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Aid Perfection) 2014. 9. 18. 23:22

국운편[國運編]

정산종사법어3편으로 33장의 법문이 수록됨. 대한민국 건국의 바른 길을 논한 것으로, 건국론의 개요, 위정(爲政)의 도와 건국에 관한 법문 등을 수록하고 있다. 건국론의 요지는 정신으로써 근본을 삼고, 정치와 교육으로써 줄기를 삼고, 국방 건설 경제로써 가지와 잎을 삼고, 진화의 도로써 그 결과를 얻어서 영원한 세상에 뿌리 깊은 국력을 잘 배양하자는 것이다.

건국의 정신은 첫째 마음의 단결, 둘째 자력 확립, 셋째 충의 봉공, 넷째 통제 명정, 다섯째 대국 관찰이다. 우리나라의 국운에 대하여 예측하기를 우리가 경제나 병력으로 세계를 어찌 호령하리요, 새 세상의 대운은 성현 불보살들이 주장하나니 이 나라의 새로운 대 도덕으로 장차 천하가 한 집안 되리라”. 세계 대운이 이제는 동남으로 돌고 있으므로 앞으로 동남의 나라들이 차차 발전될 것이며 이 나라는 세계의 정신적 중심지가 되리라”(정산종사법어국운편32)라고 했다.(원불교대사전)

건국론[建國論]

[개요]

1945(원기30) 10월에 정산종사가 지은 건국에 관한 책. 우리나라는 그 해 815, 일본의 식민지 지배로부터 벗어났으나 북위 38도를 중심으로 미국과 소련이 남북한을 분할 점령하고 있던 상태로써 아직 외국세력의 지배를 완전하게 벗어나지는 못했다. 해방정국에서 새 나라 건설은 민족적 역량을 모을 겨를이 없이 독일과 일본을 물리친 연합국의 생각에 따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지는 상황에 있었다.

그러나 당시 민족 지도자를 자처하는 많은 사람들은 외세에 대항하여 민족 주권을 먼저 세우기보다는 새 나라의 틀에 대한 나름대로의 제언을 하고 단체를 만들어 국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다투고 있었다. 민족정기가 세워지지 못할 위기에 처했던 그 때 정산은 중도주의에 입각한 건국론을 발표하여 새 나라를 세우는 일에 참여했다. 당시의 정파나 단체, 그리고 이념 갈등은 크게 좌파와 우파로 나누어진다. 정산은 좌파나 우파의 이념을 떠나 무아봉공할 것을 주장했다. 무아봉공은 국민생활을 중심으로 새 나라를 건설하려는 의지이며, 도덕과 마음을 기초로 한 건설자가 되자고 하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건국론은 이러한 정신을 가지고 일의 선후를 가려 나라를 세우는 정책과 단계를 제시하고 있다. 정산이 해방 당시 정치적 상황과 사회적 조건, 민심의 동향 등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그 당시 상황에 맞는 방향으로 건국강요를 발표한 것이다. 그가 종교지도자로서 건국론을 발표한 것은 당시 상황에서 우국충정에 넘치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정교동심(政敎同心)의 이념을 실천하는 차원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건국론의 목차]

1장 서언.

2장 정신: 마음단결 자력확립 충의봉공 통제명정 대국관찰,

3장 정치: 조선현시에 적당한 민주국 건설 중도주의의 운용 시정간명 헌법엄정 훈련보급 실력양성 종교장려.

4장 교육: 초등교육의 의무제 중등전문대학의 확창 정신교육의 향상 예의교육의 향상 근로교육의 실습.

5장 국방: 국방의 정신 국방군과 국방의 시설 국방군의 본분.

6장 건설경제: 전기공업의 증강 지하자원의 개발 운수교통의 개수 농지와 산림의 개량 위생보건의 설비 국영과 민영 노동력의 증장 독선생활의 방지 각 구역 공익재단건설 저급생활의 향상 일산의 처리 취사선택 긴급대책.

7장 진화의 도: 정치에 관한 공로자 우대 도덕에 관한 공로자 우대 사업에 관한 공로자 우대 발명자 우대 특별기술자 우대 영재의 외학장려 연구원 설치 세습법 철폐 상속법 제한.

8장 결론: 정책의 요지 동포에게 부탁하는 말. 덧붙임: 건국 3. 요언 21.

[건국론의 내용]

1장 서언: 815광복 정국에 대한 생각을 밝히고 새 나라 건설을 위한 이상을 제시하며 나라의 틀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제시할 필요성을 밝힌다. 건국론의 요지가 정신으로써 근본을 삼고 정치와 교육으로써 줄기를 삼으며 국방, 건설, 경제로써 가지와 잎을 삼고 진화의 도로서 결과를 얻어서 국력을 배양하자는 것이라고 밝힌다.

