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품(敎團品) 16장
대종경(大宗經)
제13 교단품(敎團品) 16장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우리의 전무출신제도는 가정을 이루고 공부 사업할 수도 있고, 특별한 서원으로 세상 욕심을 떠나 정남(貞男)·정녀(貞女)로 활동할 수도 있으므로, 교단에서는 각자의 발원에 따라 받아들이고 대우하는 법이 있으나, 혹 특별한 발원이 없이 어떠한 환경으로 인하거나 혹은 자기 몸 하나 편안하기 위하여 마음에는 세속 생활을 부러워하면서도 몸만 독신 생활을 한다면, 이는 자신으로나 교중으로나 세상으로나 적지 않은 손실이 될 뿐 아니라, 후생에는 인물은 좋으나 여러 사람의 놀림을 받는 몸이 되나니, 자신이 없는 일이면 스스로 미리 다시 작정하는 것이 옳을 것이요, 만일 자신하는 바가 있어서 출발하였다면 서원 그대로 굳은 마음과 고결한 지조(志操)로 이 사바세계를 정화시키고 일체 중생의 혜복 길을 열어 줄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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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조[志操]
신념을 굽히지 않고 지켜나가는 의지. 지켜 바꾸지 않는 지향(志向). 굳은 지기(志氣). 소태산대종사는 공도생활에 지조와 인화가 소중함을 자주 강조했다(《대종경》 실시품41). 정산종사는 지조 없다는 누명을 무릅쓰면서도 민중을 위해 벼슬을 맡았던 황희(黃喜) 정승의 정신을 높이평가 했고(《정산종사법어》 공도편5), 또 열(烈)이라 함은 무슨 일이나 그 지조를 잘 지키는 것이 열에 속한다하면서, 지조를 중히 아는 것이 여자가 정조를 중히 아는 것과 같은 것이라, 여자의 신분으로 정조를 중히 알지 않는 이가 다른 조행에 얼마나 성의를 낼 것이냐고 말하고 있다(《정산종사법어》 경의편60). 정산은 정남정녀의 친목단체인 정화단(貞和團)을 조직하라 하고 ‘정결은 연화 같고 지조는 송죽 같으라’(《정산종사법어》 경륜편28)라고 당부했다.(원불교대사전)
사바세계[娑婆世界]
불교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일컫는 말. 참다, 견디다를 의미하는 싼스끄리뜨 사하(saha)에서 유래한 것으로, 음역하여 사하(沙河)ㆍ색가(索訶)라고도 하고, 의역하여 감인토(堪忍土)ㆍ인토(忍土)라고도 한다. 불보살들이 중생들을 교화하는 삼천대천세계가 모두 사바세계이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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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생령 행복 열어주는 삶]
<정원아 교무/유린교당>
교단품 16∼19장은 대종사께서 전무출신의 서원 그대로 사바세계를 정화시키고 일체중생의 혜복(慧福)을 열어주는데 정성을 다하여 무루의 복락을 얻을지언정 서원에 위반되는 일로 영생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하신 법문으로 특히 정남정녀의 공덕과 위상을 세워 주셨다.
전무출신의 서원은 무엇인가?
원불교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께서 일원의 진리를 대각하시고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기 위하여 원불교를 열으신 개교동기와 원불교 출가 재가 전 교도의 서원은 둘이 아니다. 만 생령과 더불어 영원한 행복을 열어가는 성불제중의 서원은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목표이다.
다만, 이 법문에서 전무출신의 서원을 강조하신 뜻은 교단의 발전을 위해 몸과 마음을 오롯이 바쳐야 하는 출가교역자의 사명을 일깨워주신 것이라고 본다.
더욱이 대종사께서 “정남정녀는 특별한 서원으로 일신의 세간락과 한 가정의 영화를 돌려서 세상과 교단을 위해 몸과 마음을 온통 바친 천상의 선남 선녀로 그 공덕이 한량없다”고 하시며 알뜰히 살피셨다.
서원 위반하는 것은
일체생령을 속인 것이므로
영생 그르치는 무서운 죄과 받는다
어떠한 공덕이 있는가?
온통 바치면 온통 받는 인과보응의 이치와 생멸없는 도에 바탕하여 한 가정을 위해 몇 생을 살고 간 것에 비교할 수 없이 한 생의 공덕으로 많은 세상에 무루의 복락과 명예를 얻게 되고, 숙업을 청산하고 영겁대사를 해결하며 결국 성불제중의 대과를 증득하게 된다.
한 예를 들면 우주만유의 본원신앙으로 사은에 감사보은하고 처처불상 사사불공하면 은혜 가득한 세상이 되고, 제불제성의 심인신앙을 하면 모든 종교와 성현들을 한마음으로 존숭하여 종교전쟁이 없이 한권속으로 평화롭게 살며, 일체중생의 본성신앙을 하면 상생상화하고, 삼학수행으로 원만한 인격과 광대무량한 낙원세계를 이루게 된다.
이러한 공덕이 영원하려면?
서원을 세울 때 심사숙고하여 도중하차 하지 말아야 한다. 서원을 위반하는 것은 진리와 일체생령을 속인 것이므로 영생을 그르치는 무서운 죄과를 받는다.
또한 재색명리를 초월해야 한다. 세속을 부러워하면서 몸 하나 편하자고 전무출신 하면 많은 사람의 놀림을 받고 앞길이 막힌다.
