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해설>④ 무시선 무처선
<교리해설>④ 무시선 무처선
[4호] 1969년 07월 15일 (화) | 교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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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곳 없이 간단없는 마음으로 어느 때 어느 곳이나 공부하는 도량을 삼아 부처를 이루는 선법으로 본교의 원융무애한 수행 길을 밝힌 표어입니다.
선이란? 「원래 분별주착이 없는 참된 성품을 깨쳐 마음의 자유를 얻어서」 천만 가지 욕심경계에 물들고 막힘이 없이 참되고 바른 생활을 개척해 나가는 것입니다. 예로부터 큰 도와 참된 생활에 뜻을 둔 사람으로서 선을 닦지 아니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선공부를 대단히 어렵게 생각하거나 실생활과는 별 관계가 없는 것으로 여기어 직업을 갖거나 처자가 있어도 못할 것이요 욕심경계와 시끄러운데 처해도 못할 것이라 하여 홀로 산중에 들어가 조용히 앉아서만 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만일 조용한 곳에 앉아서만 선을 닦고 경계 속에서 활동하면서 닦지 못할 선이라면 세상에 쓸모 없는 병든 선이라 불안과 고통에서 허덕이는 전 인류를 구원할 산 법이 되지 못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성품 자체가 한갓 공적에만 그친 것이 아니니 앉아서 무정물과 같은 선을 닦을 진대 무용한 병신을 만드는 일이라 시끄러운데 처해도 마음이 요란하지 아니하고 욕심경계를 대하여도 마음이 동하지 아니하여야 참 선이요 참 정이라」하시었으니 어찌 구차히 시간과 처소를 택하여 대승의 수행길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대종사님께서 밝혀주신 무시선 무처선의 공부법은 따로이 시간과 처소를 가리지 아니하고 우주를 선방 삼아 어느 때 어느 곳에서나 항상 자성을 여의지 아니하고 천만경계 중에서 동하지 않는 일심정력을 얻는 빠른 공부길입니다. 이 법만 자상히 알고 보면 괭이를 든 농부도, 마치를 든 공장도, 주판을 든 점원도, 정사를 잡은 관리도 누구나 다같이 선을 할 수 있습니다. 더욱 현대와 같이 복잡한 정신생활에서는 원래 착이 없는 마음을 알아서 원래 착이 없는 행을 닦는 선법이 아니고는 잠깐도 마음의 안정과 정화를 얻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활속에서 경계를 대할 때마다 항상 공부하는 대중을 놓지 않고 안으로 마음 지키기를 허공과 같이하고 밖으로 경계 대하기를 태산과 같이 하여 동하여도 동하는 바가 없고 정하여도 정하는 바가 없이 마음을 마음대로 하는 경지에 이르고 보면 일체 법에 걸리고 막힘이 없는 큰 힘을 얻을 것이니 이것을 대승의 활선이라 할 것입니다. <교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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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間 : 사이 간, 斷 : 끊을 단)
잠시 그치거나 끊어짐.
원융무애 (圓融無碍)
원만구족하고 융통·융화해서 조금도 거리낌이 없고 막히는 것이 없다는 말. 대도 정법이나 불보살의 인격을 나타내는 말. 원융무애하지 않으면 무상 대도가 될 수 없고, 원융무애한 인격이 아니면 불보살이 될 수 없다. 일원상의 진리는 원융무애한 진리요, 대각여래위는 원융무애한 불보살이다.
분별주착 (分別住着)
⑴ 분별심과 주착심. 분별심은 시비이해와 대소유무의 이치에 얽매인 것. 주착심은 애착·탐착·집착·편착 등에 빠진 것. 분별주착은 마음속에 번뇌망상·사량계교를 가져와 진리를 깨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된다. 따라서 수행의 과정에서는 분별주착을 다 놓아 버려야 한다. ⑵ 분별심에 집착하는 것. 사물을 분별심의 잣대로 바라보는 것. 결코 사물을 바로 볼수가 없다.
경계 (境界)
⑴ 인과의 이치에 따라서 일상생활속에서 늘 부딪치게 되는 모든 일들. 생로병사·희로애락·빈부귀천·시비이해·염정미추·삼독오욕·부모형제·춘하추동·동서남북 등 인간 생활의 모든 일이 다 경계이다. ⑵ 나와 관계되는 일체의 대상. 나를 주(主)라고 할 때 일체의 객(客)이 경계가 된다. ⑶ 시비·선악이 분간되는 한계. ⑷ 수행으로 도달한 결과. 이 경우 경애(境涯)라고도 한다. 인간은 항상 경계속에서 살아가고, 경계속에서 자기 자신을 확인하게 되며, 경계가 곧 삶의 내용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부딪치게 되는 경계는 역경(逆境)과 순경(順境), 또는 내경(內境)과 외경(外境)으로 구별하기도 한다. 정산 종사는 역경·순경·공경(空境)으로 구분하였다. 사람은 항상 경계속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삼대력도 현실의 경계속에서 길러지는 것이요, 그 사람의 참 가치도 경계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천만 경계속에서 살아가면서도 경계에 끌려가거나 물들지 않고, 나와 경계를 다 잊어 버리고 하나가 되는 경지 곧 주객일체(主客一體) 물심일여(物心一如)의 경지가 바로 해탈의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