2장 정신: 새 나라를 건설하기 위한 정신의 기본태도를 밝힌다. 계급이나 계층, 정치적 이념이나 지역, 개인의 정권욕이나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민족의 견지에서 뜻을 모으고 충성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먼저 강조한다. 또한 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일본에 대항한 연합국의 승리로 인하여 나라를 되찾은 점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하지만 그 가운데 특정한 나라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정권욕에 사로잡혀 특정한 나라와 결탁하려는 사람에 대해서도 구한말의 역사를 상기시키며 경계하고 있다.

국제정세를 살피는 한편 역사를 되돌아보는 안목을 가지고 민족적 자력을 길러서 나라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한다. 목차에 제시한 5가지 사항은 당시에 파악한 한민족의 5가지 나쁜 점을 극복하자는 5가지 방향으로서 국민성을 개조한 바탕 위에 튼튼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나라를 세우는 일은 민족이 마음으로 단결해야 가능한 것인데, 그렇지 못한 10개항을 제시하여 경계한다(마음단결). 다음으로 민족이 자립해야 나라를 세울 수 있는데 권력에 눈이 먼 사대주의자들을 경계한다(자력확립). 또 나라를 세우는 사업을 하면서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경계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심으로 봉공(奉公)할 것을 말한다(忠義奉公).

우리나라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이 하는 것들을 하찮게 보아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을 경계하고 나라를 세우는 일에 나서는 사람들의 지도력을 인정하여 문명한 민족의 길로 나가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統制明正). 그리고 작은 욕심과 눈앞의 일에 끌려 다니지 말고 큰 판을 보아야 공존 공영하는 문명된 나라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大局觀察).

3장 정치: 민주주의를 정치이념으로 제시하고 운용 체제는 여러 나라의 제도를 참고하여 당시 한국의 현실을 바꾸어 갈수 있는 체제를 만들자고 한다. 특정 국가의 제도를 그대로 추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계하기도 한다. 한편 모든 계층과 모든 지역이 골고루 함께 번영하는 방향으로 정치를 운용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중도주의라고 한다. 이 중도주의가 정산이 목표로 하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입헌국가로서 국민생활 위주의 행정을 지향해야 하는 방향도 밝히고 있다.(건국론발표 당시는 헌법제정 이전이었음) 새로운 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생활할 수 있는 국민훈련의 필요성을 말하는 한편 스스로 지키고 스스로 방위하며(自衛自立), 스스로 생산하고 스스로 공급하는(自給自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실력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새로운 민주국가의 문명에 적응하는 국민이 되기 위해서는 합리적 종교의 신앙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히고 종교와 교육을 정치적 체제와 함께 제도화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이것을 정치와 종교의 병진(治敎竝進)이라는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4장 교육: 1945년 당시의 한국인들이 현대적인 나라를 만들고 그 나라를 유지하기에는 현대적인 교육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관점에서 제시하는 장이다. 교육의 일반적인 중요성과 더불어 당시의 시기를 고려한 교육의 중요함을 드러내고 있다. 학교교육과 정신교육, 근로교육과 예의교육을 제도화하는 문제에 대해서 말한다. 초등교육을 의무화하고 중등학교와 전문대학을 설치해야 하며 교사를 양성하고 사립학교 설치 등의 방안을 말하고 있다. 단순한 지식교육만이 아니라 국민정신 교육과 예의교육을 교과에 포함시켜야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서 당시의 한국 사람들이 근로정신이 모자란 점을 지적하고 학교교육에서부터 근로정신을 일깨우고 실습하는 과정도 교과목에 포함시키자고 한다.

5장 국방: 상비군을 설치하고 육공군 사관학교를 설립하고 의무병역제를 실시할 것을 주장한다. 국방시설을 튼튼하게 하고 군수산업을 육성할 것을 말한다. 일본의 패망 원인 가운데 하나가 군대가 정부의 지휘를 받지 아니하고 독자적으로 움직인 것에(만주사변, 노구교사건) 있었다는 점을 떠올리고, 군대가 엄정한 규율로 정부의 지도를 받을 것을 강조하고 군인이 국방에 충실하지 않고 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욕심을 갖지 않아야 하는 점에 대해서도 경계하고 있다.