선두 기러기를 벗어나면 그물과 총알에 맞기 쉽나니, 일원주의와 세계주의에 근원한 성불제중의 서원으로 대종사님을 여의지 않고 만생령의 행복을 열어주는 공도자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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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락[人間樂]
사람이 현실의 삶 속에서 누리는 즐거움으로 중생심을 가진 시람들이 좋아하는 세간락(世間樂), 오욕락(五慾樂)을 말한다. 곧 식욕ㆍ색욕ㆍ재물욕ㆍ명예욕ㆍ수면욕 등 본능적 욕구가 충족되면 즐거워하는 것을 인간락이라 하며, 수(壽)ㆍ부(富)ㆍ귀(貴)ㆍ다남(多男)ㆍ강녕(康寧) 등 오복도 인간락에 해당한다. 이러한 인간락에만 사로잡히면 오히려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될 수도 있으며 육도 윤회를 벗어나지 못한다. 수행을 통해 심신의 자유를 얻어 누리는 천상락에 반대되는 말로 쓰인다.(원불교대사전)
공도자숭배[公道者崇拜]
[개요]
사요 실천 요목의 하나. 공도에 헌신한 사람을 우대하여 그 공적을 기리고, 더 많은 공도 헌신자가 나올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하며, 각자도 공도자를 본받아서 공도의 길을 걷는 사람이 되자는 것. 숭배하자는 것은 우상숭배와 같은 의미가 아니라 존숭 경배하자는 의미이다.
[공도자숭배의 강령과 조목]
《정전》 ‘공도자숭배의 강령’에 “세계에서 공도자숭배를 하면 세계를 위하는 공도자가 많이 날 것이요, 국가에서 공도자숭배를 극진히 하면 국가를 위하는 공도자가 많이 날 것이요, 사회나 종교계에서 공도자숭배를 극진히 하면 사회나 종교를 위하는 공도자가 많이 날 것이니, 우리는 세계나 국가나 사회나 교단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공헌한 사람들을 그 공적에 따라 자녀가 부모에게 하는 도리로써 숭배하자는 것이며, 우리 각자도 그 공도 정신을 체받아서 공도를 위해 활동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기적인 본능대로 살아가는 보통 사람과 달리 공익을 위해 공도에 헌신한 사람들은 마땅히 존숭받아야 한다. 그러나 공도헌신자들의 고귀한 희생이 묻혀버린다거나 외면당한다면 공도자가 나올 수 없다. 이러한 현상의 문제를 지적한 ‘과거 공도 사업의 결함 조목’에는
① 생활의 강령이요 공익의 기초인 사ㆍ농ㆍ공ㆍ상의 전문 교육이 적었음이요
② 사ㆍ농ㆍ공ㆍ상의 시설 기관이 적었음이요
③ 종교의 교리와 제도가 대중적이 되지 못했음이요
④ 정부나 사회에서 공도자의 표창이 적었음이요
⑤ 모든 교육이 자력을 얻지 못하고 타력을 벗어나지 못했음이요
⑥ 타인을 해하여서까지 자기를 유익하게 하려는 마음과, 또는 원ㆍ근ㆍ친ㆍ소에 끌리는 마음이 심했음이요
⑦ 견문과 상식이 적었음이요
⑧ 가정에 헌신하여 가정적으로 숭배함을 받는 것과 공도에 헌신하여 공중적으로 숭배함을 받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적었음이라고 했다.
이러한 결함 조목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한 ‘공도자숭배의 조목’으로
① 공도사업의 결함 조목이 없어지는 기회를 만난 우리는 가정사업과 공도사업을 구분하여, 같은 사업이면 자타의 국한을 벗어나 공도사업을 할 것이요
② 대중을 위해 공도에 헌신한 사람은 그 노력한 공적에 따라 노쇠하면 봉양하고, 열반 후에는 상주가 되어 상장(喪葬)을 부담하며, 영상과 역사를 보관하여 길이 기념할 것이라고 했다.
[공도자숭배의 의의]
이기적인 본능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많으면 세상은 동물처럼 약육강식의 투쟁 사회가 되고 만다.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적 존재이다. 동물도 집단을 이루고 사는 경우가 있지만, 사람은 사회라는 유기체 안에서 다른 사람과 더불어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동물과 다른 인간 공동체로서의 문화와 문명을 형성해 왔다. 바람직한 인간 공동체는 이기적 욕망을 절제하고 남을 배려하고 위해주는 이타적 태도를 필요로 한다.
남을 위한 이타적 또는 헌신과 희생이 일면 자기 보람이고 자기의 가치관을 실현하는 것이지만, 남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외면당한다면 자기 보람과 실천 의지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공도자가 인정받고 존숭 받는 것을 목적으로 공익을 위해 일하지는 않지만 본능적으로 이기적인 보통사람들에게는 흉내 낼 수 없는 숭고한 모습이다. 또한 공도자가 실현한 공익의 가치는 이기적인 사람들까지 포함해서 사회 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공도자에게 감사하고, 그들을 존숭 공경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공도자를 마음으로 존경하고, 그들의 공적을 세상에 드러내며, 각자도 그 정신을 본받아 직접 공도의 길을 걷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도정신의 함양은 자기 자신만을 ‘나’로 아는 생각에서 벗어나 ‘큰 나’로 성장하는데서 부터 비롯된다. 진정한 공도자는 ‘큰 나’의 입장에서 자기 일을 한 것이지 남을 위해 자기를 희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공도자숭배’의 사상은 개인적으로는 공도자들의 대인정신을 본받아 큰 나로 성장할 것과, 공익의 풍토를 만들어 가는 데 국가ㆍ사회ㆍ종교들이 앞장설 것을 주장하는 사상이다. 공도자숭배의 사상이 실현되면 불의와 악이 없어지고 인류가 서로 위해주는 민주적 상생의 세상이 되어 생활평등을 이루게 된다.(원불교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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