뜨라와 밀교 전통에서 오랫동안 중요한 수행방법의 하나로 전승 발전되어 왔다. 만뜨라는 신비로운 소리라는 의미로 신비로운(esoteric) 힘을 가졌다고 일반적으로 생각해 왔으며 마음을 보호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만뜨라는 상징적 언어나 문자로 된 신비로운 소리로 자기변화 등 수행의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여러 가지의 신비로운 힘에 다가가거나 그러한 힘을 키우기 위해 송(誦)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그런데 만뜨라의 의미를 규정하는 데 힌두 딴뜨라 전통과 밀교 전통에서 약간 다르게 강조하는 면이 있다. 힌두 탄뜨리즘에서는 만뜨라를 소리에 관한 것으로 특히 널리 알려진 옴(aum)을 예로 들 수 있다.

옴은 아(A)와 우(U)와 음(M)의 세음절로 되어 있는데, 각 소리가 우리 몸의 특정한 짜끄라를 자극하여 깨우는 것이다. 따라서 힌두 만뜨라에서는 소리 자체를 대단히 중요시 여겨 올바르게 소리를 내도록 가르친다. 또한 이 소리 자체가 대단히 신비한 것으로 소리를 문자로 표기하거나 그 의미를 해석하는 것을 전통적으로는 금기시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밀교에서는 만뜨라는 진리를 나타내는 언어나 문구를 의미한다. 특히 밀교에서 만뜨라의 의미는 마음을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일상적으로 우리에게 보이고 경험되는 세계는 선악ㆍ미추ㆍ시비ㆍ이해의 분별심과 차별심인데 이것은 미혹(迷惑)된 마음의 작용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만뜨라 수행을 통해 미혹된 마음의 작용 즉 분별심과 차별심으로부터 본래의 온전한 마음을 지키고 우리의 육근작용이 분별세계에 구속되지 않고 그것을 넘어서 자유를 얻도록 하는 것이다.

[원불교에서 의미]

원불교에서도 기도나 천도제 등 특별한 의례를 행할 때는 주문을 독송(讀誦)하는 데, 대표적 주문으로는 성주(聖呪)와 영주(靈呪)와 청정주(淸淨呪)가 있다. 성주는 열반인을 위한 천도재나 기도에, 영주는 생존인의 소원 성취를 위한 기도에, 그리고 청정주는 특별한 재액이나 원진(寃瞋)의 소멸을 위한 기도에 주로 독송한다(《예전》 특별기도식).

따라서 이 주문들은 단순히 주력을 빌거나 하는 주술적 의미가 아니라 힌두 딴뜨라나 밀교에서처럼 진리를 표현하는 상징적 언어 또는 문구로써 진리적 수행적 의미가 더 깊다. 일반적으로 주문은 해석하기보다 “주문에 마음을 주하여 일심으로 독송하여 심력과 위력을 얻는 것”(《한울안 한 이치》)이다. 소태산대종사가 정신수양의 방법으로 주문과 선이 있으나 초입자에게는 선보다는 주문이 더 유용하다고 했듯이 원불교에서의 주문 독송은 힌두 딴뜨리즘이나 밀교에서 처럼 중요한 수행방법으로 취급하지만, 반면에 원불교에서는 초세속적인 생활을 하면서 단순히 주문이나 진언(眞言) 등 신비한 수행에만 몰두하여 신통묘술과 같은 초자연적 능력을 바라는 등 편벽된 수행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한다.(원불교대사전)

영주[靈呪]

[개요]

성주(聖呪)ㆍ청정주(淸淨呪)와 함께 원불교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주문. 원불교에서 열반인을 위한 천도재나 기도에 성주를 많이 사용한다면, 영주는 생존인의 소원성취를 위한 기도에 주로 사용한다. 또한 성주는 소태산대종사가 직접 지은 것인데 비해, 영주는 정산종사가 《예전》을 편찬하면서 내린 것이며, 이후 청정주도 정산이 내린 것이다(《정산종사법어》 예도편21).

[내용 및 의의]

영주는 “천지영기아심정(天地靈氣我心定) 만사여의아심통(萬事如意我心通) 천지여아동일체(天地與我同一體) 아여천지동심정(我與天地同心正)”이다. ‘영주’는 신령스러운 주문이라는 뜻이며 ‘천지영기아심정’은 천지의 신령스러운 기운에 내 마음을 정한다는 것이다. 곧 모든 번뇌 망상과 산란심을 끊고 천지의 신령스러운 기운에 내 마음을 의지한다는 의미이다. ‘만사여의아심통’은 모든 일이 나의 뜻과 같아서 마음에 걸림이 없다는 것이다. 즉 모든 산란심을 끊고 천지의 신령스러운 기운에 마음을 의지하고 보면 모든 일을 당하되 나의 뜻에 거슬림이 없고 마음이 두루 통한다는 의미이다.