6장 건설경제: 이 장에서는 먼저 공업화 국가를 지향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인 전기공업을 발전시킬 문제를 제1항에 제시하고 있는 점만 보아도 그렇다. 지하자원을 개발하고 운수교통을 개수하고 발전시켜야 할 방안을 말하고 있다. 농토를 확대하고 농지를 개량하며 농업을 특화해야 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전통적인 농업을 개량하여 현대화된 농업으로 가야 할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국가 기간산업을 국영으로 하고 중소산업은 민영으로 하며, 식민지 시대 일본인의 재산은 모두 국유로 할 것을 말한다. 위생보건 시설을 설비할 것을 말하고, 근로훈련법을 두어 노동을 장려해야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도 제시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회사를 통해 국민생활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말하고 각 지역에 공익재단을 설치하여 가난하고 힘든 사람을 도와주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는 세금이나 벌금 등의 방법으로 제재하는 등 이기적 생활을 경계하고 있다.

7장 진화의 도: 새 나라를 만들어 나갈 때 사회발전과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기풍을 말하고 있다. 우선 정치, 도덕, 사업에 관한 공로자를 우대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라 발전을 위한 제도나 방안을 제출한 사람과 기술자를 우대해야 하며, 이들에게 생전과 사후까지도 그 공적을 기억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당시까지 과거의 신분제사회 질서가 어느 정도 남아 있었던 문제를 지적하며 이를 없앨 것을 말하고 상속법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한다.

8장 결론: 건국론의 요점이 중도주의라는 것을 밝힌다. 평등을 주장하며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한다거나 자유를 주장하며 방종하는 것을 경계한다. 모든 국민이 단결하여 나라를 세우는 것이 모든 사회적정치적 이념에 앞선다고 호소한다. 나아가서 국민 훈련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덧붙힘: 정치, 경제 방면에서의 건국 3기를 밝히고 있다. 이것은 중도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시대인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념을 초월하여 사회 변화 과정의 때에 맞는 정책과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중도주의의 실천이라고 볼 때 당시 한국사회의 형편을 보고 밝힌 것이 건국 3기이다. 훈련기-정리기-완성기로 구분하여 나라를 세우는 시간적 순서를 나누고 그 단계에 따라 건국사업을 전개할 것을 말하며 21개조의 제언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훈련기는 유럽 국가들이 근대의 수세기 동안 진행했던 민주화 혁명기를 대체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민주시민 의식을 보급하고 민주국가, 민족자립의 이상을 갖게 하자는 시기이다. 국가 집중기(정리기)는 산업화를 추진하고 국방을 완비하여 자립적인 민족국가의 틀을 만들고, 민주국가의 법과 제도를 완비하자는 시기이다. 생활 균평기(완성기)는 국민생활을 정신적인 방면과 물질적인 방면 모두에서 선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시기를 말한다.

21개조에는 개인에 관한 것, 국민이나 민족에 관한 것, 정치경제의 이념에 관한 것, 나라 세우는 일과 관련된 진리적 원칙에 대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정산종사법어국운편 27장에서는 이와 관련된 것을 집 짓은 일에 비유하고 있다. 집을 짓는데 터를 닦고 목수 일을 하며 그 다음에 토수 일과 도배를 한 후 집주인이 들어가 살게 되는 것같이, 지금 좌우 당은 터를 닦고 이후 정부는 목수 일을 하고 그 후 도덕은 토수일과 도배를 하여 완전한 좋은 국가를 이룩할 것이라고 했다.

[건국론의 역사적 의미]

자유주의나 사회주의 등의 정치 이념은 근대 유럽에서 오랫동안 투쟁을 거쳐 형성된 것이다. 해방 당시까지 조선 사람들은 나라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했으나 근대국가로의 전환을 위한 투쟁을 해온 것은 아니었으며, 그런 까닭에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자유주의나 사회주의의 이념은 익숙하지 않았다. 오히려 국민의식 속에는 왕조 시대의 찌꺼기가 남아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정산은 다른 나라에서 일어났던 정치 투쟁의 과정을 교육과 훈련을 통해서 평화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방안을 말했다고 본다. 근대 국가체제를 꾸려나갈 수 있도록 국민의식의 전환을 교육과 훈련으로써 성취하려고 했다는 말이다.

정산이 강조하는 것은 국민의 단결이요, 민족지도자를 자처하는 사람들의 단결이다. 이념과 정파, 단체와 파벌의 싸움은 결국 새 나라 건설에 실패할 것이란 위험을 예감한 차원에서 단결을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분단국이 된 것은 정산이 예감한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산은 한민족의 역사적 장래를 밝게 보는 토대 위에서 건국론을 지었다. 한민족의 국가는 도덕 문명의 중심국가가 될 것이고, 후천시대의 세계는 도덕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한민족의 역사적 장래를 밝게 보는 것이다.

