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경(大宗經) 제6 변의품(辨疑品) 32장
<20190824 토요일>
대종경(大宗經) 제6 변의품(辨疑品) 32장
김 기천이
여쭙기를
[선지자들이 말씀하신 후천 개벽(後天開闢)의 순서를 날이 새는 것에 비유한다면 수운 선생의 행적은 세상이 깊이 잠든 가운데 첫 새벽의 소식을 먼저 알리신 것이요, 증산 선생의 행적은 그 다음 소식을 알리신 것이요, 대종사께서는 날이 차차 밝으매 그 일을 시작하신 것이라 하오면 어떠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그럴 듯하니라.]
이 호춘(李昊春)이
다시 여쭙기를
[그 일을 또한 일년 농사에 비유한다면 수운 선생은 해동이 되니 농사지을 준비를 하라 하신 것이요, 증산 선생은 농력(農曆)의 절후를 일러 주신 것이요, 대종사께서는 직접으로 농사법을 지도하신 것이라 하오면 어떠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또한 그럴 듯하니라.]
송 도성이
다시 여쭙기를
[그 분들은 그만한 신인이온데 그 제자들로 인하와 세인의 논평이 한결같지 않사오니, 그 분들이 뒷 세상에 어떻게 되오리까.]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일이 인증할 만한 이가 인증하면 그대로 되나니, 우리가 오늘에 이 말을 한 것도 우리 법이 드러나면 그 분들이 드러나는 것이며, 또는 그 분들은 미래 도인들을 많이 도왔으니 그 뒷 도인들은 먼젓 도인들을 많이 추존하리라.]
{대종경} 제6 변의품 32장
고독한 선구자 ‘개벽 TF팀’
요즘 비행기는 과거와 달리 제법 부드럽게 착륙한다. 목적지에 도달하여 충격을 최소화한 연착륙을 하고 있다. 느닷없이 급강하한다면 부작용과 거부감과 충격이 엄청날 것이다.
사람의 마음이나 문화를 바꾸는 일은 무엇보다 연착륙이 필요하다. 건물을 짓거나 부수거나 무정물을 다루는 것과 비교할 수도 없이 복잡 미묘한 분야다. 한 번에 확 개조시키려 들면 부작용과 거부감과 충격으로 애시당초 목적한 바를 이루기도 어렵거니와 반짝하다가 바로 원상복귀 해 버린다. 정신개벽, 후천개벽, 우주기운을 바꾸는 거대 프로젝트를 완성하려면 그 과정이 쉽지 않고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 완충재, 연착륙을 위한 긴 시간과 반복학습, 지속적 열정과 정교한 시스템을 요한다.
정신개벽의 연착륙과 확고한 정착을 위해 음부공사로 꾸려진 특별 TF팀이 있다. 한시적으로 만들었다가 해당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해산하는 팀이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한꺼번에 되지 않아서, 한 성자가 다 하기에는 인생이 길지 않아서, 시간차를 두고 팀원이 구성됐다. 수운, 증산, 대종사가 후천개벽의 TF팀인 셈이다.
정신개벽 프로젝트가 효과를 발휘하는 기한은 최소 5만년이며, 개벽 프로그램 완성 기간은 백여 년이다. 1824년 수운선생으로부터, 1871년 강증산 천사를 거쳐, 1943년 소태산 대종사에 이르기까지 개벽 프로젝트의 연착륙을 위해 성자들이 역할을 나눠 오가면서 순차적으로 완성한 과업이다.
깊은 잠에 빠져있는 일체 중생에게 진리의 소식이 바로 들릴 리 만무하다. 목이 쉬도록 설한들 우이독경이다. 인간세상에 먼저 내려가 어둠을 걷고 잠든 이들을 깨우는 선발대가 필요하다. 그 역을 맡은 분이 수운선생이다. 흔들어 깨우는 데에 큰 힘과 많은 방편(이적)이 필요했을 수 있다. 그 다음 역은 증산선생이 맡았다. 어르고 달래 잠자리에서 일으켜 세워 세수시키고 앉혀놓는 작업을 한 성자다. 정신차리고 앉아야 귀한 법이 들어가 정신개벽이 이뤄진다. 이런저런 충격요법으로 개벽의 선두에 서준 선구자, 선각자, 선지자들의 고독한 역사가 있어 대종사님의 일원주의, 정신개벽은 꽃필 수 있었다. 이 음부공사팀은 누가 더 우등하거나 열등하지 않은, 나뉠 수 없는 한 팀이며 동일한 공덕주다.
개벽세상은 선천의 어둠을 걷어내며 순차적으로 오는 것이 맞다. 한 번에 확 바뀌면 적응도 수용도 어렵고 실패할 공산이 크다. 선지자들의 역할 없이 뒷 성자들이 과업을 완성하기 어렵다. 누군가 먼저 왔다 가고 다음 성자들이 완성을 하고 간다. 개벽의 역사는 그렇게 만들어지는 것이라, 대종사는 “그분들은 미래 도인들을 많이 도왔으니 그 뒷 도인들은 먼젓 도인들을 많이 추존하리라.”고 말했다.
소통하는 정치,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는 새 지도자에게 긍정적인 평가와 기대가 크다. 민주정치의 황무지에서 외로운 선구자가 됐던 선대 지도자들의 공덕 없이 가능하지 않은 공동 결실이다. 민주, 환경, 인권, 평화 등 모든 활동들이 다 그런 맥락하에 있다. 선구자들의 공덕을 연결하지 못하고 혼자 이룬양 자만하며 우열을 논하고 비난하는 이는 분명 근시안이다.
<송도교당 / 장오성 교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