‘천지여아동일체’는 천지가 내가 되고 나는 곧 천지가 되어 천지와 내가 둘 아닌 한 몸이 된다는 의미이며, ‘아여천지동심정’은 천지와 내가 한 몸이 되고 보면 천지가 하는 일이 내가 하는 일이 되고 내가 하는 일이 곧 천지가 하는 일이 되어 천지와 더불어 한 마음이 되며 모든 일이 도에 어긋나지 않고 바르게 된다는 의미이다.

정산은 영주를 내리면서 “천지 만물이나 사람이나 영(靈)과 기(氣)와 질(質)의 세 가지로 구성된 바 영이라 함은 안 보이는 것이나 형상 있고 없는 것을 지배하는 것으로서 천지는 대령(大靈)이요, 사람은 개령(個靈)인데 합치면 하나가 되는 것이며, 기라 함은 조화를 나투게 하는 힘으로서 천지에는 사시 순환이나 풍운우로상설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이고, 사람에게는 호흡하고 동작하는 것이며, 질이라 함은 이의 바탕으로서 천지에는 땅이고, 사람에게는 뼈와 살이다. 이 삼합(三合)이 조화가 잘 되면 천지나 사람이나 이상이 없는데 조화가 잘못되면 천지에 괴변이 생기고 사람에게 병고가 일어난다. 영주는 천지의 기운을 받고 흡수하는 것이니 많이 독송하라”(《한울안 한 이치에》)했다.

대령과 개령의 관계에 대하여는 “마음이 정한즉 대령에 합하고 동한즉 개령이 나타나, 정즉합덕(靜則合德)이요 동즉분업(動則分業)이라, 사람이 죽어서만 대령에 합치는 것이 아니라 생사일여니라”(《정산종사법어》 원리편15)고 했다. 또한 정산은 ‘영주는 천(天)의 체(體)와 합하자’는 것이라면 《주역(周易)》의 ‘여천지합기덕 여일월합기명 여사시합기서 여귀신합기길흉(與天地合其德 與日月合其明 與四時合其序 與鬼神合其吉凶)은 천(天)의 용(用)을 말한 것’이며, 그리고, ‘여귀신합기길흉은 길흉을 초월하자는 것’(《한울안 한 이치에》)이라고 했다. 간단히 말하자면, 영주는 사람이 천지의 신령스러운 체성에 합일하여 모든 번뇌 망상을 초월하고 천지의 위력을 얻기 위해 독송하는 주문이다.(원불교대사전)

청정주[淸淨呪]

[개요]

재액이나 원진(寃瞋)의 소멸을 위한 기도에 사용하는 주문. 영주(靈呪)ㆍ성주(聖呪)와 함께 원불교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주문. 원불교에서 열반인을 위한 천도재나 기도에 성주를 많이 사용한다면, 영주는 생존인의 소원성취를 위한 기도에 주로 사용한다. 성주는 소태산대종사가 직접 지은 것인데 비하여, 영주와 청정주는 정산종사가 예전을 편찬하면서 내린 것이다(《정산종사법어》 예도편21).

[내용]

청정주는 ‘법신청정본무애(法身淸淨本無礙) 아득회광역부여(我得廻光亦復如) 태화원기성일단(太和元氣成一團) 사마악취자소멸(邪魔惡趣自消滅)’이다. 풀이하면 청정주는 문자 그대로 마음과 기운을 맑고 깨끗하게 정화(淨化)시키는 것이다. 즉 안으로는 탐ㆍ진ㆍ치로 인한 번뇌 망상과 원한과 증오와 애착을 끊고, 밖에서 오는 잘못 맺어진 원한과 증오와 그로 인한 일체의 재액을 정화시키고 소멸시킨다는 의미이다.

[법신청정본무애]

법신은 그 자체로 맑고 깨끗해서 본래 아무 걸림이 없다는 것이다.

법신은 곧 우리의 불성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불성자리는 원래 어리석음도 없고 증오심도 없고 탐욕심도 없으며 따라서 천만경계에 걸림이 없이 원래 그대로 해탈의 경지이다.

[아득회광역부여]

내가 빛을 돌이켜 그 불성자리를 깨치고 보면 중생계를 벗어나 본래자리를 회복한다는 것이다.