()시대에는 그 운이 지중해에 있어서 로마가 세계를 지도하여 왔으나 양()의 후천(後天)시대는 한반도에 그 운이 있다(박정훈, 한 울안 한 이치에)는 역사형이상학적인 인식의 기초도 있다. 그러나 정산의 낙관론은 보다 실천적인 신념의 토대에 있다. 곧 한민족의 국가가 도덕 문명의 중심국가가 된다는 것은 원불교의 종교적 지도력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건국론에서는 한민족이 고쳐 나가야 할 점을 여러 부분에서 보여주고 있다. 민족의 단점 그 자체를 도덕 훈련의 대상으로 본 것이다. 그러한 훈련을 통해 중심국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비주의적인 선민의식을 부추기는 예언가들과 주술적인 종교행태와는 차별화된 점을 보여준 것이다.

정산이 말하는 중도주의는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정치적 중도주의는 자유주의와 평등주의를 절충하자는 것이고, 경제적 중도주의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을 취하자는 것이다. 계급과 계층의 중도주의는 서로 배려하는 상생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고, 지역의 중도주의는 온 나라를 균형발전 시키자는 것이다. 민족적 중도주의는 닫힌 민족주의가 아니고 민족 주체성을 확립하되 외교를 통해 외국의 힘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문화적 중도주의는 내 것만 고집하지 말고 전 세계의 선진적인 문물을 배워 활용하며, 생활의 중도주의는 자리이타의 생활을 하자는 것이다.

또한 중도주의는 산술적인 중간을 취하자는 것이 아니라 양 극단을 초월하여 때에 맞는 실천 전략을 채택하여 현실을 풍요롭게 하자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절충주의 또는 이데올로기의 수렴이론과는 구별된다. 정산은 산업화 국가로의 전환을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있으며 문화국가로 가기 위한 의식전환과 종교의 장려를 강조하고 있다. 정치와 종교를 병진시키는 중도주의, 산업과 복지를 병행하는 중도주의, 국영과 민영을 병행하는 중도주의도 정산의 중도주의의 범주에 들어 있으며, 이는 중도주의를 실질주의적 관점으로 파악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질주의는 개인과 국민의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향상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는 말이다. 중도주의는 지금의 모든 사상을 종합하여 전 세계에 두루 적용할 생활원리정치원리를 채택하여 실현하는 것”(한 울안 한 이치에)은 중도주의가 실질을 지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곧 중도주의는 때에 맞는 생활 원리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이념이나 명분을 지키며 사회정의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적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발전시키자는 것이 건국론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한편 정산의 중도주의는 평화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평화란 싸움이 없는 소극적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발견하는 상생(相生)의 실천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원불교의 은()사상을 구현하는 적극적 실천을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신에 따라 정산은 나라의 틀, 법과 제도를 상생의 구조로 만들려고 하는 의도를 보여주고 있다. 정산은 이러한 평화적인 상생의 구조를 진화의 개념으로 포괄하기도 한다.

[건국론의 실천]

정산은 당시의 국제 정세와 세계적인 문화변동의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바탕위에 새 나라의 국가 이념과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정산의 역사인식이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만큼 건국론을 단순히 글로 제시하는데 그치지 않고 당시 원불교 교단의 역량 한계 안에서나마 실천적인 노력을 했다. 전재동포 구호사업을 벌인다거나 동화병원을 설립하는 등의 자선 사업, 원광대학을 설립하는 등 교육 사업을 전개하는 일은 포교적인 차원에서라기보다는 건국론에서 말하고 있는 여러 가지 방안 가운데 자신의 종교적 지도력 안에서 실행할 수 있는 부분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러나 건국론은 한반도의 분단으로 말미암아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이에 제시하고 있는 세부적인 사항들 가운데는 이미 실현된 부분도 적지 않다. 그러나 그 정신을 기초로 하는 실천전략은 여전히 이념적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한반도의 분단 상황은 우리나라가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난 뒤 아직도 나라를 만드는 과정에 있음을 말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건국론의 정신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정산이 이를 통하여 내걸은 이념과 지침은 오늘날 원불교인이 현실참여를 할 때도 기본으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도주의적 새 나라를 건설하려는 한민족의 과업은 1945년의 해방 당시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오늘날 한민족 통일국가를 세워야 한다는 과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에서 건국론은 여전히 현실적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정산종사탄생100주년기념사업회평화통일과 정산종사 건국론을 간행한 것도 건국론의 전략과 정신을 통일국가 건설에 응용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실천의 하나이다. 나아가서 건국론이 내세우는 중도주의 이념은 21세기에 접어들어 세계 여러 나라가 사회를 통합하고 국민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해 찾아내려고 하는 이념의 융합에 대해서도 생명력을 가진 지침이 된다.(원불교대사전)

위정[爲政]

(: 하 위/할 위, : 정사 정/칠 정)

정치(政治)를 행()②『논어(論語)20편 중()의 제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