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圓佛敎)/원불교사상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

원재(Aid Perfection) 2014. 9. 4. 14:15

불교와 원불교의 관계

원불교는 소태산대종사의 깨달음으로부터 시작된 종교이다. 그 깨달음에 바탕한 종교적 관점이 〈정전〉 교법의 총설에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다. '불교는 무상대도(無上大道)'라는 선언은 불교적 진리관에 대한 확인이다. 그러나 대종사는 당시의 조선시대 내내 위축되는 과정에서 왜곡되어온 불교를 답습하고자 하지 않았다. 때문에 소태산대종사는 〈조선불교혁신론〉(1935년 4월 간행)을 내놓는다.

물론 소태산대종사보다 이른 시기에 조선불교의 혁신을 주장하는 논서들은 많이 있다. 그러나 소태산대종사의 혁신방향은 그 이전의 어떤 내용과도 질적 차이를 가진 본질적 개혁의 내용이다. 그 〈조선불교혁신론〉의 내용은 과거 조선사회의 불법에 대한 견해, 조선 승려의 실생활, 석가모니불의 지혜와 능력, 외방의 불교를 조선의 불교로, 소수인의 불교를 대중의 불교로, 분열된 교화 과목을 통일하기로, 등상불 숭배를 일원상 숭배로 등 7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불법의 시대화·생활화·대중화를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내용은 〈대종경〉 서품 15장~19장에 그대로 밝혀져 있어 원불교가 추구해야 될 미래불교의 방향이 정확히 제시돼 있다.

서품을 다시 보면, 소태산대종사의 깨달음(1장), 불법과의 관계 및 불법의 천명(2~3장), 개교표어(4장), 대각 후 초기교단의 확립과정(5~14장), 불교개혁에 대한 소태산대종사의 언명(15~19장)으로 구분된다. 소태산대종사의 입장에서 불법과의 관계 설정과 불법에 대한 평가, 그리고 불교를 새롭게 개혁해 갈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서품 2장에 나온 "서가모니불(釋迦牟尼佛)은 진실로 성인들 중의 성인이라, 과거 부처님의 행적과 말씀에 부합되는 바 많으므로 나의 연원을 부처님에게 정하노라. 장차 회상을 열 때에도 불법으로 주체를 삼아 완전무결한 큰 회상을 이 세상에 건설하리라"고 밝힌 점은 너무나 정확하게 드러나 있는 원불교의 정체성이다. 서품 15장에 "이제는 우리가 배울 바도 부처님의 도덕이요, 후진을 가르칠 바도 부처님의 도덕"이라고 하신 내용과 "그대들은 먼저 이 불법의 대의를 연구해서 그 진리를 깨치는 데에 노력하라"고 한것에 비추어 불법에 대한 지침이 이보다 더 확고한 것은 없을 것이다.

원불교 교단은 실제로 1960년대에는 불교계가 포함된 6대종단협의회 구성에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불교계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당시 5·16이후 제정된 불교재산관리법 때문에 잠시나마 탈불교화의 길을 걸어왔다. 그 영향력이 오늘날 한국사회 내에서 불교와의 관계 문제에 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역사적 현실 속에서 잠시나마 탈불교화의 길을 걸었지만, 다시 소태산대종사가 구상하고 있는 불교개혁의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원불교는 기존 불교의 가장 핵심적 내용인 불법승 3보를 혁신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개혁불교임이 분명하다. 불보(佛寶)를 혁신하여 진리의 근원이자 불보살과 성현의 마음인 법신불 일원상을 내세웠다. 법보(法寶)를 혁신하여 어려운 한문경전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였으며, 종국에는 세상에 생생히 살아있는 산경전까지 제시하고 있다. 승보(僧寶)를 혁신하여 출재가를 비롯한 남녀노소 귀천을 막론하고 누구나 차별 없이 공부하고 수행할 수 있는 교단을 구성하여 이 사회 전체를 부처님의 가르침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

객관적으로 불교를 연구하는 전문학자들은 '원불교는 근대 불교개혁의 완성'이라고 말하고 있으며, 원불교는 소승, 대승, 밀교 다음으로 발전한 대승불교 최종의 완성태로 보고 있다.

한국불교의 테두리 안에서만 원불교와 불교와의 관계를 논하지 말고 시야를 넓혀서 보자. 세계불교의 현장에 나가보면, 각각의 지역마다 다양한 모습의 불교가 현재도 살아있다. 과거 역사를 돌아보면 각각의 시대마다 너무도 다양한 모습의 불교가 존재하고 있다. 문제의 관건은 누가 올바르게 받아들여 실천하느냐의 문제이다. 그가 불교의 주인이 되며, 주세회상이 되는 것이다. 역사는 길고 세상은 넓다. 넓고 길게 보자.

<총강분과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