[태화원기성일단]

우주에 다북찬 모든 만물을 화육시키는 원래의 그 기운에 내 마음을 하나로 합하자는 것이다. 나도 원래 천지의 화육하는 기운에 의해서 이 세상에 왔지만 탐ㆍ진ㆍ치에 의해 번뇌 망상과 산란심으로 마음이 어두워지고 기운이 막히고 하여 원진과 일체액을 불러들이게 되었으나 다시 원래의 만물을 화생 화육시키는 그 기운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사마악취자소멸]

삿됨이나 원착이나 증오와 같은 모든 악한 기운이 스스로 물러간다는 말이다. 즉 우주에 다북찬 화생(和生) 화육(和育)의 원래 기운을 내 마음에 가득 채우고 보면 탐욕이나 집착이나 증오심과 어리석음 등 모든 재앙의 근원이 사라지게 되어 내 마음과 주변이 다 청정해 지는 것이다. 주문은 원래 그 뜻을 풀이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일심으로 주문에 집중하여 독송을 하면 자연히 진리의 기운으로 내마음이 정화되고 주문의 위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원불교대사전)

성주[聖呪]

[개요]

성주(聖呪)는 영주(靈呪)와 청정주(淸淨呪)와 함께 원불교에서 사용하는 대표적인 주문이다. 특히 성주는 열반인을 위한 천도재나 기도에서 사용하나 성주의 유래를 보면 선수행과 함께 수양의 방법으로 소태산대종사가 직접 지어 제자들이 독송하게 한 것이다. 성주는 수양의 방법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염하는 대신에 이공주에게는 ‘거래각도무궁화 보보일체대성경(去來覺道無窮花 步步一切大聖經)’을 성성원에게는 ‘영천영지영보장생 만세멸도상독로(永天永地永保長生 萬世滅度常獨露)’를 염송하게 한 것이었으나 후일에 성주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영혼천도를 위한 주문으로 사용되었다(《대종경》 천도품4).

주문은 원래 진리를 나타내는 말로써 일심을 집중해서 독송하여 심력과 위력을 얻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해석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소태산은 후기에 천도를 위한 법문에서뿐만 아니라 청년이나 일반대중을 위해 성리를 설하면서 자주 성주의 의미를 설하여 불생불멸의 진리와 생멸거래와 인과의 이치를 깨달아 마음의 자유를 얻고 전 인류에게 복혜의 문로를 열어 주는 큰 사람이 되도록 부촉하기도 했다.

[내용]

성주(聖呪)는 ‘영천영지영보장생 만세멸도상독로 거래각도무궁화 보보일체대성경(永天永地永保長生 萬世滅度常獨露 去來覺道無窮花 步步一切大聖經)’이다. 풀이하면 성주란 성스러운 주문이라는 뜻이며 ‘영천영지영보장생’은 ‘영원한 하늘과 영원한 땅 곧 하늘과 땅이 영원하므로 그 속에 사는 모든 만물이 영원히 장생을 보존한다’는 의미이다. 곧 이 구절은 불생불멸(不生不滅)의 진리를 나타내며, 불생불멸의 진리가 있기 때문에 만물이 영원히 멸하지 않으며 우리도 영생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만세멸도상독로’는 만세에 멸도 되더라도 곧 소천소지(燒天燒地)가 되더라도 항상 홀로 드러나 있다는 것이다.

소천소지가 되더라도 한 물건이 장령(長靈)해서 개천개지(盖天盖地) 곧 하늘도 덮고 땅도 덮는 그 진리자리가 상독로라는 것이다. 수없는 생멸과 선악귀천을 거듭하더라도 영원히 물들지 않는 본연 자성의 참 나(眞我 또는 佛性)를 말한다. 요컨대 부처에게 더하지도 않고 중생에게도 덜하지 않는 본연청정의 자성자리를 의미한다. ‘거래각도무궁화’는 가고 오는 도를 깨고 보니 그것이 무궁한 꽃 즉 불생불멸하는 꽃이더라는 의미이다. 생사거래의 이치를 깨고 보면 불생불멸의 진리와 함께 생사와 인과가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 마치 영원히 피고 지는 꽃과 같다는 의미이다.

생사거래와 인과여수가 영원히 반복되는 무궁한 꽃으로 보면 선악미추(善惡美醜)의 모든 차별심을 벗어나고 모든 이해(利害)에 해탈을 얻게 된다. ‘보보일체대성경’은 걸음걸음 일체 즉 천지삼라만상(天地森羅萬象)이 대성경(大聖經)을 펼쳐 보이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생사거래와 인과여수의 이치가 무궁한 꽃과 같음을 깨치고 보면 이 세상 만물의 모든 이치가 큰 성경(聖經)으로 보이게 된다. 이 경지에 도달하면 윤회의 사슬을 벗어나 육도(六道)를 자유자재하고 생사거래(生死去來)를 자유자재하게 된다. 성주는 열반인의 해탈 천도를 위해 많이 독송되지만 또한 누구든지 일심으로 독송하면 불생불멸의 진리를 깨쳐 영생(永生)을 얻고 생사윤회에 해탈을 얻음과 동시에 큰 위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성주는 이름 그대로 성자(聖者) 또는 부처되게 하는 주문이다.(원불교대사전)

★★★★★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